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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우리의 미래를 망쳤다."브렉시트(Brexit) 발표 당일이었던 지난 24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인용한 젊은 독자들의 목소리다.세계의 이목은 경제적 여파에 쏠린 가운데, 내부에서는 브렉시트로 인한 사회적 분열 양상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국민투표 과정에서 세대 간 간극이 분명히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영국 국영방송 <BBC>가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분석한 데 따르면, 유권자 1만 2369명 중 18세~24세는 73%, 25~34세는 62%가 EU 잔류를 지지했다. 그러나 45~54세를 기점으로 잔류 대 탈퇴 비율이 뒤집히면서 65세 이상에서는 60%가 탈퇴에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장·노년층의 탈퇴 선호에는 대영제국에 대한 향수와 반(反) EU 정서가 깔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탈퇴 캠페인 측이 '통제권을 찾아라(Take Back Control)'을 표어로 걸고, 그 근거로 '영국에 누가 입국할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다' '우리 법을 다시 만들 수 있다'를 내세운 것 모두 동일한 맥락이다.그러나 영국이 지난 1973년 유럽경제공동체(EEC) 가입한 이래 통합 유럽의 일원으로 자라온 젊은이들은 "우린 영국인이 아닌 유럽인"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이는 EU 탈퇴로 인한 경제적 불이익과 직결된다.

정치 | 오지혜 기자 | 2016-06-27 16:38

때론 분노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그리고 역사는 우연적 사건으로 도약하는 경우가 있다.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었고, 총선에서 국회에 진출한 4당 중 대안 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게 되었다. 안철수로 포장되고 동교동 사람들로 채워진 국민의당은 우리 정치사에서 정치발전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인가 아니면 걸림돌이 될 것인가?안철수와 동교동 사람들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벼랑 끝 위기에 몰렸던 사람들이다. 씨름으로 비유하면 되치기 한 판으로 기사회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안철수는 정치권에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아마추어라는 혹독한 비판에 자칫 버려질 카드였고, 동교동 사람들은 노회했지만 한물 간 구정치인으로 은퇴를 강요받던 사람들이 많았다.소통 부재의 정권과 오만한 새누리당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 그리고 친노세력에 대한 배신감이 안철수와 동교동 사람들을 다시 살려 놓은 셈이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정상궤도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국민의당이 20대 총선에서 제3 당으로 자리매김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일부 정치 평론가들이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의 연대 가능성을 이야기하는데 아직도 국민의당이 제3세력이라는 4·13 총선의 착시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석이다.

칼럼 |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2016-04-29 10:30

영화 '부산행' 관객 수가 1100만을 넘어섰다. 역대 11위라고 한다. 지난 주말 이 영화를 보면서 왜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찾는가 생각해 보았다. 처음 이 영화를 기획하면서 제작사는 대박을 기대했을까? 영화 도입부를 보면 싱겁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화면이 화려하거나 다이내믹하지도 않았다. 영상 자체로 본다면 디지털 시대를 담아내기보다는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이상한 힘이 있었다. 그 힘이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사랑과 희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보여준 아날로그적 감동이었다.임신한 아내와 태중의 아이를 위해 좀비들과 맞서 싸우다 마지막 순간에 자신을 버리면서도 비극적 운명에 분노하기보다는 아내를 부탁하며 순교적 자세를 보여준 상화 역의 마동석,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딸을 지키기 위해 좀비와 싸우다 자신이 감염된 것을 알고 울부짖는 딸을 진정시키며 홀로 열차에서 떨어져 숨을 거두는 석우 역의 공유, 이 둘의 절제된 선택을 보면서 이성적 존재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해 보았다. 좀비 영화 '부산행'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관객들이 현실 정치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 사태에서 어떤 감정을 가질까?

칼럼 |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소장 | 2016-08-25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