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계 진출설에…국민의힘 ‘기대 반 우려 반’
윤석열 정계 진출설에…국민의힘 ‘기대 반 우려 반’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10.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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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 ‘대항마’로 기대 높지만…정치 경험 없어 ‘제2의 반기문’ 우려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퇴임 후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발언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뉴시스
퇴임 후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발언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계 진출설로 달아오르고 있다. 윤 총장은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의 ‘정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퇴임 후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정무 감각이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던 지난해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발언이다.

이러자 국민의힘에서는 기대감이 감돈다. 윤 총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양강 체제로 흘러가고 있는 차기 대선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그가 ‘야권의 구세주’보다는 ‘제2의 반기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인물난’ 국민의힘…윤석열에 ‘기대’


현재까지 야권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양강 구도를 깰 만한 후보가 보이지 않고 있다. ⓒ뉴시스
현재까지 야권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양강 구도를 깰 만한 후보가 보이지 않고 있다. ⓒ뉴시스

차기 대선이 1년 반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야권은 ‘인물난(人物難)’에 시달리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형성하고 있는 양강 구도에 도전할 만한 ‘강력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실제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수행해 25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기존의 범(汎) 야권 후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를 비롯해, 무소속 홍준표 의원(4%), 오세훈 전 서울시장(2%),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2%) 모두 5% 이하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이재명 경기도지사(23%), 이낙연 민주당 대표(20%)와의 격차는 4배 이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윤 총장이 정계 입문 가능성을 내비치자, 국민의힘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본인 요청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제외되기 전까지, 윤 총장은 10% 안팎의 지지율로 야권 내 압도적 1위를 달렸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치권에서는 이번 국정감사 때의 발언으로 그의 인기가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자 당내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대검찰청 윤석열 검찰총장을 상대로 한 법사위 국감은 ‘대권후보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했고,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그 정도 정치력이면 여의도판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대단한 정치력”이라면서 “잘 모실 테니 정치판으로 오라”고 말했다.

‘킹메이커’로 나선 김무성 전 의원도 지난 7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윤 총장은 국민들이 좋아할 타입”이라며 “박근혜 정권에서도, 문재인 정권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소임을 다하고 있어 국민들이 열광한다. 윤석열이라는 영웅이 만들어져가는 과정”이라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정치 경험 전무…‘제2의 반기문’ 우려도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윤 총장이 국민의힘 대권 후보가 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시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윤 총장이 국민의힘 대권 후보가 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시스

다만 윤 총장이 ‘야권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경험 부족’이다. 지금껏 정치 경험이 없던 인물이 대선을 무사히 통과한 적은 한 번도 없는 까닭이다.

실제로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정치 경험이 적은 인물로 꼽히는 문재인 대통령도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2015년에는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맡아 제1야당을 이끄는 등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정치 수업’을 받았다. 또 제18대 대선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하는 등 큰 선거도 경험했다.

반면 윤 총장은 대선 레이스를 통해 정치에 데뷔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때 지지율 1위에 오를 정도로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정치에 발을 들인 후 갖가지 잡음에 시달리다 3주 만에 대선 출마를 포기했던 점을 상기할 때, 윤 총장의 ‘대선 직행’은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윤 총장이 ‘보수 후보’가 되는 데 반감이 크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여전히 국민의힘 내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무효라고 생각하는 ‘강성 보수’가 적지 않다. 그러나 윤 총장은 박영수 특검과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거치면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인물이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지난 22일 “우리를 그렇게 못살게 굴던 사람을 우파 대선 후보로 운운하는 건 막장 코미디”라며 “적의 적은 동지라는 모택동식 사고방식이 안타까운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TK(대구·경북) 의원들 사이에서도 윤 총장을 마뜩잖아 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세운 정치평론가 역시 “정치에 뛰어든다면 대단한 후폭풍을 일으킬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윤석열 총장이 충청의 맹주, 대망론의 주역은 될 수 있을지언정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대권에 도전한다면 보수 야권으로 나와야 하는데,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주인공이기 때문에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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