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인터뷰] 류호정 “퍼포먼스 정치, 기획된 것…내 몸 간판으로 써도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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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인터뷰] 류호정 “퍼포먼스 정치, 기획된 것…내 몸 간판으로 써도 허용”
  • 진행 윤진석 기자/정리 박지훈 기자
  • 승인 2022.03.31 10: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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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국회의원 (정의당)
“불평등한 사회가 청년을 약자로 만들어”
“소수자를 포용하는 것이 나의 페미니즘”
“이대녀 民 투표…갈라치기 이준석 업보”
“정의당 정치인으로서 지역 정치 힘쓸 것”
“약자를 도울 수 있으면 내 몸도 내줄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진행 윤진석 기자/정리 박지훈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과의 인터뷰는 24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류호정 의원은 정의당 소속 비례대표로, 21대 국회는 물론 헌정 역사상 4번째 최연소 국회의원이다. 이화여대 출신인 그는 어린시절부터 게임을 좋아해 게임동아리에 들어갔다. 이때의 경험을 거름삼아 훗날 명작 ‘로스트아크’를 개발하게 되는 스마일게이트社에 입사했다. 업무의 일환으로 개인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게임 방송을 시작했다. 그런 그가 노동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동료가 당한 사내 성폭력 문제 해결에 나서면서다. 회사를 사직하고, IT계 노조들이 소속된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에 가입해 노동 운동을 이어나갔다. 과거 SNS콘텐츠 제작 경력을 살려 ‘섬식이’라 불리는 노조스타그램을 만들어 홍보를 톡톡히 해냈다.

정의당에 입당한 그는 성남시위원회 부위원장,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 등을 거쳐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소속돼 다양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류호정하면 퍼포먼스 정치로 유명하다. 타투 스티커를 붙인 채 등을 훤히 들어낸 퍼포먼스가 대표적이다. 그는 퍼포먼스를 하는 이유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활용하는 것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24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1. 시그니처 질문 


- 2010년대 들어 청년들이 사회적 약자라는 인식이 있는데 동의하나요?

“청년은 사회적 약자가 맞죠. 어떤 학자분께선 대한민국 상황을 보고 ‘야수 자본주의’라는 진단을 내리기까지 했거든요. 빈부격차가 악화돼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의미인데, 그런 세상일수록 청년은 약자로 전락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안정성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불평등에 영향을 많이받는다고 생각해요. 현재 청년들은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부모님 세대처럼 잘 살수 없을 것 같고, 노력해도 내집마련, 결혼, 자녀계획을 이룰 수 없다고들 생각해요. 그러다보니 ‘N포 세대’라는 말이 나온 거죠.”

- 해법은 뭐가 있을까요?

“거시적 관점에서, 불평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사람이 평범하게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사회가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고 봐요.”

- 어떤 노력이 있을까요?

“양질의 일자리와 주거환경이라고 봐요. 이 두 가지가 소위 말하는 경쟁에서 이긴 1등에게만 주어지고, 나머지 청년들은 아득바득 살아야 겨우 얻을 수 있는 것이잖아요. 그것이 청년들을 더 불행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노동문제와 더불어 주거문제 해결이 필요한 이유죠.”

- 대선이 끝났습니다.

“코로나19에 걸려 앓아누워있었어요. 사실상 인터뷰하는 지금이 대선 후 새로운 활동의 시작이에요(웃음).”

고민을 묻자, 정의당의 얘기로 넘어왔다. 

“정의당은 서브컬러를 먼저 새로 지정했어요. 녹색과 적색, 보라색. 각각 기후위기와 노동, 성평등을 의미해요. 서브 컬러 지정을 통해 우리 정의당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과 다뤄야할 의제를 정해놓고 있어요.”

- SNS에 당원 가입 독려를 많이 하던데, 그게 혹시 민주당으로 2030 여성들이 대거 가입한 것에 대한 위기감 때문에 그런건가요?

“정의당은 민주당과 다른 독립적인 당이에요. 우리도 정의당만의 플랜을 가지고 활동하는 거고, 여러 기사로 나왔듯이 대선 토론과 개표를 하던 하룻밤 사이 후원금이 12억 원이 들어왔어요. 그만큼 우리당에도 여성과 청년층의 입당이 많았어요. 이 입당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당 차원에서 입당 캠페인을 한 것이죠. 정의당뿐만 아니라 모든 정당이 다 하고 있어요.”

정의당이라 하면 노동운동도 있지만 청년을 대표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이대남은 국민의힘, 이대녀는 민주당으로 결집하는 추세였다.

- 뺏기는 심정이었을 것도 같습니다만.

“이번 선거의 양상이 전 세대를 통틀어 최선보다는 차악을 뽑는 비호감 선거였잖아요. 다른 세대처럼 청년층도 양당으로 결집하는 양상이었다고 봐요. 우리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것 같아요. 소수 정당은 존재 이유가 없으면 표를 받기 힘드니까요.”

- 유세 연설에서 거대 양당의 행보에 속지 말라고 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속았다고 보나요.

“당시는 다른 정당들이 우리측 후보를 너무 깎아내리는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한 말이었어요. 네거티브로 과열되면서 우리당 지지자들까지 상처받는 모습을 보고 저도 그들이 사용한 표현을 써본 거죠.”

- 일종의 미러링 같은?

“그런셈이죠.”

- 선거 총평을 한다면요. 

“지난 세월 동안 정의당이 해온 일들이 있잖아요. 아무도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소위 ‘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던 상황에서도 심상정 후보는 약자들의 곁에 있었어요. 이런 모습을 본 지지자들이 우리 후보 곁에 있어준 선거였다고 생각해요.”

그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심상정 전 대표를 보고 입당한 경우다. 많은 일들을 함께 겪은 뒤에서 오는 돈독함이 엿보였다.

“이번엔 집에서 잠도 같이 자고 그러다보니 더욱 끈끈해졌죠(웃음).”

 

2. 페미니즘과 젠더갈등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류 의원은 젠더 갈등에 대한 질문에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20대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이 있다. 젠더 갈등의 갭이 가장 크게 드러난 점이다. 

- 여기에 동의하나요? 혹은 예견됐다고 보는지?

“한 여론조사에서 이대남이라는 표현 자체가 젠더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데 80%이상 동의했다고 해요. 저도 동감합니다.”

말을 이었다.

“저는 이 분위기가 이준석 대표와 일부 정치인들의 업보라고 생각합니다. 전부터 이어져왔던 것이 표출된 것이기도 하지만, 2030의 지지가 필요했던 보수정당이 의도적으로 갈라치기한게 지난 재보궐 선거쯤부터잖아요. 결과적으로 갈라치기가 성공했다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것 같네요.”

- 선거 전략 면에서요?

“전술로서는 유효했을지 모르지만, 세상을 엉망으로 만든 나쁜 정치였다고 생각해요. 이번 대선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갈라치기한 것을 심판하기 위해 역으로 (이대녀들이 민주당에) 표를 던지지 않았나 생각해요.”

- 정의당과 민주당에서 먼저 페미니즘에 대해 강하게 말하다 보니 이대남 현상이 생겨났잖아요. 갈라치기는 양측에 모두 책임이 있다고 보는데요.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요.” 

이 말부터 전제했다.

“하지만 페미니즘이 누군가를 배제하기 위한 사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성평등을 위한 사회로 나아가자고 이야기 하는 것이기 때문에 페미니즘이 갈라치기를 하는 사상이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정치란 갈등을 매듭짓고 더 나은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잖아요. 해결은커녕 갈등의 골만 더 깊어졌으니,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책임이 정치권에 있죠.”

- 이재명 상임고문에 대한 2030 여성들의 ‘개딸 신드롬’이 불고 있습니다. 갈리치기에 의한 폐단인지 한 정치인에 대한 붐으로 봐야 되는지요.

“대선 후보 정도의 체급을 지닌 정치인들은 보통 지지층이 두껍기 마련인데요, 청년층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언제나 온라인상으로 바이럴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나 싶어요.”

- 이 후보는 조카 모녀 살인을 두고 심신미약과 데이트폭력이라고 변호한 이력부터 형수에 대한 욕설, 김부선 씨와의 진실공방 등 여성으로서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의혹들이 많잖아요. 어떻게 보면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양당 정치 체제에서 여성들이 차악을 선택했다고 봅니다.‘구조적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없다’고 말하는 윤 후보를 막기 위한 지지였다고 봐요. 민주당 자체적으로도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수용하고 보완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고요.”

- 어떤 노력을 말하나요. 

“이재명 후보가 토론에서 페미니즘을 언급했는데, 사실 이전엔 정치권에서 꺼내면 안되는 하나의 금기어 같은 취급을 받았어요. 그런데 유시민이나 김어준 같은 방송인들이 여가부 폐지를 반대한다거나 과거에 여성에게 했던 잘못을 뉘우치는 등 행보를 이어갔어요. 저는 민주당의 이런 노력이 10%의 격차로 패배할 선거를 0.7%의 석패로 줄이는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그는 민주당의 박지현 영입에 대해서도 호평했다. 

“민주당의 전략적 영입이 빛이 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지현 위원장을 통해 여성들을 결집해내는데 효과를 봤다고 생각해요. 다만 공동위원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벌써부터 나오는 공격들을 보면 참 앞으로 험난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민주당 내부에서도 박지현 위원장을 곱지 못한 시선으로 보기도 하고요. 앞으로 여성 관련 의제를 두고 종종 마주할 일이 있을텐데 힘이 많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혹 박지현 위원장이 젊은 여성이라서, 같은 청년이지만 남자인 이준석 대표보다 더 차별받는다고 생각하나요. 나경원 전 의원도 여야를 떠나서 보면 더 많이 희화가 되는 것 같았는데 말이죠.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류 의원은 자신이 급진적 페미니스트라는 평가에 “문득 드는 생각인데, 급진페미니즘의 정의가 아저씨들에게 친절하지 않으면 붙여지는 것도 같네요”라고 지적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민주당이라고 젊은 여성을 얕잡아보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람 사는 데는 다 비슷하거든요.”

- 청년 채용 관련해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유승민 찬스’ 등이 있었고,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도 갑자기 부상한 케이스라고 보이는데요. 어찌보면 청년들도 불공정함을 느끼지 않을까요.

“박지현 위원장은 텔레그램 N번방을 밝히는 등 분명한 공을 세웠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공론장을 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 시간 동안 활동해왔잖아요. 청년이기에 경력이 짧을 수밖에 없겠죠. 그것 외에는 박지현씨가 비대위원장으로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해요. 이준석 대표 경우, 유승민 전 의원 덕에 정치에 입문했잖아요. 시작부터 금수저로 출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10년 동안 활동해 당 대표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던 측면은 평가받아야 한다고 봐요.”

- 정철승 변호사가 박지현 위원장을 보고 류호정·신지예 부류같은 급진 페미니즘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스스로 급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나요.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른 것 같아요. 페미니즘을 싫어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아무데나 급진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거죠.”

이 말도 덧붙였다.

“문득 드는 생각인데, 급진페미니즘의 정의가 아저씨들에게 친절하지 않으면 붙여지는 것도 같네요.”

뼈있는 위트였다. 

- 페미니즘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면요. 

“제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소수자를 혐오하거나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해요. 오히려 소수자를 혐오하고 갈등을 야기하는 것에 대해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붙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 성평등을 위한 활동을 두고 급진적이라 표현하는 건 싫다는 말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이 큽니다. 왜 페미니즘이 금기어처럼 된 건지, 정의당 역시 성찰해봐야될 측면이 있지 않나요. 

“정의당이 이야기하는 노동과 환경, 성평등에 대해 일반인들이 어렵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어떤 분은 제게 정의당에 입당하려면 왠지 사회운동을 했어야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정치는 우리의 일상이어야 하는데, 정의당이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여성 부분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나 싶습니다.”

- 군가산점 폐지 vs 현행유지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요.

“현행유지입니다.”

- 왜죠? 이를 두고 남성들은 역차별이라고 하잖아요?

“군가산점제 폐지를 주도했던 것은 장애 남성들이었어요.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징병제로 인한 폐해라고 생각해요. 강제로 남성들을 동원하기 때문에 붉어진 문제라고 보고 있어요. 정의당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선택할 수 있는 모병제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있어요.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경찰 노조라던가 소방관 노조 심지어 군인 노조도 존재해요. 노동권을 보장 받는다는 뜻이죠. 국방 안보를 위해서 노동하는 것인데, 대가를 적절히 지급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병사들 최저임금 보장 등의 법안들이 필요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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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의원은 “보통 서로 같지 않은 의견을 이야기했을 때, 젊은 사람에게 손쉽게 욕할 수 있는 어휘들이잖아요.”라고 정의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여가부 폐지 입장, 물론 반대하겠지만 류호정식 해법을 말한다면요.

“여가부가 해온 일 중 분명히 오류와 실수가 있었지만, 개혁을 통해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봐요. 여가부를 둘러싼 가짜뉴스인 것도 있고, 무엇보다 잘못했다고 폐지해야 한다면 대한민국 정부 부처중 남아나는 부처가 없을겁니다. 여가부 폐지론 이후 후속 정책이 거의 없었던 점을 보면 처음부터 계획했던 공약이 아닌, 표를 얻기 위한 선동성이 더 강했던 것 같아요.”

- 윤석열 당선인과 관련해 끝장토론을 할 기회가 있다면 할 의향이 있는지?

“윤석열 당선인이 토론을 할까요?”

가벼운 웃음이 터져나왔다.

- 유세 연설 중 본인이 싸가지 없는 류호정이라고 했잖아요. 정말 본인에 대해 그렇게 판단하는 건지, 대중의 선입견을 꼬집은 건지 궁금하더라고요. 

“한창 활동할때 악플이 참 많이 달렸어요. 1만개를 넘어간 적도 있어요. 파리바게트 여성 청년 노조 위원장이 응원하며 해줬던 말이 있어요. ‘싸가지 없는 어린 여자, 끝내 이기길’ 자기 의견을 정확하게 말하는 젊은 여성에게 따박따박 말한다고 싸가지 없다고 매도하는 사회를 꼬집어준 거죠. 그 말이 제 마음에 깊이 남아 쓰게 된 거예요.”

싸가지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보통 서로 같지 않은 의견을 이야기했을 때, 젊은 사람에게 손쉽게 욕할 수 있는 어휘들이잖아요.”

류호정식 정의였다. 

- 이준석 대표도 젊은 남자로서 겪는 일 같네요. 

“때론 그분이 나이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것도 있다고 봐요. 김종인 전 의원 같은 분에겐 그런 표현을 잘 안하잖아요? 싸가지 없다는 말은 나이에 기반해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욕이죠.”

그가 쓴 페북 글 중 인상적인 게 있었다. ‘3%짜리 정당 같은 정의당에 대한 조롱이 많지만, 그 비난을 자기가 다 받겠다’는 거였다. 같은 당원들이 볼 때 든든할 듯 싶었다. 

- 정말 그런 마음이었던 건가요. 

“어떻게 보면 정의당이 외치는 담론 자체가 기존의 담론과는 다르잖아요. 평등과 공존을 이야기하는데다 다른 생각을 다수에게 이야기하고 설득해 내는 과정에서 비판과 비난을 더 많이 듣는다고 생각해요. 그걸 듣는 것도 정치인이 해야 할 역할이겠죠. 포기하지 않고 설득하는 것을 모두 포함해서요.”

 

3. 게임사 출신 정치인


국회 전반기가 흘렀다. 게임사 출신으로 보낸 의정활동은 어떤지 궁금했다. 

- 국내 게임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社와 개인 게임BJ로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데, 이런 경력들이 국회 의정활동에 도움이 됐나요?

“대답하기 앞서서 바로잡아야할 게 있어요. 사실 게임BJ 활동은 오래하지 않았어요. 아프리카TV라는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방송했던 이력이 국회의원치고는 이색적이라 과장된 게 좀 많아요. 활동 자체를 많이 하지도 않았고, 잘했던 것도 아니거든요. 잘했으면 계속했겠죠. 플랫폼도 아프리카TV보다는 유튜브와 트위치에서 업무상 더 진행을 많이했어요. 이 부분 좀 바로잡아주세요(웃음).”

그 점을 강조하며 답해나갔다.  

“게임회사에서 일한 것과 노동조합에서 활동한 것은 많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해요. 사회생활을 6년 정도 했거든요. 노동환경, 불평등한 사회의 단상을 직접 바꾸고 싶어서 정치를 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결국 그 시절이 정치활동에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임금체불 방지법이나 게임 산업법이라든지 각종 노동관계법들이 제 경험에서 나온거죠.”

- 평소에도 게임을 즐겨하나요?

“게임을 아주 어릴때부터 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도 하고있죠. 또 게이머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2020년 말에 롤(리그 오브 레전드)이라는 게임에서 골드 티어를 달성했어요.”

- 게임 관련 법안도 발의했는데요, 게이머들과도 소통했나요. 

“그랬다고 생각해요. 다만, 같이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 질의응답도 하고, 소통도 하고, 게임법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싶었는데 정의당이 연말에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을 전당 사업으로 진행했을 때거든요. 산업재해 유가족분들이 단식을 하고 있어서, 분위기와 맞지 않아 결국 못했네요.”

아쉬워했다. 기회 되면 다시 재개할 계획인지 물었다.  

“대선도 끝났으니 다시 게이머들과 게임하면서 소통하고 싶어요. (어느 플랫폼에서 방송할 계획인지 묻자) 트위치에서 방송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트위치에서 게이머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재차 말씀드리지만 트위치에서 방송한 게 더 많아요.”

 

4. 퍼포먼스 대표주자


 류호정하면 퍼포먼스 정치로 유명하다. 

- 퍼포먼스 정치가 기획된 것인지 혹은 자연스러운 본인의 모습인가요?

“대부분은 기획된 거예요. 정의당을 알리기 위한 홍보 기획이죠. 언론에서 정의당에 대한 관심이 적다보니 카메라가 우리에게 와주진 않아요. 언론의 관심이 적은 소수 정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최대치 중에서 제 몸 자체를 간판으로 쓰는 전략이죠.”

한마디 덧붙였다. 

“원피스와 멜빵바지 등 본회의장 안에서 포착된 것들은 기획이 아니었어요(웃음).”

- 그럼 즉흥적?

“아뇨. 평소에 즐겨입는 옷을 입은건데 갑자기 사진에 찍힌 거예요. 아무튼 원피스는 기획이 아니었어요. 이자리에서 고백하나 하자면 전 그렇게 옷을 잘입는 사람이 아니에요.”

의외의 고민(?)이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이 장바구니에 담아주는 걸 사기만 합니다. 후드같이 편안한 옷을 입는 것을 좋아해요. 원피스 건과 같은 일로 패셔너블한 사람으로 인식될까봐 조금 걱정입니다(웃음).”

당내 별명도 전해졌다.

“아가저씨’라고 해서 아가+아저씨라는 합성어에요. 소주를 좋아해서 포차에서 술을 마시고 있으면 발견되기도 하거든요.”

잠시 예전 일이 생각났는지 폭소가 터져나왔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어떻게하면 타투를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다가 요즘은 영상과 이미지의 시대니까 그걸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한거에요.”ⓒ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야기는 타투업법 퍼포먼스 때로 넘어왔다. 

- 확실하게 반향이 컸던 것 같아요.

“어떻게하면 타투를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다가 요즘은 영상과 이미지의 시대니까 그걸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한거에요.”

- 성과가 있었다고 보는 거죠?

“타투업법 같은 경우 합법화 관련 법안은 10년 전에도 국회에서 발의된 적이 있어요. 관심을 못 받다보니 계속 회기 만료로 폐기됐던 법안인데, 퍼포먼스를 통해 공론화 시킬 수 있었어요. 관련 종사자분들이 퍼포먼스 이전의 노력보다, 그 후 나온 일주일간의 기사가 더 많았다고 고마워하더라고요.”

- 타투업법에 홍준표 의원도 동참했던데, 단박에 설득한 건가요.

“계획된 건 아니었어요. 법을 발의하려면 10명의 도장이 있어야하는데, 노동 법안은 보통 노조출신 의원들에게 먼저 연락을 돌려요. 근데 타투업법은 정말 막막했어요. 눈썹 문신을 한 분들은 조금 더 설득하기 쉽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연락드렸더니, 흔쾌히 동참해 주더라고요. 이 일화를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 놀랐어요.”

- 퍼포먼스 정치가 어쨌든 가장 큰 방법이라 보는 거죠?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야만 정의당을 찾아오는 분들의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를 찾아오는 많은 분들의 절박함에 응답해야 하고 그러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몸을 간판으로 쓰는 것도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악플을 받더라도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을 알릴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5. 청년 정치인의 무게  


인터뷰 말미.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청년을 위한 활동에 노력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전반기에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때 짚은 점이 대표적이다. 청년 노동자들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하는 내용 등을 주장하는 활동을 펼쳤다. 기후위기 문제에 대응하고자 화력발전소 폐쇄 문제를 비롯해 발전소 내 노동 안전 문제도 다뤘다. 

“임기가 끝날때 쯤 국민들께서 ‘청년 정치인이 한 명쯤 있으니 좋더라, 혹은 필요하더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큰 문제 없었으니 몇 명쯤 더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그래야 청년 정치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거 아니에요. 남은 하반기에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 다른 청년 정치인들과 활동하는 모임이 있나요?

“청년다방2040이라는 국회의원 연구 모임이 있어요. 의원 연구모임이라는 게 원래 있는데, 2030청년 다방이라고 지은거고 거기에 속해있죠.”

다음 총선은 2024년이다. 류호정의 계획은 뭘까. 인플루언서로서 영향력이 있기는 하지만, 지역 선거에 나가기엔 정의당 소속이라는 점이 한계가 될 듯도 싶었다. 

“정의당이라는 것이 제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잘라 말했다. 

“큰 당들 사이에서 언급되지 않는 노동 의제나 소외된 시민들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고 입당했고, 지금은 그 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돼 활동하고 있죠.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정치를 해내는 것도 정의당 정치인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치 개혁들이 필요한 이유이고요. 남은 2년 동안 열심히 해야죠.”

끝으로 이 말을 물었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이시대 청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도 될까요?”

류호정 의원은 거창하지 않고 소박하게 말을 내놨다.

“아득바득 살아야 되는게 참 지긋지긋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p.s.

의원실 앞에 류호정이라는 명찰에 무지개 색으로 채워진 게 눈에 띄었다. “길벗체라는 퀴어 폰트에요. 후원을 받아서 제작한 폰트고, 후원자들에게 다 드렸어요.” 그의 집무실은 유독 노란색으로 된 것들이 많았다. “노란색을 좋아해요. 정의당에 들어온 것도 당 색깔이 노란색이어서가 한 30%쯤 될걸요?(웃음).”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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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도사 2022-03-31 11:01:58
청년 정치인 중 가장 믿음이가고 신뢰가 가는 정치인이 류호정이다. 특히 퍼포먼스 정치는 살신성인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