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영 “생활정치 중요…경력 단절 여성의 목소리 낼 것” [청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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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영 “생활정치 중요…경력 단절 여성의 목소리 낼 것” [청년 인터뷰]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2.11.18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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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영 도봉구의원 (더불어민주당)
“사회적 약자 청년, 하나로 목소리 내야 …청년 정치로 문제 해결”
“도봉 교통 문제 시급, 사통팔달 區 만들 것…吳 예산 편성 나서야”
“투명한 제도로 정치 보완해야, 여성으로 정치하며 여러 편견 느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인터뷰는 지난 4일 도봉구에 소재한 의원 사무실에서 진행됐다.ⓒ시사오늘 권희정

더불어민주당 손혜영 도봉구의원(39세)은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정치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흔히 말하는 ‘경력단절 여성’이 됐던 그는 학부모들과 함께 활동하며 나눴던 이야기가 '담소'에서 끝나는 게 아쉬웠다. 아이의 교육부터 시작해 정치·경제는 물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담론들이 하나의 주장이 돼 모이지 못하고 흘러가 버리는 게 안타까웠다는 견해다. 이에 젊은 엄마들의 이야기를 모아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그는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정치인이 된 지금은 또 어떻습니까.” 궁금해 묻자 빙그레 웃는다. 현재 구의원이 된 그는 많은 구민과 이야기 나누며 현안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정치를 시작한 것에 보람차다고. 

손 의원은 “생활 정치, 주민들 삶에 맞닿아 있어 가치가 있다”며 “정부에서 민생을 위한 행보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 4일 도봉구에 위치한 구의원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1. 시그니처 질문 
“사회적 영향력 적은 청년…연대해 목소리 내면 힘 가질 수 있어”
“청년 정치 프레임 맞지만…역으로 청년 현안 주목 끌 수 있어”


- 청년이 사회적 약자인가요.

“편차는 있겠으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주류 집단 구성원들에 의해 차별받는 집단이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되는데요. 특히 차별받는 부분이 경제적인 부분과 권력의 부재에서 나온다고 볼 때 사회적 영향력이 적은 청년들은 사회적 약자가 분명하다고 봅니다.”

- 해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사회적 영향력을 키워야 합니다. 특정한 개인이 목소리가 큰 경우도 있겠지만, 여러 시민이 연대해서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무슨 얘기냐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영역에 많은 청년이 들어가 같은 목소리를 낸다면 큰 메아리가 돼 사회에 들린다는 말이죠. 청년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입니다.”

- ‘청년 정치’도 일종의 프레임일까요?

“일정 부분에서는 프레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중년 정치’, ‘노인 정치’라는 단어는 잘 쓰지 않잖아요? 그런데 청년 정치로 불리니까 일종의 프레임을 씌운 것은 맞는다는 생각이 드는데,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 더 자세한 설명 부탁합니다.

“왜냐하면 청년 정치라는 프레임을 보여주면, 청년이 아닌 사람들이 관련 현안을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지 못하도록 하거든요. 프레임을 통해서 한번 더 청년 정책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들이 될 것 같습니다.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2. 국정 현안 
“尹정부의 복지 예산 삭감 ‘양두구육’…민생 외면한 행보, 마태효과 우려”
“李대표 향한 비판은 영향력에 대한 비판…‘논쟁’ 아닌 ‘논의’ 해야할 때”


- 윤석열 정부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삭감한 것을 두고 여야 간 입장이 엇갈리는 모양새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한정적인 국가 재정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정권 방향과 목적, 관심을 표현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지난달 예산안이 발표되면서 저도 관심 있게 살펴봤어요. 정부에서는 민생회복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말과는 반대로 초부자 감세 등을 밀어붙이는 것들이 두드러지게 보였어요. 청년, 어르신 일자리 등은 물론 초등 돌봄 간식 지원과 같은 분야의 예산이 삭감된 것을 보며 민생과 맞닿아 있는 부분들이 거의 다 깎여 나갔더군요. 민생에서만 졸라맨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요소를 자세히 알고 있거나 알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문제는 그럴수록 '마태 효과'가 극대화하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국회에서 우리를 대신해 잘 판단해 줬으면 합니다. 정부에서도 민생을 위한 행보를 해주길 바랍니다.”

- 여당의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비판이 계속되는 것은 어떻게 봅니까. 

“이재명 대표를 향한 비판은 늘 있어왔죠. 정치적으로 큰 역할을 하고, 앞으로 더 큰일들을 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이 대표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 더 난무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비판이 국민들에까지 영향력을 가지지는 못할 것이라고 봐요. 예로 지역에서 제일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정치권에서 그만 좀 싸웠으면 좋겠다’에요. 기초의원으로서 저는 그 말을 가장 가까이서 듣죠. 물론 정치는 말로 하는 전쟁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논쟁과 당론을 두고 다투기보다는 함께 정쟁을 찾아서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시급해요. 민생에 대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는 거죠.”

- 일부 여론조사서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앞서서 고무적일 듯합니다. 왜 올랐다고 보나요.

“우리가 잘해서가 아닌, 여당의 무능에서 비롯된 현상이죠. 현 정부에 대한 실망과 청년 지지층의 이탈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과제는 캐스팅보트인 무당층과 스윙보터들에게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죠.”

- 민주당이 정말 일을 잘해서 지지율을 얻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응원하고 싶은 정당’이 돼야 합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정치에 더 많이 반영해서, 자신들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시원한 효능감을 느끼게 해주는 정당이 됐을 때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3. 정치 활동 
“20대 시절 ‘독박육아’하며 프리랜서로 일해…생활 정치, 주민의 삶과 맞닿아 있어”
“행정감사, 보육·여성가족 날카롭게 다룰 것…수어 지역 센터 찾아가 배울 수 있어”


ⓒ시사오늘 권희정
손혜영 의원은 수어강사로 활동한 바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 청년이자 경력 단절을 겪은 여성 정치인입니다. 정치인이 되기까지 힘들었을 법 합니다.

“참 많았죠. 제가 20대에 아이 둘을 낳았어요. 기존의 경력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회귀하는 데 까지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흔히들 ‘독박육아’라고 하죠.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하다 보니 9~6시까지 일을 한다는 건 꿈도 꿀 수 없었고 프리랜서로만 일해야 했죠. 아이를 업고 현장을 뛰어다니며 조금씩 도전하면서 구의원에 당선됐죠.”

- 교육과 복지 등 생활정치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담론 중 왜 생활정치인가요.

“정치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나 이유가 일상 분야에서 출발했기에 생활 정치에 관심이 많아요. 가장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사회복지학을 전공해서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도 했죠. 구의원들은 생활과 현장에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요. 주민이 처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대변하는 데 생활 정치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가치가 크다고 보는 것이죠.”

- 도봉구 행정감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어떤 안건을 다룰 계획인가요. 

“17일부터 도봉구 행정감사가 시작돼요. 제가 속한 상임위는 복지건설위원회입니다. 복지 정책과 보육, 여성, 건설 등의 분야를 다루고 있어요. 그중 특히 보육이나 여성가족과를 중심으로 날카로운 검사를 할 예정에 있고요. 그밖에도 지역구와 관련해서 여러 시행되는 안건들과 사용 내역 등이 어떻게 진행되고 계획되는지 감사하려고 합니다.”

- 차질없이 잘 준비하고 있나요.

“자료들을 꼼꼼히 보고 있습니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현장 사진도 찍고 정보 수집을 열심히 했죠. ‘여성 안심카메라’라고 불리는 불법카메라 감시단 활동을 하면서 화장실을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확인해 보고, 소화기 사용 문제 등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기초의원이다 보니 받을 수 있는 자원이 한정돼 있어요. 현장과 자료를 살펴보느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네요.”

- 농아인 협회 소속 수어강사라는 독특한 경력이 있습니다. 어떤 연유로 알게 됐나요.

“대학생 시절, 제가 속했던 사회복지학과 내 수어 동아리가 있었어요. 가입하면서 매력에 푹 빠지게 됐어요. 수어라는 하나의 언어는 가시적인 특징이 있어서 멋져 보이더라고요. 실질적으로 농아인들과 1:1로 만나고 그 사회를 접하게 되면서 더 큰 매력들을 느꼈던 것 같아요. 이 수어가 가진 언어로서의 매력에 푹 빠진 나머지 ‘다른 사람들도 수어를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수어를 가르치게 됐죠.”

- 듣다 보니 수어를 배워보고 싶습니다. 어디서 배울 수 있나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참 많아요. 서울시는 각 구별로 수어 통역센터들이 있는데, 기초 강의들을 진행하고 있어요. 경기도권을 비롯한 지역에서도 다 지구가 있어서 찾아가 배울 수 있죠.”

- 지역의 가장 큰 현안으로 보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타개할 계획입니까.

“도봉구 가장 큰 현안은 교통 문제입니다. 여러 민원과 현안이 있지만 우선적으로 도봉구가 발달하려면 사통팔달한 교통 문제가 먼저 해결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 상권 등이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집중해야 되는 것은 GTX-C노선의 정상화, 다른 하나는 우이방학 경전철입니다. 이 두 가지가 주된 이슈죠.”

- 우이방학 경전철은 무엇인가요.

“우이신설선 경전철의 지선을 만들어 도봉구 방학동까지 연장시키는 사업입니다. 2008년부터 이야기가 계속 나왔는데요. 처음에는 민자 사업으로 시작하다가 상업적 측면 등 여러 부분에 문제가 있어 2018년까지 지지부진하게 끌고 오다가 서울시에서 5개년 계획에 우이방학선을 반영하면서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죠. 국가 재정으로 진행하겠다고 공표한 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이야기를 나눴었거든요.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면서 경전철을 위한 예산편성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에요. 현 서울시장이 예산을 반영해주지 않아서 지연이 되고 있죠.”

- GTX-C 노선의 정상화는 무슨 이야기인가요.

“GTX-C 노선 같은 경우 원안대로라면 지하에 건설했어야 하지만, 국토부에서 도봉구와 어떤 상의도 하지 않고 지상 노선으로 바꿔버렸어요. 이를 도봉구로부터 전달받은 우리 지역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다시 원안대로 지하화할 것을 요구하는 등 교통정리를 해나가고 있어요. 또, 얼마 전 국회에서 우이방학선 토론회를 했는데요. 조사 결과 도봉구 교통이 취약한 것으로 파악돼 이 부분이 정리되면 상권 발전 등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봅니다.”

 

4. 정치 소신과 마무리 
“‘경청과 소통, 진심이 만났을 때 합의되지 못하는 일은 없다’…오카시오코르테스 보며 청년 정치의 방향성 깨달아”
“청년 애로점 해소 위해 경선 과정 투명성 반영하는 제도적 보완 필수…청년들 지역과 규합돼서 알아가는 노력 필요”


- 정치하면서 생긴 좌우명이 있나요.

“좌우명은 따로 없지만 ‘경청과 소통, 진심이 만났을 때 합의되지 못하는 일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누구를 만나든지 경청하고 진심을 담아서 이야기 하는 것, 이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수어 통역을 하면서 농인들을 만나고 계속 봐왔는데 자연스럽게 경청을 해야해서 그런 습관들이 무의식적으로 체화된 것 같네요.”

- 롤모델 정치인이 있다면 누구인지. 또 그 이유는요.

“롤모델을 뽑자면 미국 연방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입니다. 오카시오코르테스가 지난 뉴욕에서 2018년 중간선거를 치를 당시 29살이라는 최연소 나이로 당선이 된 기록이 있거든요. 배경이 독특한 게 이민자 가정출신이고 직업은 웨이트리스와 바텐더에요. 이런 사람이 현역으로 뉴욕주에 있었던 10선 의원을 꺾고 등장해서 굉장히 이슈가 됐었거든요. 기존 정치인들의 언어와 정치권을 타파하는 시도를 거침없이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부러워서 배우고 싶어요.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좋은 부분들을 접목시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도전하는 것 자체로도 ‘저렇게 하는 것이 청년 정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 청년 혹은 여성 정치인으로서 애로사항이 있다면요.

“청년 정치인으로서 애로점은 지지세력 기반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조직력이 약하거든요. 정치 신인들이 다 겪는 어려움이기도 하지만 인지도와 조직에 있어서 크게 작용하다 보니까 ‘청년들이 등장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느냐’는 생각을 종종합니다. 연륜이나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 등이 어떻게 기성 정치인들을 뛰어넘겠어요. 경선 과정에서 투명성이 반영되는 제도적 보완이 있어줘야 청년 정치인의 애로점을 해소하고 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여성으로서 애로점은 청년과 또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여성 할당제 덕을 본 경우에요. 여성 정치인이라 하면 지역에서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게 ‘애는 누가 키워?’에요. ‘정치하고 싶습니다’ 말하면 ‘남편 허락은 받고왔냐’는 질문도 들었어요. 여성 자체를 수동적으로 인식해서 생기는 문제 같아요.”

- 정치인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제언 한마디 해주세요.

“청년들이 지역에서 많이 결합됐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청년들의 배움이 넓어졌고, 자신의 발언에 당당해졌지만,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소수거든요. 지역에 충성하고 희생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그래도 알아가려는 노력은 해야 합니다. 청년 정치인 자체의 노력과 능력을 육성해낼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고 봐요. 나아가서 청년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까지도 이런 육성에 신경 써야 합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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