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현 “청년 정치란 다음 세대 위한 것…이재명式 실용적 민생, 민주당 갈 길” [청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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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청년 정치란 다음 세대 위한 것…이재명式 실용적 민생, 민주당 갈 길” [청년 인터뷰]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2.09.23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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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안양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청년 문제 해결하기 위해선 ‘기회의 총량’ 늘려야…‘청년 정치’가 나설 때”
“나번 달고 438표 차이로 극적인 역전…안양시민들, 정당아닌 인물에 투표”
“추상적인 담론 아닌, 지역 안에서 가깝고 구체적인 담론 만들어 해결해야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인터뷰는 16일 안양시에 소재한 의원사무실에서 진행됐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도현(36세) 안양시의원은 30세가 된 2016년, 지역 정치가 청년을 어떻게 대하는지 궁금해 안양에 있는 민주당과 당시 새누리당 지역사무실 6곳에 전화를 걸었다. 청년이 지역위원회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6곳 모두 약속한 듯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당원으로 가입해 응원해달라’는 형식적인 대답만 보탰다. 그는 답변에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라 생각했다. 사회에서는 청년의 정치 참여를 요구하지만 정작 지역 정치에서는 청년을 받아들일 의지와 자세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배제된다는 것은  청년이 여전히 사회적 객체로 머물고 있다는 의미며, 정치의 정체를 넘어 ‘세대의 선순환’을 이뤄야 함을 방증한다고 봤다.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체된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비전을 설계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청년으로서 정치를 시작할 것을 다짐하는 계기였다. 

김도현 시의원은 “민주당은 더욱 치열하게 민생에 대해 고민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며 “정치를 하고 싶다면 중앙당 담론에 집착하지 않고 지역 사회를 이해하려 노력하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16일 안양시에 소재한 의원사무실에서 진행됐다.

 

1. 시그니처 질문 
“청년, 사회적 약자로 볼 여지 있지만 스스로 약자라 여겨선 안돼…해법은 기회 총량 늘리는 것”
“2030 한 그룹으로 묶는건 옳지 않아…청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권한, 그 지점이 청년 정치”


- 청년이 사회적 약자인가요.

“청년이 원하는 사회가 어떤 것인지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청년은 노력한 만큼의 사회적 안정이나 보상이 약속되는 사회, 내가 노력했으면 그만큼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사회 등 이런 것들을 원할 테죠. 우리 사회는 안정과 예측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청년들한테 가혹하죠.”

- 왜 그렇게 가혹한 걸까요.

“가혹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결국 지난 선거에서 여러 번 말이 나왔지만, 기회가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죠. 기회의 총량이 부족해요. 정치·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서 기회의 총량을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청년들은 스스로 기회를 창출할 권한이 없잖아요? 이런 요소들을 종합해 봤을 때 청년은 ‘사회적 약자’라 표현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청년을 사회적 약자로 규정하기 시작하면 대상화가 되고 청년이 가질 수 있는 더 나은 기회와 환경의 변화가 쉽게 일어나지 않아요. 결국, 청년이 사회적 약자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약자로 규정하고 대상화하는 것에 청년들 스스로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해법은 ‘기회의 총량’을 늘리는 겁니까.

“그렇죠. 청년들이 경쟁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고민할 수 있고 내가 살아갈 우리 미래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면, 기회의 총량을 늘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청년 정치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권한, 그 지점에서 청년 정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봐요.”

- ‘청년 정치’도 일종의 프레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청년이라는 그룹을 묶기 전에 특정 연령을 놓고 그룹화하는 것은 조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2030을 묶어서 MZ세대라는 말을 하잖아요? 제가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36입니다. 학창시절에도 3살만 차이 나도 세대차이가 난다고 농담조로 이야기하곤 했어요. 20대 초반과 30대 후반인 전 어떨까요?(웃음). 한 집단으로 묶기엔 무리가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MZ로 이야기 하면서 특정 세대를 계속해 객관화하려고 해요.”

- 문제 있다고 보는 건가요.

“특정 세대를 위한 정치로만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물론 청년 정치는 필요합니다. 청년 스스로 필요한 기회를 창출해 내야 된다는 점에서는요. 대신에 청년 당사자가 스스로 하는 정치와 청년을 위한 정치 이 두 가지가 공존해야 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2. 정당들에 대해
“검찰의 이재명 대표 수사는 명백한 표적수사, 김건희는?…분당은 없다, 정당에는 늘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법”
“대한민국 정치, 반사이익으로 지지율 얻는 부끄러운 정치…민주당 지지율 올리려면 ‘싸(4)가지 있는 정당’ 돼야”


- 이재명 대표가 검찰 소환을 요구받았는데 어떻게 보는지요.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대표를 둘러싸고 검찰에서 제기한 여러 의혹들은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쭉 이어오던 것들이 많잖아요. 이리 틀고 저리 틀어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굉장히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이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가 아니라 국민적 의혹을 가지고 있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이죠. 논문 표절이라던가 장신구와 관련된 이슈 등 국가 지도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의구심을 조속히 해결하는 것이 검찰이 해야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 새비대위 구성에 대해 어떻게 봅니까.

“비대위, 즉 비상대책위원회는 비상 상황에 출범하잖습니까. 대선에서 승리한 집권여당에 과연 어떤 비상 상황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이준석 대표의 말대로 비상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상황이라고 느껴져요.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국민 삶을 직접적으로 고민하는 데 시간을 쏟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이준석 vs 윤핵관’ 다툼 때문에 민생과 관련된 의제들이 모두 덮혀버렸어요. 아쉬움을 많이 느낍니다. 빨리 국민의힘이 정상화되고 새롭게 출발해 우리 민주당과 함께 좋은 민생 파트너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전당대회가 끝났지만 민주당 계파 갈등은 여전하다고 보는지, 분당 가능성 등 정계개편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분당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민주당 내 많은 권리당원들도 분당을 생각하는 사람은 많이 없을 겁니다.”

- 확신하는 이유가 뭔가요.

“정당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정당도 결국 사람이 모인 곳입니다. 한 집에 사는 가족들도 저마다 생각이 다르잖습니까? 정당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까. 각자가 가진 정치적 지향점이나 우선순위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치열하게 토의하고 때로는 그와 관련해 개인적인 혹은 집단적인 이견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겉에서 보면 걱정스러울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서 ‘명문 정당으로 거듭나자’는 말을 했습니다. 그 말 하나로 계파 갈등이라 표현된 당내 갈등이 전환기를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분당은 없습니다.”

-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의 방향은 무엇입니까.

“며칠 전 지도부가 故(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어요. 이재명 대표가 방명록에 ‘실용적 민생 혁신으로 국민적 삶을 책임지겠다’고 적었습니다. 민주당이 가야 할 방향인 거죠. 국민이 말하는 것이 집권당이었던 민주당이 민생을 외면했고 다수당으로 밀어줬지만 민생 문제에 대해 미흡했다는 것이었잖아요. 이재명 대표 하의 민주당은 더욱 치열하게 민생에 대해 고민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청년 정치인이 볼 때 지지율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요.

“원론적인 말을 먼저 해야할 것 같습니다. 민주당 지지율이 국힘을 앞선 여론조사도 있는데, 이는 우리가 잘해서 앞선 것이 아닌, 반대편 실책에서 얻는 반사이익이죠. 정치의 부끄러운 단면입니다. 저 또한 선출직 정치인으로서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해요. 민주당이 지지율을 더 올리기 위해선 잘해야겠죠. 늘 민주당은 ‘싸(4)가지 있는 정당’이 돼야 합니다.”

- 어떤 4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봅니까.

“국민에게는 △민주 △평화 △민생 △균형발전 등 네 가지를 유능하게 해내는 정당이어야 하고요. 청년에게는 △일자리 △살자리 △놀자리 △머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합니다. 일자리는 취업과 청업을, 살자리는 부동산을 포함한 주거환경이죠. 놀자리는 문화 향유. 머물자리는 청년의 지역사회 참여라고 설명할 수 있죠. 이 중 머물 자리가 굉장히 어려운 부분입니다. 청년들이 사회적으로 머물 공간을 만들어줘야 된다는 뜻입니다.”

 

3. 정치인으로서
“안양에서 청년 단체 활동으로 청년 기본 조례 제정시켜…정책위 참여하면서 전국에 있는 청년들 의견 많이 들었다”
“3인 선거구에서 나번 출마 정말 힘들었다…나번 후보는 거점중심 아닌 돌아다니며 시민들 만나는 선거운동해야”


ⓒ시사오늘 권희정
김도현 의원은 안양청년네트워크의 초대 대표를 맡았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안양청년네크워트 초대 대표를 지냈는데, 무슨 단체인지요.

“안양청년네트워크는 안양의 1세대 청년단체입니다. 정치에 참여하기로 결심하면서 그 일환을 시작한 게 안양에 청년 단체를 만드는 거였어요.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청년들을 만나고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기존에 안양에 살면서 청소년위원회와 학생회 연합회 활동을 많이 해 지역에 2030대 또래 친구, 선후배들이 많았거든요. 우리가 함께 ‘청소년 위원회의 청년판을 만들어보자’라면서 덤벼든 게 안양 청년네트워크였어요.”

- 어떤 활동을 했나요.

“‘청년이 살고 싶은 안양, 청년행복도시 안양’을 목표로 활동했습니다. 단체가 조직됐던 시기에 안양시에는 청년 기본 조례가 없었어요. 청년 기본 조례를 만들고자 캠페인 활동을 전개했죠. 조례가 만들어졌는데, 청년 범위가 만 15세부터 29세였어요. 청년고용 촉진 특별법을 준용해서 조례안을 만들다 보니 당시 기준을 따라갔었거든요.”

- 현재 청년이 20~45세임을 고려하면 지금과 차이가 크군요.

“네. 저는 이게 적절치는 않다고 생각했어요. 나이대를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왜냐하면 우리 사회는 교복을 입으면 청소년, 대학을 다니면 청년, 대학교를 졸업하면 삼촌·아저씨로 보았거든요. 사실 청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취·창업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그 뒤 펼쳐질 미래를 고민해 나가는 게 청년의 생애 주기잖아요. 15~29세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거죠. 안양시의 기본 조례를 만들 때 우리 청년들의 생애 주기를 고민할 수 있는 정도로 나이를 넓혀야 된다며 개정 운동을 했어요. 청년 기본 조례는 19세부터 39세로 바뀌었죠. 그외에도 청년 공간 설치 등을 요구했었죠.”

- 개인적으로는 어떤 활동을 했나요.

“안양시 청년정책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으로 참여하며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구상하기도 했어요. △청년연설대전 △아이디어 경진대회 △세대공감기획단 △청소년 멘토링 △문화예술인 발굴 △토크콘서트 등을 통해 지역 청년의 관심사와 주요 의제를 모으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어요. 선배 세대의 지혜를 청하는 일을 했죠. 그 과정을 안양 청년네트워크가 함께했습니다.”

- 민주당 전국청년당 정책위원회에 속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청년 관련 정책 활동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정책위원회에 2년 정도 참여하면서 교육문화위원장과 부의장을 했었습니다. 전국의 청년위원장들과 정책위원들을 대상으로 지역별 어떤 특색이 있는지 혹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청년 정책 관련 좋은 의견들을 모아나갔습니다. 우리가 우선순위를 정해서 수기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위원회였어요. 교육문화위원장일 때는 교육과 문화와 관련된 의제들을 집중적으로 다뤘었고 부의장이 됐을 때는 토의 과정을 전반적으로 챙기고 살피는 일을 했었죠.”

- 어떤 정책들이 있었습니까.

“굉장히 다양했습니다. 정책위가 정책을 개발하고 발달시키는 역할도 하지만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생각들을 모으는 것도 하기에 굉장히 많은 정책을 다뤘습니다.  다가오는 전국 청년위원장 선거가 끝나고 정책위가 구성된다면 다시 한번 이런 역할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시의원 도전 과정은 어땠나요.

“개인적으로는 안양에서 34년을 살면서 청소년 시절부터 꾸준하게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해왔어요. 여러 활동을 거쳐오면서 실제로 우리 지역 시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시의원에게 굉장히 많다고 생각했어요. 큰 담론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주변의 삶 을 직접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측면에서 정치인의 꿈을 키워왔어요. 도전과정을 두고 본다면 최소 7년 이상 걸렸다고 말 할 수 있겠죠.

안양에서는 굉장히 재밌는 과정을 거쳤어요. 시의 3개 지역위원회 모두에서 예비후보자 전체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유튜브로 생중계 했어요. 실제로 대선 토론처럼 주제 토론, 주도권 토론 등을 하면서 1시간 이상 했었거든요. 후보자들끼리 상호 질문도 하고요. 구체적으로 서로 질문하면서 후보자의 능력을 검증하고 살필 수 있어서 굉장히 유의미했다고 생각해요. 토론이 너무 즐거웠거든요. 그 과정들을 통해 지역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게 됐고 고민도 하게 됐죠. 시의원으로서의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있어서도 굉장히 유의미했어요. 앞으로도 이런 과정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 당선 후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개인적으론 행복하죠. 정치학을 전공하기도 했고 지역에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꿈을 키워왔거든요. 정말 복 받은 거죠. 저는 이 복을 시민들께서 준 거라 생각합니다. 직업적으로는 매우 행복해요. 한편으로는 부담감이 커졌어요. 안양시의회는 총원 20명 중 11명이 민주당, 국민의힘이 9명인 상황이에요. 그중 30대 의원이 저를 포함해 5명이죠. 당의 기준으로는 45세 이하 청년은 총 7명이 민주당에만 있어요.

젊은 의원들이 늘어난 것이지만, 이를 두고 평가를 하려는 사람들도 많아요. 예를 들면 두 가지 평가가 나오겠죠. ‘나이에 비해 일을 잘한다’고 하거나 ‘역시나 어려서 별로다’. 하지만 이제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몇 살이건 간에 우리는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 선출된 의원이잖아요. 그래서 나이로 평가받아서는 안 돼요. 저희에겐 일을 잘한다, 지역일꾼으로서 좋은 시각과 시야를 가졌다,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해야죠. ”

- 3인 선거구에서 나번을 배정받아서 당선이 됐습니다. 나번은 당선되기 힘든 번호잖습니까. 

“아! 정말 힘든 선거였어요. 보통 나번은 줄투표를 하는 경향이 강하잖아요. 가번에 비해 불리한 선거를 치러야 하죠. 더욱이 이번 지선은 국민의힘 바람이 셌던 선거잖아요. 제 지역구가 안양시 동안구에요. 1기 평촌 신도시인데 이곳이 안양에서 가장 보수세가 강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안양에서 가장 비싼 동네죠. 농담 삼아 ‘가장 비싼 동네에 가장 가난한 후보가 나왔습니다’ 이런 말을 하기도 했어요. 국민의힘 가번은 동갑내기 여성이었고 나번은 3선에 도전하는 토박이 선배였어요. 결과적으로는 제가 8115표를 득표해 2-가번을 438표 차이로 역전하며 극적으로 당선됐어요.”

- 스스로 당선 비결을 꼽는다면요. 

“당선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다음 세대를 위한 정치’를 기대했던 시민들께서 인물을 보고 누가 지역일꾼으로서 적합한지 꼼꼼히 살피고 전략적으로 투표해 준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광역의원은 우리가 졌거든요. 지역에서 오랫동안 청소년 의제를 모아왔던 노력과 여러 단체에서 활동을 꾸준하게 하면서 시민들과의 접점을 늘려왔었던 것이 당선의 비결인 것 같아요. 나번 후보는 정당과 숫자 기호보다는 본인의 후보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요. 거점 중심의 선거운동 방식이 아닌 동네 모든 곳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발로 뛰고 시민들과 일대일로 인사하고 접점을 늘리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지역의 가장 큰 현안으로 보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타개할 계획입니까.

“안양시 전체를 두고 보면 균형발전이 대두되는 문제고 안양교도소 이전 건과 범계역 공공복합청사 개발 건이 있습니다. 만안구는 원도심이고 동안구가 평촌으로 불리는 1기 신도시에요. 원도심을 잘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고, 신도시도 사실 30년 된 곳이거든요. ‘오래된 신도시’를 다시 어떻게 발전시켜서 지역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낼 것이냐가 중요한 관건이죠.”

- 안양교도소 이전은 뭔가요.

“지역구에 안양교도소가 있어요. 60여 년 된 노후 교정시설인데, 시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있어요. 지역발전의 애로사항이었죠. 이를 두고 시와 법무부가 대립했었는데 시는 재건축 인허가를 내줄 수 없다, 법무부는 재건축하겠다는 입장이었어요. 2014년도에 대법원까지 가서 시가 패소했어요. 행정적으로나 법적으로 교도소와 관련해서는 어떤 권한도 행사할 수 없었죠. 최대호 안양시장과 이재정 국회의원이 오랫동안 논의하고, 시설 이전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했죠. 결국 법무부에서 먼저 제안이 왔어요. 교도소의 구치소 일부만 부지에 남긴 다음 현대화 하자는거죠. 빌딩처럼 짓고 나머지 부지는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제안을 한 거예요. 시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 8월 18일 ‘안양교도소 이전 및 안양법무시설 현대화를 위한 개발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어요.

남은 과제는 그 부지를 어떻게 개발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죠. 시민의 의견을 그 안에 잘 받아들이는 것, 시민 중심으로 충분한 수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죠.”

- 범계역 공공복합청사는 어떤 계획입니까. 

“범계역에 있는 주민센터 자리에 공공복합청사를 짓는 내용입니다. 소방서와 파출소 그리고 청년 주택과 청년 커뮤니티 시설 등을 집어 넣어서 공공청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죠. 청년 당사자인 동시에 안양시의원이니 임대주택을 둘러싸고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갈등 같은 것도 조정을 좀 해야 하죠. 사회적 갈등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시설들이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일에 앞장서려고 합니다. 범계역이 안양에서는 청년과 젊음을 상징하는 동네거든요. 향후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커뮤니티 센터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발전된 청사진을 마련하겠습니다.”

 

4. 정치 소신과 마무리
“내 목표는 ‘대한민국 표준’ 만드는 것…조례와 행정의 방향 약간만 바꿔도 청년의 삶에 영향력 지대할 것”
“중앙당의 거대 담론만 고집해선 지역 일꾼 될 수 없어…청년들이여, 정치를 하고 싶으면 지역 일 살펴라”


- 정치하면서 생긴 좌우명이 있나요.

“좌우명보다 더 거창한 슬로건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표준을 만들자’입니다. 어떤 얘기냐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시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요. 조례가 가진 힘도 매우 크죠. 왜냐하면 청년 기본법이 생겼다고 해서 우리 청년들의 삶이 단숨에 좋아지지는 않지만 조례를 만들어 행정의 방향을 조금만 바꾸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나 많아져요. 청년의 삶이 단숨에 바뀔 수 있다는 거죠.”

- 사례를 들자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예를 들면 친환경 무상급식과 무상교복부터 시작해서 공공산후조리원과 군대 간 청년들 상해보험, 그리고 청년 기본 소득 등이 있어요.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에 만든 정책이죠. 법으로 만든게 아니거든요. 시의원들은 이런 조례와 행정을 하겠다는 마음 가짐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시민들과 토론하면서 만들어낸 좋은 생각과 정책을 행정과 조례를 통해 시민의 삶을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좋은 정책을 다른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면 국가 전역으로 확산되는 거잖아요. 대한민국의 표준을 만드는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 롤모델 정치인이 있다면 누구인지. 또 그 이유는요.

“지역위원장인 이재정 의원에게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정치인이란 무릇 ‘말’과 ‘글’이라는 무기로 상대를 설득하고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의원은 당에서도 오랫동안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분이잖아요. 지역에서는 4년 동안 같이 일해보니, 청중의 눈높이에 맞는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소신있게 풀어내고 설득하려는 정치인이더라고요. 특히 여성과 아이들에게요. 굉장히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제가 ‘좇아가고 싶은 정치인’입니다.”

- 청년 정치인으로서 애로점은 무엇입니까.

“청년 정치란 다음 세대를 위한 정치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초보 정치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은 분명히 있지만 청년 정치인이라서 겪는 어려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이라서 의회 내 여러 절차나 관행, 분위기에 익숙치 않아 겪는 좌충우돌은 분명히 있겠죠. 이는 초선인 의원들이 다 겪는 거거든요.”

- 제언하고 싶거나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민주당에서 활동하는 청년 동료 당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우리가 국회에 가서 행사장을 쫓아다니고, 정장 입고 국회의원들이랑 사진 찍는다고 해서 그게 정치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청년 정치를 꿈꾸는 이들이 크고 추상적인 담론에 집착하지 말고 가깝고 구체적인 담론을 만들어가는, 그것을 해결하는 역할에 주목하길 바랍니다. 아울러 지역에서,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지역 청년 의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중앙정치의 커다란 의제만 자꾸 집착하면 지역 일꾼으로서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시민사회 단체나 봉사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며 지역에 대한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으면 합니다. 참여하고 의제를 모아내는 연습과 훈련을 피하지 마세요. 부딪히고 깨지면서 함께 호흡하려는 노력을 해야 시민들이 청년들에게 기회를 줄 겁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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