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소영 “민주당, 다양성 존중하는 정당으로 가야” [청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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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민주당, 다양성 존중하는 정당으로 가야” [청년 인터뷰]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3.08.31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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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청년, ‘보호’가 아닌 ‘투자’ 받을 대상”
“지역 불균형, 청년에게 남겨진 숙제”
“당내 청년끼리 갈등? 다양한 목소리”
“대의제 무력화, 등가성 저해 우려돼”
“대학생위원장으로서 총선에 책임감”
“20대 무당층 투표장으로 불러내야해”
“당 행사, 수도권에 편중…지방 청년 고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청년 인터뷰는 당사자성에 주목합니다. 청년 정치인들을 만나 쟁점을 파고들겠습니다. 현안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고 어젠다 제시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겠습니다. 왜 정치부터인가. 문제 해결의 시작은 ‘정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 세대들이 지난 4‧7재보선부터 제도권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그런 점에서 괄목할만합니다. 함께 고민해 봄직한 청년 어젠다가 있으면 댓글로 의견 바랍니다. 반영할 부분은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편집자주>

  • 청년정치인 ‖ 양소영 편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회 위원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29)은 당직자 출신이다. 그는 현재 당내 대학생 당원을 이끌고 있다. 양 위원장은 <시사오늘>과의 인터뷰 중간에 "왜 전대위가 DPU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지 아냐"고 되물었다. 

“정당 마크가 보이면 대학생들이 꺼려해요. 그래서 브랜딩 차원에서 당 이름을 빼버리는 과감한 선택을 했어요. 기존에 정형화된 정치권의 프레임이 아닌, 우리가 바라보는 생각대로 판을 바꿔나가기 위해서요.”

‘MZ’스럽다는 표현이 적절했다. 기성 정치언어에서 벗어나 새로운, 창의적인 방법. 기존 정치권이 청년 정치인에게 바라는 모습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

양 위원장은 “당내 다른 생각을 존중하고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며 “무당 층이 늘어나는 20대가 투표에 나서도록 공감할 수 있는 어젠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진행됐다.

 

#쟁점 1. 청년, 사회적 약자?


- 청년이 사회적 약자인가요.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는 청년들이 사회적으로는 살기 어려운 것은 맞죠. 현실이 힘들잖아요.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한가지인데요. 

사회적 약자라고 규정하는 순간 우리는 제도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여겨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약자’라는 표현 대신 ‘미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보호’가 아닌 ‘투자’를 받는 미래의 산물, 그것이 청년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쟁점 2. 대학생·청년 문제


- 이 시대 청년들의 문제, 대학생 세대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고 집중해야할 과업이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지역 불균형에 대한 체감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제가 지방 출신이기도 해서 그 차이가 여실히 느껴졌는데요. 대학생, 즉 20대가 가지고 있는 문제라 하면 보통 △대학 △일자리 △취업 세 가지 키워드를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막연히 졸업을 하고 취업을 걱정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양소영 위원장은 지역 불균형의 문제가 대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중심의 과밀되는 현상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지역 불균형 해소인데, 그게 되지 않고 있고 지방에서 대학을 나온 분들은 보통 고향이 거기인 친구들이 많아요. 지방에서 대학을 나온 청년들 중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은 이들이 많아요. 저도 그랬고요. 고향에서 충분한 인프라나 사회적 네트워크 기관들이 있었더라면 서울로 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대학생들이 지방이 아니라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일자리를 포함한 각종 인프라 시설들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지역 불균형의 해소가 궁극적인 문제 해결의 근본책이라 보고 있습니다.”

- 전세사기 등 청년들이 피해를 보는 문제들이 계속해서 터지는 중인데, 대처 방안이랄 게 있을지요.

“저도 전세 사기 피해자였거든요. 실제로 피해자들이 많아요. 특히 청년 세대들. 대출을 받아서 목돈을 마련해서 전세 들어갔는데 사기를 당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분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제도적으로 거대 의석수를 가지고 있는 민주당이 앞장서서 제도 보완을 해야 된다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양 위원장은 자신이 겪었던 피해 사례를 덤덤히 풀어나갔다.

“저도 서울보증을 통해 전세보증을 들었어요. 전세사기와 관련해 ‘난 보증을 들여놨으니까 당연히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피해를 입고 피해보상 접수를 해보니 저는 순위가 뒤로 밀려나더라고요.

그래서 서울보증에 보증보험 들어놓으면 다 똑같은 거 아니냐고 물어봤는데 순위가 있더라고요. 집주인이랑 연락이 안 되거나 연락 자체가 두절돼야 하는 조건 등이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조건을 완화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어쨌든 피해를 받게 되면 당혹스럽죠.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보완 받을 수 있어도 상담받을 수 있는 창구 자체가 없기 때문이죠. 청년들에게는 법률사무소에 가서 상담 받는 비용이 비싸잖아요. 그런 부분들도 보완해야 된다고 봅니다.”

양소영 위원장은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양소영 위원장은 교권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교권침해도 문제입니다. 젊은 교사들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레도 늘고 있죠.

“이건 당과는 다른 견해일 수도 있지만, 교권과 학생 인권 문제가 지금 첨예한 갈등 요소로 사회적으로 부각이 되고 있잖아요. 저는 3자 균형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무슨 말이냐면 학생 인권이 중심돼야 되는 것도 아니고, 교권과 학생 인권 그리고 학부모의 권리까지 이 3자가 균형 있게 가야한다는 것이죠.

이 이야기가 왜 당과 다르냐면 아무래도 지금 피해로 생을 마감하신 분이 교사기 때문에 현 정치권에서는 교사의 처우 개선과 교권 확립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정치권에서 내는 대안이 다음에도 발생할 수 있는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해야지, '이 문제가 발생했으니까 이 문제만 해결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봐요. 

거시적으로 봤을 때 학생 인권과 교사 인권 그리고 학부모의 권리까지도 포괄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쟁점 3. 민주당 청년의 투쟁


- DPU가 당의 20대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내부 통합과 단합이 잘 되지 않는다는 지적과 당의 공식 기구로서 명확한 행보가 보이지 않는 다는 평이 있습니다.

“올해 5월 12일 기자회견 이후로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당 안팎으로 발생되는 이야기들에 대해서 정말 많이 듣고 있습니다. 

제가 11월에 위원장이 선출이 되고 나서 5월 12일 전까지 쭉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과 이에 대한 행사만 진행했어요.  

왜 5월 12일 이후냐고 이야기를 하냐면, 저희가 그날 20대 혁신 촉구 기자회견을 했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일련의 민주당의 악재들, 돈 봉투 사태나 김남국 코인 사태의 문제 등 청년 세대들에게 큰 공분을 사고 박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당의 가장 젊은 위원회인 대학생위원회에서부터 혁신하고 쇄신하는 목소리를 내겠다. 민의를 모아서 당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생각이 다 달라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게 됐죠. 그러고 나서 힘든 시간을 보냈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이런 말을 하고 싶어요.

전 민주당이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는 정당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생각이 다른 게 틀린 경우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다양한 당내 민주주의가 형성되는 문화를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밖과 안에서 들려오는 비판은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고 개선해야 된다고 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은 무능한 정권에 대해 저희 민주당이 해야 되는 역할에 대해서 계속 생각을 하는데요. 결국 대학생위원회는 20대의 민의를 대변하는 기구라고 보고 있어요. 그리고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20대 층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도 저의 책무라고 여겨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20대의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 합리적인 메시지 그리고 당원뿐만이 아니라 일반 20대들도 합리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들을 충분히 용기를 내서 할 겁니다. 특히 20대는 무당층이 굉장히 많아요.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 민주당을 선택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제 역할이자 책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전대위와 일부 청년 당원 간의 분쟁이 진행 중입니다.

“당에 약 17만 명 정도 20대 당원이 있습니다. 제가 일련의 모든 사안에 대해서 다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합리적인 비판 그리고 문제에 대해서는 수용하고 개선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러한 입장들을 계속 냈기도 했고요.

민주당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정당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무슨 말이냐면 전대위를 비판하는 민주당 청년 512명의 기자회견 저도 지켜봤어요. 그렇게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게 저희 정당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를 비판한다고 해서 갈등이나 분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닌, 그들이 이야기하는 비판점에 대해서 개선해야 될 것들이 있다고 하면 개선하면 되는 것이고 서로 다른 의견은 당연히 말할 수 있는 정당 내의 문화라고 바라보고 있어요. 갈등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전대위에서 ‘민주당 앞담화’라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우선은 이름 자체만 딱 두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많은 분들이 제게 ‘너 이번에 비판 목소리 내고 막 가는 거야?’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아닙니다. 이것은 작년부터 생각했던 아이디어였어요. 학교 내 활동을 하다 보면 더불어민주당 토론회, 간담회 이런 식으로 홍보를 하면 학생들이 관심이 없어요.

특히 대학 내에서는 어떻게 획기적으로 학생들을 많이 불러 모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주위 학생들한테 왜 정치가 싫은지 물어봤어요. 대다수가 정치에 대해 신물이 나서 관심을 갖고 싶지도 않다고 답했어요. 시간 내고 싶지도 않다고 하길래 ‘그러면 뒤가 아닌 앞에서 말하는 앞담 같은 방식으로 해보면 어떨까?’ 이런 이야기들을 했었는데 오히려 신선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토론회나 간담회 같은 진부한 이름이 아닌, 판을 뒤엎는 워딩으로 당원뿐만이 아니라 20대들이 관심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성을 워딩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이름을 ‘앞담화’라고 지었어요. 참고로 네이밍은 제가 직접 했답니다(웃음).

SNS상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소통하기 위해서 당원 분들을 만나러 지역별로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죠. 특히 제가 지방 출신이다 보니까 항상 늘 정치권 행사는 서울  여의도 중심의 행사들이 너무 많아요. 지방에서 한 번 오려고 하면 정말 차비나 교통비는 물론, 하루라도 자고 내려가면 정말 금액이 크단 말이에요. 

제가 위원장이 되고 추진했던 공약 중 하나가 최대한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지역으로 내려가 참여의 폭을 넓혔으면 하는 바람이었죠. 권역으로 나눠 돌아다니면서 소통할 수 있게끔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행사를 할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할 계획입니다. 8월 행사는 저희 당원 중심의 행사이고요. 9월에 저희가 또 예정을 하고 있는 것은 20대 정치 개혁이라는 주제로 학교 내에서 강연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정치 개혁의 주제로 왜 정치 개혁이 필요한지, 그리고 20대들이 왜 정치 참여를 해야 되는지에 대한 방안을 가지고 전국을 돌아다닐 예정입니다.”

 

#쟁점 4. 민주당의 혁신


양소영 위원장은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양소영 위원장은 대의원제의 무력화는 표의 등가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혁신위가 제안한 대의원제 폐지에 반대했습니다.

“대의원 관련된 입장을 표명하고 SNS에서 난리가 났었는데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하지만 제가 24시간 그 댓글로 대응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답변할 수 있는 분들은 계속 대화를 했었고 지금 SNS상에서 지적이 있는 부분은 대의원 문제는 폐지가 아니다.

‘혁신위에서 제안한 것은 대의원 폐지가 아닌데 네가 뭔데 왜 해석을 왜곡해서 하냐’ 이런 지적이 있었어요. 

첫 번째로 명확하게 하자면 대의원제 무력화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현재 대의원제의 주요 기능인 당직 선출권에 대해 일반 당원과 똑같은 등가성을 혁신위가 제안하면서 사실상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폐지에 가까운 무력화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아요.

당대표, 최고위원, 전국상설위원장 선출은 민주당의 집권 플랜 그리고 또는 정책 노선 등 모든 방향을 결정하는 구성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설명했듯 특정 세대 지역의 당원이 과대표 되는 상황 속에서 당직 선출 시 대의원 몫은 이를 상당히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국민의힘도 마찬가지겠지만 지지세가 강한 지역들이 있잖아요. 반면에 열악한 곳이 있고요. 우리는 호남의 당원 수와 영남의 당원 수는 첨예하게 다르단 말이에요. 결국 대의원제는 이 격차를 보정하고 등가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란 말이에요. 

민주당 입장에서는 등가성을 포기하면 뭐 하러 영남에서 활동하겠습니까. 호남에 집중하면 되는 부분이거든요. 영남의 당원 분들 그리고 지역위원장, 시도당 위원장들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굉장히 좁혀질 거라고 봐요. 

또한 대학생위원장으로서 주장했던 이유는 각 상설위원장들에게는 대의원 추천권이 있습니다. 

대의원제는 직능에 대한 보호예요. 장애인위원회, 노인위원회, 노동위원회, 대학생위원회, 청년위원회 등 약자의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를 해놓은 거예요. 그 대의원 몫을 반대로 대학생들한테 대의원 안 주면 당권이나 정책 노선 플랜 짤 때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하기는 실질적으로 어려우니까요. 

초기 대학생위원회에는 대의원이 없었어요. 대학생위원회가 꾸준히 대의원의 추천 할당량을 늘리기 위한 시도를 했었어요. 우리의 민의를 당에 더 직접적으로 대변할 수 있게끔 대의원을 달라고요. 그 결과 임명권 200개의 추첨 몫이 오늘까지 온 거거든요.”

양 위원장은 대의원제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서는 당원이 직접 뽑는 투명한 선출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는 대의원의 임명 불투명성과 등가성 문제 충분히 공감하거든요. 왜냐면 임명을 무분별하게 상명하달 식으로 하니까 깜깜이잖아요. 

표의 등가성 면에서 보면 일반당원과 대의원 간 차이가 크니까 당원 입장에서는 당연히 적폐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어요. 저 역시도 이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그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어요. 

제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대의원 임명 또는 추천을 당원들이 선출하게끔 투명하게 하고 등가성 비율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조정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SNS상에서는 아무래도 제가 제목을 자극적으로 썼다 보니까 이야기가 산으로 가서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 당의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제2의 박지현이라는 평도 있는데요.

“제 2의 박지현이라는 것에 대해선 글쎄요? 그분에 대해 잘 모르거든요(웃음). 제2의 누구라는 수식어 보다는 난 맞고 상대는 틀리다는 흑백 논리가 아니라 서로 다르단 것을 인정하고 같이 토론을 해보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냥 양소영입니다. 제2의 누구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국민의힘은 대의원제를 없애고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로 전당대회를 이뤄 이준석이라는 헌정사상 최연소 당수를 만들는데요. 민주당의 대의원제를 지키려는 것이 민주주의와 가깝다고 생각하나요.

“제가 다른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제도를 비교해서 이야기를 했었어요. 당원 분들이 이를 보고 ‘국민의힘은 대의원 없는데 왜 우리만 아직도 유지를 하면서 하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국민의힘 제도를 살펴봐야 된다고 보는데요. 국민의힘도 대의원제가 사실상 무력화 돼 있고 민주당에서 왜 유지하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려해봐야 되요. 국민의힘은 책임당원 100%로 이번 전당대회를 치른 것에 대한 폐해가 있다고 봐요. 최고 득표한 김재원 최고위원은 9개월 당원권 정지를 받았죠. 태영호 위원은 의원직을 상실했죠. 

이준석 전 대표가 선출될 당시에는 당원 표는 나경원 전 대표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여론조사 지표로 선출된 거잖아요. 그분이 결국에는 세 번의 연속된 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해요. 

결국 당신과 민심이 괴리되는 순간 그 당은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괴리가 좁혀졌을 때 민심과 가장 가까운 정당의 메시지와 담론을 수립할 수 있다고 바라보기 때문에 국민의힘과 비교해서 말했던 것 같아요.”

- 양소영이 정의하는 민주당의 혁신은 무엇인가요.

“지난달에 김은경 혁신위원회 발족되고 나서 서류로 세 가지의 제안을 했어요. 

첫 번째가 뭐냐면 △정당법 개정이었어요. 현재 정당법상 당내 유급 사무직원을 200명밖에 둘 수가 없거든요. 

민주당 주요 간부들과 당원들의 괴리는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재명 대표가 와서 당원존 만들고, 부서별 연락처를 다 공개해 당원들과 밀접하게 소통하게끔 민원이 없도록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마련을 했는데 직원들 입장에서는 피로도가 되게 컸어요. 

그 이유가 뭐냐면 250만 명의 당원이 임박하는 시대에 200명 사무직원으로 할 수 있는 역할들이 극히 한정적이거든요. 그렇다 보니 당원 분들이 전화했는데 제대로 응대를 하지 못하면 당원들 입장에서는 화가 나는 거죠. 유급 사무직원 200명으로 200만 명이 넘는 당원들에 대한 교육과 조직 그리고 플랫폼 구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구당 제도가 폐지됐기 때문에 신규 당원을 입당하면서 불만이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서 발생한다 생각해 유급 당직자에 대한 정당법 개정이 이뤄져야 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두 번째는 △전국대의원 직선제 이야기를 드렸어요. 대의원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국 대의원을 당원이 선출하는 규정이 불분명해 일반 당원들은 입당을 하고도 대부분 지역위원회 활동을 어떻게 참여하고 시작해야 될지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결과적으로 지역위원회 활동 정보를 전달해 줄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 주변 측근들은 전부 전국대의원 직책을 상당수 갖게 된단 말이에요. 어느 정도 라포가 형성돼 있을 때만요. 그렇기 때문에 당원들이 불신하는 부분에 대해서 공감해요. 그렇기 때문에 전국대의원은 당원들이 직접 선출하는 제도로 개정돼야 된다는 혁신안을 두 번째로 냈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의 청원 제도에 대한 보완 이야기를 드렸어요.
 
현재 온라인 청원 시스템은 당의 방향성이나 정책에 관한 의견 개진보다는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는 분들을 끌어내리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어요. 

상이한 의견에 대한 관용은 없고 적대적 관계만 부추기는 행위를 당 공식 홈페이지에서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따라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죠. 민주주의는 시민들의 참여와 수기에서 발전되듯, 현재 시스템의 참여는 상대에 대한 증오만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되고 전체주의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제도가 될 게 분명해 당내 청원 제도는 개정해야 된다고 요청을 드렸습니다”

 

#쟁점 5. 총선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양소영 위원장은 차기 총선에서 20대 무당층의 표를 얻어야한다고 밝혔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지난 17일, 이재명 대표가 검찰이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대표가 불체포 특권 포기했을 때 저는 반대했어요.
 
지금 검찰이 무분별하게 야당 탄압을 하고 있는 이 실정에서 대표마저 그걸 포기했을 때 과연 당이 지켜질 수 있을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인상 깊게 봤습니다. 대표의 큰 결단으로 받아들였어요.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번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수모를 당하셨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그것 역시도 결단이자 용기였고 오히려 대표께서는 야당 탄압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응하고 이 사안에 대한 명명백백히 사안에 대한 결백을 주장을 하면서 나아가는 것 같은데 이건 국민들이 판단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가슴이 아팠어요.”

- 다가오는 선거에서 대학생과 청년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당의 대학생 위원장으로서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저도 만날 소신 있는 메시지 용기 있는 메시지를 낸다 하더라도 구성원들이 비판하고 힘들어하면 제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을 잃게 되거든요. 그럼에도 전국의 각 대학을 돌아다니면서 이 학생들한테 설명하고 설득하는 이유가 뭐냐면 내년 총선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총선에서 유일하게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않으면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돼도 막을 수가 없잖아요? 결국엔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도 하겠다잖아요.

이런 상황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이 너무나도 중요한데, 지금 정부가 이상한 짓을 해도 우리 당 지지율이 오르지 못하고 있잖아요. 특히 20대는 무당층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무당층 친구들을 실제로 만나서 무슨 이야기하냐면 어른들이 그러더라고요.” 

양 위원장은 20대가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닌, 실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대들은 정치에 관심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피로한 거예요. 한 학생이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내가 촛불 집회를 몇 번을 나갔고 시국 선언을 학내에서 얼마나 많이 주도했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지금은 별로 관심을 갖고 싶지 않다’고 말이죠.”

양 위원장은 최근 한 대학에서 있었던 일을 사례로 들었다.

“충청권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학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저지를 위한 성명 운동 이런 걸 받았대요. 각 학생회에서. 근데 참여가 엄청 저조한 거죠. 그래서 제가 ‘야 네가 마케팅을 이상하게 한 거 아니야? 더 적극적으로 해봐.’ 이렇게 말했는데 거기 당원이 아닌 대학생이 그러더라고요. 

정치권의 정쟁은 갈라치기 즉 혐오 그리고 이 사안을 직접적으로 맞닥뜨렸을 때 피로하다는 거예요. 

저쪽 당 보다는 우리 당이 나아. 이런 식의 정쟁만 하는 현수막만 봐도 그렇잖아요. 대안과 희망에 대한 제시가 아니라 혐오를 위한 싸움만 하기 때문에 굳이 관심을 갖지 않고 싶다는 거죠. 

그래서 20대들이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고 그 선택지가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어떤 것들이 있을까를 봤을 때, 정치권에서는 혐오를 조성을 한다고 하면 우리 대학생위원회에서는 대학생들한테 희망과 대안을 줄 수 있는 아젠다를 발굴해내고 싶어요. 

이런 지적도 해요. ‘대학생들이 뭔가를 한다고 해서 그게 뭐 당론으로 확립되는 것도 아니잖아?’. 그럴 수 있겠지만 그래도 미약한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이대남은 국민의힘을, 이대녀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국대학생위원장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봅니까?

“사회적으로 남성이 보수화됐다라고 많이들 이야기하잖아요? 특히 이대남은 국민의힘, 이대녀는 민주당 이런 표현을 많이 하는데 저는 다르게 바라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들을 배척하고 어차피 민주당 안 찍을 거야 이런 관점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걸 계속 언론에도 말씀을 드리는 부분인데, 저희 대학생위원회는 ‘갈등을 넘어 통합으로’라는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어요.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저는 최초 여성 대학생 위원장이거든요.”

양 위원장은 양성 간의 갈등에 대해 자신만의 고찰을 가지고 있었다.

“남성 군 가산점 제도 같은 경우에는 이미 위헌 판정을 받았잖아요. 저는 해당 제도가 헌재에서 위헌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꽃다운 나이에 국가를 위해서 병역 의무를 하는 청년들에 대해서 가산점을 왜 위헌 판정을 했을까?’라는 항상 의구심이 있었어요. 

근데 많은 남성들은 여성이 반대하기 때문에 군 가산점제가 없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더군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남성분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남성들도 실제로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와 육아휴직 제도 문제 등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는 오늘날의 젠더 갈등의 원흉으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를 찍었다.

“이준석 전 대표가 굉장히 잘못한 거죠. 갈라치기로 남성은 내편, 여성은 네편 이런 식으로 갈라져버리는 구조. 이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정치권의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갈등이 아니라 서로 간의 이해와 통합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쟁점 6. 양소영이 바라보는 국민의힘 청년정치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양소영 위원장은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이준석과 천아용인이 일궈낸 청년정치 돌풍에 대해 긍정적인 평을 내렸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여담인데, 이준석 전 대표와 장예찬 최고위원 중 한명을 고르자면요.

양 위원장의 미간이 찌그러지는 순간이었다.

“진짜 어렵네요.”

한숨을 쉬고는 결정을 한 듯 말을 이어 나갔다.

“굳이 뽑자면 이준석 전 대표인 것 같아요.”

- 어떤 면에서요.

“장예찬 최고위원이 낸 메시지를 봤는데 제가 원래 위원장 되고 한 6개월 동안 장예찬만 비판했어요. 윤핵관으로서 활동을 하고 있잖아요. 본인의 정치적 메시지보다는 저희 당에 대해서만 비판하고 전정부탓만 하고 있잖아요. 

오히려 지금 이준석 전 대표의 행보는 어쨌든 국민의힘에 대해서 엄청 비판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과거보다는 지금의 행보를 보면서 그래도 이제는 뭘 좀 아네? 이런 느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또한 이준석과 천아용인이라는 그룹에 대해서 배울 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어쨌든 그분들은 외곽에서 국민의힘 청년 그룹을 형성해내는데 성공했죠.

저도 매주 보고 있거든요. 이 사람들 어떻게 메시지 내고 구축해 나가는지를요. 새로운 청년 정치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 저희가 거기서 배울 점이 있다면 배워야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청년에게 제언


“정치를 하다보면 생각보다 흔들릴 때가 많을 거예요. 왜냐하면 수많은 이야기를 듣잖아요. 제 주위에서는 비가 오면 잠시 피해 있으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의 평가와 생각은 다양하니까 평가에 대해서 엄청 흔들릴 수 있어요. 평가의 99%가 비난이면 당연히 흔들릴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자기 자신을 돌아봤을 때 맞다고 생각한다면 부끄럽지 않게 쭉 이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후배 세대들한테 꼭 해줬으면 좋겠는 말입니다. 부끄럽지 않은 정치, 그리고 굳건히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기자의 청년 수첩
청년 양소영은?

더불어민주당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회 위원장(29)는 ‘소신에 대가 없는 세상’을 꿈꾼다. 학교에서는 옳지 않은 일에는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고 배웠지만, 세상은 녹록치 않았다. 어떻게 보면 현재 그가 처한 정치적 상황과 비슷하기도 하다. 소신 있게 메시지를 던졌지만, 돌아오는 것은 ‘수박’이라는 비판이었다. 그럴수록, 후배 세대들을 위해서 더 굳건하게 버틴다고 한다. 그래야 합리적인 소신 있는 목소리가 끊어지지 않을테니까.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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