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스동서, 상승세 속 눈에 띄는 취약점…‘아이에스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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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스동서, 상승세 속 눈에 띄는 취약점…‘아이에스해운’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3.03.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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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아이에스동서(IS동서)가 전반적인 건설업황 부진에도 좋은 실적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권혁운 회장의 장남인 권민석 사장이 이끄는 아이에스동서의 완전자회사 아이에스해운이 잠재적 리스크로 평가되는 모양새다.

지난 23일 아이에스동서가 공시한 2022년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2784억 원, 영업이익 345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65%, 영업이익은 11.04%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85.10% 늘었다. 이는 최근 업계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분명 주목할 만한 호실적이다. 2022년 국내 건설사들 대부분은 원자재 가격 상승, 미국발(發)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부담 확대,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연이은 악재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전년 대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증가한 업체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우건설 등 단 2곳으로 파악된다.

시공능력평가 37위인 아이에스동서가 상위권 업체보다 우수한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건 본업인 자체사업(분양사업),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환경사업 덕분이다. 아이에스동서 건설부문의 자체사업 누적공사수익은 2021년 1조2826억 원에서 2022년 1조7004억 원으로 확대됐다.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으로 도급공사 수익이 11.21% 감소한 건 환경부문이 채웠다. 같은 기간 아이에스동서의 환경부문 매출은 2464억1200만 원에서 4227억2100만 원으로 71.55% 증가했다.

아이에스해운 CI ⓒ 아이에스동서
아이에스해운 CI ⓒ 아이에스동서

다만, 이 같은 고공행진에도 눈에 띄는 취약점이 있다. 자회사인 아이에스해운(IS해운)이다. 아이에스해운은 2021년 글로벌 해운업 호황에 힘입어 순이익 122억 원을 올렸고, 지난해 3분기까지도 흑자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2년 4분기부터 본격화된 해운 운임 급락·화물 사업 둔화 현상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적자전환해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로 인해 모회사인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약 140억 원 규모 순손실을 반영해야 했다. 

자회사가 흔들리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아이에스해운이 휘청이는 건 아이에스동서에게 잠재적 리스크로 다가올 여지가 있다. 오너일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업체이기 때문이다. 권혁운 회장은 소싯적 대한조선공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10월 아이에스해운을 설립하고, 그의 자녀인 권민석 사장과 권지혜 내일을사는사람들 대표에게 경영을 맡겼다. 권민석 사장은 2013년 3월 아이에스해운 대표이사로 취임해 현재까지 직을 유지 중이며, 권지혜 대표는 2013년 3월 기타비상무이사로 취임했다가 2019년 3월 퇴임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아이에스동서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아주경제〉는 "국세청이 외화자금을 빼돌리고 국부유출을 고착화하는 역외탈세자 53명을 포착하고 대대적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는데, 그 시기가 아이에스동서에 대한 특별세무조사 착수 시점과 일치하고 있다"는 기사를 냈다. 또한 이밖에 복수의 언론들도 국세청이 아이에스동서와 해외 자회사간 자금 거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으며, 특히 조세회피국가로 분류됐던 파나마 소재 SPC(특수목적법인)의 탈세 여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이에스해운은 파나마에 소재하고 있는 특수목적기업인 'WISDOM SHIPPING 1 S.A.', 'WISDOM SHIPPING 2 S.A.'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보도가 나온 직후인 2022년 12월 27일 아이에스해운은 '비유동자산 처분결정' 보고서를 공시하고 'Capesize(케이프사이즈, 파나마·수에즈운하 통과 불과 크기 선박)  벌크선 2척을 'Palm Bay Shipping', 'Porto Shipholding Limited'에 매각(리스자산 소유권 이전)했다고 밝혔다. 처분가액은 총 4700만 달러(당시 약 611억9400만 원), 처분목적은 차입금 상환이다. 거래조건은 매매가의 10%를 선수금으로 받은 후 2023년 상반기(1호선 2023년 2월 말, 2호선 2023년 4월) 내 선박을 인도하고 잔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선 아이에스동서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이에스해운을 정리하고 해운업에서 철수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해운업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은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2척으로 대선영업을 해왔던 아이에스해운이 사선 2척을 매각함에 따라 해운업에서 사실상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해 연말 보도했다. 또한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해운사업부문을 기타사업부문으로 재분류하기도 했다. 다만, 아이에스해운 법인등기부 등본(29일 기준)을 살펴보면 청산 절차 등을 밟고 있진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에스해운이 잠재적 리스크로 평가되고 있는 부분은 아이에스동서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눈치다. 아이에스동서는 2022년도 사업보고서 내 연결재무제표 주석을 통해 "해운업 경기는 장기적 침체 상태에 작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연결기업(아이에스해운)의 자구계획은 다음과 같다. 불규칙적으로 변동하는 해운시장에 유연한 대처를 위해 장기용선계약 보다는 단기용선계약 위주 영업으로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이라며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경기 침체에 대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년도 보고서엔 담겨있지 않았던 내용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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