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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내시의 처벌을 거부한 연산군과 청와대 기강해이
“적폐 청산 최대 사령탑의 기강해이 논란 불안하다”
2018년 12월 02일 09:38:55 윤명철 논설위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 문재인 대통령은 연산군이 내시의 죄를 주청하는 홍문관 부제학의 상소를 거부한 대가가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명심해야 할 것이다.사진제공=뉴시스

내시(內侍)는 고려와 조선 시대 궁궐의 업무를 보던 관원이다. 흔히들 사극에선 왕의 최측근으로 권력투쟁에서 빠질 수 없는 숨은 권력자로 묘사되곤 한다.

이들은 최고 권력자를 바로 옆에서 수행하면서 일상의 대부분을 함께 지내는 특성상 권력 층의 비밀을 누구보다도 일찍 알 수 있고, 깊이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권력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

연산군 재위 시절 홍문관 부제학 박처륜은 내시의 죄를 묻지 않은 연산군의 행태에 불만을 품고 차자(상소문)를 올린다.

<연산군일기> 연산 2년 1월 10일 기사에 따르면, 홍문관 부제학 박처륜(朴處綸) 등이 차자(箚子)를 통해 “지금 종관(從官)이 감히 법 밖의 일을 가지고 해사(該司)를 거치지 않고 문득 스스로 위에 아뢰었사온데, 죄주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받아들여 윤허까지 하시니, 이는 장차 내시를 총신(寵信)하실 징조”라고 질타한다.

즉 이들은 내시들이 법 밖의 일을 해당 관청을 거치지 않고 연산군에게 직보를 한 일을 지적한 것이다.박처륜은 “조종(祖宗)께서 전칙(典則)을 마련해 후손에게 물려주신 금과옥조는 해와 별처럼 뚜렷하온데, 내시와 중들 때문에 하루아침에 폐기하고 따르지 않으시니, 이는 경솔히 구장(舊章)을 변경하실 징조”라고 거듭 비판했다.

특히 연산군의 불통에 대해서도 “간하는 것을 따라 거부하지 않는 것은 임금의 미덕이온데, 근자에 대신이 진언해도 견책하는 말씀만 내리시고, 대간(臺諫)이 합문에 엎드려 간하되 들어주실 생각이 거의 없으시며, 후설(喉舌)을 맡은 자나 논사(論思)의 직에 있는 자가 주달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온데, 모두 받아들이시는 것을 보지 못했으니, 이는 바른말을 듣기 싫어하실 징조”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연산군은 이들의 상소에 대해서 “차자에 내시를 총애하고 신임하다는 말이 있는데, 그대들이 기미를 막고 조짐을 끊자고 말하는 것이 진실로 옳다”면서도 “‘내시의 화는 여총(女寵)보다 심하다’했는데, 나도 역시 이 뜻을 알고 있거니와, 이번 일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며 처벌을 거부한다.

최근 청와대 근무자들의 잇따른 일탈이 정치 이슈화됐다. 최근 청와대 김종천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적발, 경호처 소속 공무원의 음주폭행 사건에 이어 특별감찰반 직원들의 비위행위 의혹까지 터져 나왔다.

야권은 청와대의 기강 해이 논란에 대해 정치 공세를 펼치고 있으며, 청와대의 조치가 국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진다는 적지 않은 비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의 기치를 내세우며 집권했다. 적폐 청산의 최대 사령탑인 청와대가 각종 범죄와 의혹에 휩싸인다면 국민에게 자신들의 개혁의 진정성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연산군이 내시의 죄를 주청하는 홍문관 부제학의 상소를 거부한 대가가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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