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식의 正論직구] “내 가족 챙기기가 먼저”…건설사 ‘일감 몰아주기’ 확대
[김웅식의 正論직구] “내 가족 챙기기가 먼저”…건설사 ‘일감 몰아주기’ 확대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05.10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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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실적 안 좋을수록 수익회복 위해 내부거래 늘려
“경쟁 없는 수의계약, 장기적으로 건설산업 발전 저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웅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에 칼날을 겨누자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오너가 불법으로 이익을 얻거나 계열사를 지원하는 사례를 지속해서 감시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커뮤니티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에 칼날을 겨누자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오너가 불법으로 이익을 얻거나 계열사를 지원하는 사례를 지속해서 감시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커뮤니티

창업주 한 명에서 시작된 재벌 기업의 자손이 이젠 수백 명으로 늘어났다. 챙겨야 할 재벌가의 자식과 손자 손녀는 왜 이리 많은가.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도 재벌가의 가족환경 변화에서 비롯되는 게 아닌가 한다.  

국내 건설업의 쇠퇴는 ‘불공정한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감 몰아주기다. 건설사들은 영업실적이 안 좋을수록 수익회복을 위해 내부거래를 늘린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내부거래로 혁신 경쟁이 설 자리를 잃게 만든다. 계열사로부터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받아 실적을 쌓는 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에 칼날을 겨누자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오너가 불법으로 이익을 얻거나 계열사를 지원하는 사례를 지속해서 감시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호텔사업에 진출하면서 2013년 대림그룹의 자체브랜드인 ‘글래드(GLAD)’를 개발한 뒤 에이플러스디 앞으로 상표권 출원과 등록을 했다. 에이디플러스는 이해욱 회장과 이 회장 아들이 55%와 45%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공정위 조사 결과 에이디플러스는 2016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으로부터 약 31억원의 브랜드 수수료를 받았고, 이는 이 회장과 이 회장 아들에게 부당하게 귀속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 회장이 ‘GLAD호텔’ 브랜드 사용료와 관련해 부당한 사익을 취했다고 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에 따르면 대림산업 외에 불법 행위를 한 건설사가 있는지 추가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미 구체적인 증거를 모아 위법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내외 경기에 민감한 건설사들은 업계 특성상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내부거래로 업황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며 성장해 왔다. 또한 일부 건설사는 보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룹 공사를 도맡아 추진한다. 그룹은 내부 기밀을 유출하지 않고, 계열 건설사는 이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2018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K건설의 내부거래 규모는 3조4025억 원(매출 대비 45%), 현대엔지니어링 1조7498억 원(28%), 롯데건설은 1조1056억 원(19%)으로 대기업 건설사들의 내부거래는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화건설과 중흥토건의 경우 2018년 내부거래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한화건설의 지난해 내부거래 매출은 9385억 원으로 2017년 6933억 원보다 35.4% 가량 늘었다. 중흥토건은 내부거래를 통해 1331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전년 865억 원보다 54% 증가했다.  

문제는 일감 몰아주기 확대가 장기적으로 볼 때, 건설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점이다. 경쟁이 없는 곳에 혁신이 있을 수 없다. 이는 시장경제 아래에서 자명한 법칙이다.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는 내부거래는 혁신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리고 새로운 기업들의 성장을 억누른다. 

우리나라 건설산업 경쟁력은 해마다 떨어진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지난해 ‘국내 건설산업 글로벌 경쟁력 순위’는 조사 대상 20개국 중 12위다. 2016년에 6위를 기록한 이후 2017년 9위, 2018년 12위로 매년 3단계씩 떨어졌다. 우리나라가 10위 밖으로 밀려난 건 건기연이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담당업무 : 산업부 소속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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