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반대 전선, 이미 무너졌다… 문제는 타이밍
패스트트랙 반대 전선, 이미 무너졌다… 문제는 타이밍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9.06.19 2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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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통과 가능성 열어준 변수 둘… ‘친박신당’ 창당과 손학규의 버티기
숨은 마지막 변수, 타이밍… 본회의 상정과 총선 공천 발표 시기 주목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정치권에 등장한 변수는 둘. ‘친박신당(가칭 신공화당)’의 창당, 그리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버티기 전략’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결정지을 종국의 변수는 바로 패스트트랙 본회의 상정과 총선 공천의 ‘타이밍’에 있다는 분석이다. ⓒ시사오늘 그래픽 김유종
정치권에 등장한 변수는 둘. ‘친박신당(가칭 신공화당)’의 창당, 그리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버티기 전략’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결정지을 종국의 변수는 바로 패스트트랙 본회의 상정과 총선 공천의 ‘타이밍’에 있다는 분석이다. ⓒ시사오늘 그래픽 김유종

지난 14일, 공개적으로 패스트트랙 반대 의사를 밝혔던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물었다. “패스트트랙 통과되면 이제 어떻게 되나요?” 그는 태평하게 답했다.

“패스트트랙? 그거 어차피 실현 가능성 없어요.”

패스트트랙 통과를 위해 앞장섰던 여당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이달 초 기자와 만난 민주당 의원도 여상(如常)한 목소리로 말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지역구 출마자들은 반대하고 있어요. 지금이야 국민 여론이나 당론 눈치 보면서 통과시키자고 하지만, 한국당 반대로 안 될 것을 아니까 하는 소리죠. 한국당한테 고마운 부분도 있을 걸요.”
  
그러나 불과 며칠 만에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패스트트랙 결사반대를 외치던 전선은 무너졌다. 선거법 개정안을 담은 ‘패스트트랙’의 통과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 등장한 변수는 둘이다. ‘친박신당(가칭 신공화당)’의 창당, 그리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버티기 전략’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결정지을 종국의 변수는 바로 패스트트랙 본회의 상정과 총선 공천의 ‘타이밍’에 있다는 분석이다.

 

변수 하나, 극우표 노린 ‘친박신당’의 등장… 박지원의 부채질

홍문종 의원은 지난 17일 자유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과 함께 보수 우익 세력을 대표하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발표했다.

홍 의원은 교섭단체 확보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년 총선 전까지 신공화당(가칭)으로 의원 40~50명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남 지방에서는 이미 한국당 공천보다는 태극기 신당의 공천을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민심의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다”며 “서울에 있는 사람들도 유리하다는 판단이 서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이적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을 무작정 허언(虛言)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실제로 한국당 공천 작업이 본격화되면 지역구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 특히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이 비례대표 자리를 노리고 신당으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친박신당’ 소속 의원들이 한국당과는 다르게 전부 패스트트랙에 찬성표를 던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패스트트랙이 처리되면 현재 253석인 지역구는 225석으로 줄어드는 반면, 비례대표 의석수는 47석에서 75석으로 늘어난다. 보수의 지역 기반을 한국당 및 바른미래당과 나눠야 하는 ‘친박신당’으로써는 비례대표제를 강화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찬성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패스트트랙 통과를 바라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친박신당’에 ‘부채질’을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행법으로 하더라도 (친박신당이) 원내 교섭단체는 구성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며 “패스트트랙이 통과된다고 하면 더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을 지녔던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신당에게는 양당제보다 다당제가 유리하고, 다당제를 유지시킬 수 있는 제도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며 “그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무조건 연동형 비례대표제(패스트트랙)를 통과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상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고선 (친박 신당이) 살아남을 방법은 없다”며 “정당 지지율을 10%만 확보하더라도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이 나오니 거기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수 둘, 손학규의 버티기… 선거연대 vs 연동형 비례대표제 파워게임 승자는?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둘러싸고 극심한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 및 안철수계 의원들은 지지율 부진 책임을 물어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지만, 손 대표는 강경하게 버티는 상황이다.

손 대표는 공식적으로 추석(9월 중순)이 끝나면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으나, 그의 측근에 따르면 적어도 10월까지는 당권을 유지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총선을 앞두고 촉박해진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제 발로 당에서 나가게 만든 후, 평화당·민주당과 손잡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켜 의석수를 확보하려는 심산이 깔려 있다.

손학규계에 속하는 임재훈 당 사무총장도 지난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손 대표는 이러한 것들(당의 부흥)이 가능해지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정답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결국 손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갈등의 실상은, 보수와의 선거연대를 원하는 바른정당 및 안철수계 의원들과 평화당·민주당과의 연립을 꿈꾸는 의원들 사이의 ‘파워게임’ 형태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손 대표의 빠른 퇴진을 강조하는 바른정당 출신 의원은 이달 중순 〈시사오늘〉과 만나 “우리들은 총선을 위해 한국당과 선거연대를 하길 바라고 있다”며 “그러려면 당내 호남계와 손잡은 손 대표가 어서 물러나야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마음이 급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 대표의 퇴진이 늦어지면 선거 연대 타이밍도 놓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바른정당계가 나가든 잔류하든 상관없이, 바른미래당 의원 전부 패스트트랙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강상호 대표도 “이대로 가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친박신당’ 모두 패스트트랙 통과를 바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숨겨진 마지막 변수는 바로 ‘타이밍’이다. 패스트 트랙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시기와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의 총선 공천 결과 발표 시기, 이 두 시기가 맞물려 20대 국회 안에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도, 또는 모든 것을 수포로 돌릴 수도 있는 파급력을 갖는 셈이다. ⓒ뉴시스
숨겨진 마지막 변수는 바로 ‘타이밍’이다. 패스트트랙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시기와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의 총선 공천 결과 발표 시기, 이 두 시기가 맞물려 20대 국회 안에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도, 또는 모든 것을 수포로 돌릴 수도 있는 파급력을 갖는 셈이다. ⓒ뉴시스

숨어 있는 변수, 본회의 상정 및 민주당-한국당 공천 타이밍 …양당 고민 깊어

숨겨진 마지막 변수는 바로 ‘타이밍’이다. 패스트트랙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시기와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의 총선 공천 결과 발표 시기, 이 두 시기가 맞물려 20대 국회 안에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도, 또는 모든 것을 수포로 돌릴 수도 있는 파급력을 갖는 셈이다. 

지난 4월 29일 국회 내 무력 충돌 끝에 가결된 패스트트랙은 국회 본회의에서 투표에 부칠 일만 남았다. 관련 안건은 정개특위에서 최소 90일부터 최장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최장 90일, 본회의 최소 0일부터(국회의장 직권상정) 최장 60일까지 논의된 뒤 본회의로 상정된다. 

이에 대해 강상호 대표는 “법사위 위원장은 현재 야당(한국당) 소속이기 때문에 최장 기간인 90일을 채우고 넘어갈 것이고, 본회의에선 문희상 의장이 직권상정으로 60일 채우지 않고 기한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이라며 “그럼 10월 말이나 11월 초 본회의에 상정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본회의 상정과 맞물릴 공천 결과 발표 시기다. 

공천이 본회의 전에 결정된다고 가정해보자. 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현직 의원들은 비례대표 공천을 받기 위해 당적을 바꾸고 패스트트랙 찬성표를 보낸다. 반대로 지역구 공천에서 선택받으면, 지역구 의석이 줄어드는 상황과 재선(再選)에 부담을 느껴 반대표를 던지게 된다. 

강 대표는 기자에게 “그게 바로 양당의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강조하며 “본회의 상정 시기가 10월로 앞당겨지면, 그땐 공천 확정이 안 되기 때문에 중앙당 당론으로 의원들 컨트롤이 가능하다. 그러나 금년 말까지 상정이 미뤄지면 당론과 관계없이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호남 지역구 의원 관계자 역시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이라는 법안 통과 조건은 개헌과 비교해서 어려운 조건은 아니다”라며 “최대한 공천 결과를 애매하게 끌면서 늦게 발표하는 것이 당론과 의원 표를 그나마 일치시키는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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