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우루사’ 향한 소비자·약사 불만 확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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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텔링] ‘우루사’ 향한 소비자·약사 불만 확산, 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12.06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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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대웅제약의 우루사100mg 포장단위 세분화 조치 이후 포장과 단위 등이 변경돼 출시된 우루사100mg 300정들이 제품.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에 '조제용, 일반 판매용이 아님'이라고 쓰여 있다. 현재 일부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처럼 판매되고 있다 ⓒ 시사오늘
대웅제약의 우루사100mg 포장단위 세분화 조치 이후 포장과 단위 등이 변경돼 출시된 우루사100mg 300정들이 제품.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에 '조제용, 일반 판매용이 아님'이라고 쓰여 있다. 현재 일부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처럼 판매되고 있다 ⓒ 시사오늘

대웅제약의 대표 제품인 '우루사'(URSA)에 대한 소비자와 약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간 때문이야'라는 광고로 널리 알려진 '대웅우루사'나 '복합우루사'이 아니라 '우루사100mg' 때문인데요. 지난 4월 대웅제약은 의약품 오남용을 막고 약국 경영에 도움을 주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우루사100mg 포장단위를 개편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기존 우루사100mg 100정(PTP 포장) 제품을 아예 없애는 대신 플라스틱 병 포장 제품을 도입해 단위를 세분화(30정·300정·500정)하는 게 주된 내용이었는데요. 이게 대웅제약의 잇속만 챙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소비자·약사 사이에서 최근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그간 약국·유통현장에서는 우루사100mg 100정들이 제품의 정체성을 놓고 여러 잡음이 존재했습니다. 해당 제품은 대웅우루사·복합우루사처럼 '일반의약품'이어서 소비자들이 별도의 처방전이 없어도 약국에서 손쉽게 구매 가능했습니다. 특히 우루사류 핵심 성분인 UDCA(우르소데옥시콜산) 함량이 대웅우루사(50mg), 복합우루사(25mg) 대비 2~4배 가량 높다는 게 입소문을 타 많은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애용했는데요. 단, 우루사100mg 100정들이 제품은 일반의약품이면서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조제용'으로 분류돼 약국에서 물건을 사고 팔기에 적잖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현행법에서 조제용 일반의약품을 개봉해 판매하는 걸 금지(개봉하지 않고 판매하는 건 허용됨)하고 있는 데다, 비과세 품목인 조제용으로 들여온 제품(조제매출)을 과세 품목인 일반의약품으로 판매(일반약 매출)하는 행위가 세법에 위배(신고만 제대로 하면 위법 소지 없음)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어서죠. 때문에 우루사100mg 100정들이 제품은 각 약국에서 약사들이 재량껏 팔아왔습니다.

대웅제약이 포장단위를 세분화하면서 '의약품 오남용을 막고 약국 경영에 도움을 주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배경입니다.

지난 4월 대웅제약은 우루사100mg 포장단위를 개편, 기존 우루사100mg 100정(PTP 포장) 제품을 단종시켰다. ⓒ 대웅제약
지난 4월 대웅제약은 우루사100mg 포장단위를 개편, 기존 우루사100mg 100정(PTP 포장) 제품을 단종시켰다. ⓒ 대웅제약

그런데 말입니다. 우루사100mg 포장단위가 개편된지 반년이 훌쩍 넘은 지금, 왜 소비자와 약사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걸까요.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웅제약이 우루사100mg 포장단위 세분화 방침을 밝힌 시점을 전후로 약국·유통현장에서는 한바탕 소란이 일었습니다. 기존 우루사100mg 100정(PTP 포장) 제품이 단종된다는 소문이 일자 각 지역 대형 약국을 중심으로 사재기 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앞서 설명했듯 해당 제품은 대웅우루사·복합우루사에 비해 UDCA 함량이 높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이것만 찾았습니다. 약국 입장에서는, 특히 박리다매가 가능한 대형 약국에서는 '유인상품'으로 안성맞춤이었죠. 우루사100mg 100정을 사러온 소비자들에게 밀크씨슬 등 다른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들을 소개할 수 있으니까요. 단종에 앞서 사재기 소동을 빚은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기존 우루사100mg 100정(PTP 포장) 재고가 떨어져 이 제품을 구하기 쉽지 않은 시기가 돼 조금씩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거죠.

이 같은 불만과 더불어 대웅제약이 자기 잇속만 챙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근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돈'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대웅제약이 우루사류 제품을 통해 올린 매출은 2018년 928억4900만 원, 2019년 888억200만 원, 2020년 867억800만 원으로 최근 3년 간 감소했습니다. 이건 대웅우루사, 복합우루사 등 일반의약품과 우루사100mg 등 조제용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이 모두 포함된 수치인데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대웅우루사연질캡슐' 생산실적은 2018년 140억3810만 원, 2019년 148억7841만 원에서 2020년 106억6339만 원으로 추락했습니다. '복합우루사연질캡슐'도 2018년 194억4620만 원에서 2019년 264억8181만 원으로 올랐다가 지난해 171억6844만 원으로 떨어졌고요. 반면, '우루사정100밀리그램'의 생산실적은 2018년 225억4444만 원, 2019년 308억8030만 원, 2020년 332억356만 원 등으로 지속 증가 중입니다. 일반 약국에서 대웅우루사·복합우루사의 판매가는 80정 기준 약 3만 원대(약국마다 차이가 큼)로 1알당 375원 가량입니다. 우루사100mg의 보험약가는 1정당 90원, 과거 약국에서 100정 제품을 1만~1만8000원 가량 가격에 팔았습니다. 대웅제약 입장에선 우루사100mg보다는 대웅우루사·복합우루사 등이 잘 팔려야 이득이겠죠. 공교롭게도 우루사100mg 포장단위 개편이 이뤄진 올해 1~3분기(누적) 대웅제약이 우루사류로 얻은 매출은 644억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억3600만 원(1.31%) 늘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접근성'입니다. 조제용 일반의약품에 대한 포장단위 세분화는 소비자와 약사들이 과거부터 줄곧 요구해온 사안입니다. 가급적 작은 포장단위로 취급이 간편해야 의약품 유통·판매는 물론, 사용에도 효율적이기 때문이죠. 이미 개봉된지 오래된 제품이 아닌 미개봉된 제품을 바로 처방받기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도 크고요. 이런 측면에서 대웅제약의 우루사100mg 포장단위 개편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는 생각입니다. 기존 우루사100mg 100정(PTP 포장) 제품을 없애되, 우루사100mg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오남용 우려 없이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10정들이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해서죠. 하지만 일선 약국·유통현장에서는 우루사100mg 10정짜리를 구매하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 5일 오후부터 6일 오전까지 서울 종로구·마포구와 경기 북부권 일대 약국 20여 곳을 임의로 방문한 결과 우루사100mg 10정들이 제품을 파는 곳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단, 300정들이를 3만~3만5000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심지어 평소에 알고 지내던 대웅제약의 한 약국영업(OTC) 직원에게 물어보니 "우루사100mg 10정들이 제품에 대해서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단종된 우루사100mg 100정(PTP 포장) 제품을 찾던 소비자들 중에는 자신의 간기능에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병원에 가서 처방전을 받을 시간이 없거나 귀찮기 때문에 그냥 약국을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에게 투여할 약을 저렴하게 구하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루사100mg 100정짜리는 사라졌고, 대신 내놓겠다던 우루사100mg 10정들이는 시중에 제대로 유통되지 않고 있으니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는 거겠죠.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대웅제약의 '우루샷'. 약사들이 대웅제약에 불만을 품은 핵심 원인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쇼핑 캡처 ⓒ 시사오늘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대웅제약의 '우루샷'. 약사들이 대웅제약에 불만을 품은 핵심 원인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쇼핑 캡처 ⓒ 시사오늘

마지막으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이 지적은 약사들 사이에서 주로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대웅제약은 우루사100mg 포장단위 개편 조치를 단행하고 불과 2개월 뒤인 지난 6월께 의약외품 피로해소제인 '우루샷'을 선보였습니다. 우루샷은 1정당 UDCA 15mg을 비롯해 총 6가지 성분이 함유된 제품으로, 대웅제약은 해당 제품의 주요 판매처를 편의점과 자기네 공식몰로 삼았습니다. 이후 대웅제약을 향한 대형 약국들의 시선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소비자 유인상품으로 잘 먹혔던 우루사100mg 제품을 UCDA 오남용 등을 명분으로 내세워 단종시키고는 UCDA 성분이 들어간 편의점 제품을 출시해 약국 매출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불평이 나온 겁니다. 우루샷은 지난 11월 약사법 위반으로 광고업무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는데요. 대웅제약이 '간 편한', '간 해독 성분', '간기능 개선' 등 문구를 사용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해당 제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죠.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처분 배경에 약사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기존 제품 재고가 다한 만큼, 대웅제약을 향한 불만은 당분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서 우루사100mg 100정 제품을 약국에서 그냥 돈 좀 더 주고 샀는데 어느 순간부터 단골 약국이 이젠 안 판다고 하더라. 그래서 서울에 있는 약국을 갔는데 300정들이를 팔고 있었다. 뭐가 오남용을 더 부추기는 건지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일반 우루사는 UDCA 함량도 적은데 너무 비싸다. 비타민B 같은 건 따로 챙겨먹으면 된다. 50mg짜리는 일본에선 그냥 소화제로 쓰고 있다고 하는데, 이럴 거면 일반 우루사 제품 함량이라도 늘려달라. UDCA는 부작용 우려가 적다고, 장기 복용해도 내성이 없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서울 지역의 한 약사는 "대형 약국은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소규모 약국 입장에서는 우루사100mg 제품 팔아도 남는 게 거의 없다. 막말로 10원도 안 남는다. 큰 관심사가 아니다"라면서도 "우루샷 출시했을 때는 정말 열 좀 받았다. 양심적으로 우루사 브랜드는 약국에서만 써야 하는 거 아닌가. 꼼수도 이런 꼼수가 없다. 다른 제약사에서 대표 브랜드를 편의점 제품에 사용한 적이 있느냐"고 꼬집었습니다.

이와 관련, 대웅제약 측은 포장단위 세분화 방침을 밝힐 당시 뿌린 보도자료에서 "조제용 우루사정100mg 제품의 경우 간질환·간수치 이상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제임에도 소비자가 간질환 치료 목적의 우루사100mg을 피로회복제나 간 영양제처럼 잘못 복용하는 상황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며 "우루사100mg를 간영양제나 피로회복제로 혼동해 상시 복용하는 경우가 있어 포장단위를 변경했다. 치료제로 쓰이는 약을 함량이 많다고 더 좋은 약으로 받아들이는 일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조제약 바로알기' 캠페인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는데요.

글쎄요. 그렇게 잘못 복용하는 상황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약 성분을 편의점과 온라인몰 전용 제품에 넣어 팔고 있는 걸로 봤을 때는 좀 납득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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