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빌리브 레저’…신세계건설, 실적부진에도 사업확대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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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빌리브 레저’…신세계건설, 실적부진에도 사업확대 포석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2.21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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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아파트 브랜드 '빌리브'(VILLIV)로 잘 알려진 신세계건설이 거듭된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레저부문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모양새다. 최근 오프라인을 강조하고 있는 신세계그룹과 보폭을 나란히 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1일 신세계건설은 오는 3월 24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2021년도 재무제표 승인, 감사위원 선임 등과 더불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해당 주총에서 신세계건설은 정관을 일부 변경해 사업목적에 '수족관 운영관리업', '공연장·전시장 운영관리'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사업영역 확대를 위한 사업목적 추가"라는 게 신세계건설의 설명이다.

이번에 추가되는 사업목적은 모두 신세계건설의 '아픈 손가락'인 레저부문과 관련돼 있다. 신세계건설은 2015년 레저사업을 수익 다각화의 '첨병'으로 내세우겠다는 방침을 밝으며, 2016년에는 기존 골프장부문에 아쿠아운영팀을 새롭게 더해 레저부문을 신설했다. 신세계건설 레저부문은 자유CC, 트리니티클럽 등에서 골프사업을, 스타필드 하남·고양·안성 내 아쿠어필드에서 아쿠아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레저부문은 신세계건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된 실정이다. 신세계건설 레저부문은 2016년 123억3000만 원, 2017년 96억8300만 원, 2018년 78억8000만 원, 2019년 62억3300만 원, 2020년 129억1200만 원 등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게 줄곧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에서 허덕였으며, 지난해에도 3분기 기준 84억2680만 원의 적자를 냈다.

레저부문의 부진은 전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건설부문이 돈을 벌면 레저부문이 이를 까먹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실제로 2020년의 경우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12%로 확대됐으나 레저부문의 영업손실이 2배 이상 확대되면서 신세계건설의 전체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그럼에도 신세계건설이 이번에 레저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하면서까지 오히려 레저부문 영역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오프라인 전략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팬데믹 속에도 오히려 오프라인 점포에 힘을 주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에 맞서 기존 강점인 오프라인을 살리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특히 신세계건설 최대주주인 이마트는 리뉴얼 점포를 연이어 선보이고, 정용진 부회장의 지휘 아래 SSG랜더스(구 SK와이번스)를 인수하는 등 오프라인에 방점을 찍는 행보를 거듭해 이목을 끌었다. 

더욱이 이마트는 2022년을 온·오프라인 사업 통합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원년으로 삼았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세계그룹의 최대 강점인 오프라인 인프라가 디지털 역량과 하나가 돼 시너지를 창출하면 경쟁사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유일무이의 온·오프 완성형 유니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신세계건설은 그룹의 온·오프라인 완성형 유니버스 구축 전략에 기여하면서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포석으로 레저부문을 지목한 것이다.

신세계건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신세계건설은 2021년 매출 1조2567억5044만 원, 영업이익 384억3966만 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31.4% 증가하며 1조 원대를 회복했고, 영업이익은 86.2%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이 더욱 의미가 있는 건 이마트 등 그룹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이 줄어든 와중에 거둔 성과여서다. 신세계건설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얻은 매출은 2019년 5664억2855만 원에서 2020년 4924억8883만 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3분기 기준 3140억5538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00억 원 가량 감소했다.

반대로 해석하면 신세계건설 입장에선 그룹 일감을 다시 회복할 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사업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화성국제테마파크 프로젝트다. 경기 화성 송산그린시티에 일대에 조성되는 이 테마파크에는 오는 2030년까지 쇼핑몰, 골프장, 호텔·리조트, 그리고 아파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신세계건설은 해당 사업에 대한 지분(10%, 신세계화성)도 확보한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건설이 레저부문 활성화를 위해 신사업팀까지 조직했다. CJ 등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그리로 이직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사업목적까지 추가하는 걸로 봤을 때 화성국제테마파크를 염두에 두고 포석을 세우고 있는 것 같다. 건설부문이 안정기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신사업 강화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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