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분당, ‘올 것이 온다?’ [이재명發 정계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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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분당, ‘올 것이 온다?’ [이재명發 정계개편]
  • 윤진석 기자, 김자영 기자
  • 승인 2022.06.26 11:0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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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의 핵심 ‘이재명 전대 출마가 분수령 
8월 전당대회 전후, 갈등 확산 일로 지켜봐야
2022 총선 앞두고 친명 vs 반명 갈등 ‘주목’
친문 분당 아닌 ‘열린우리당 시즌2’ 가능성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김자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의원의 출마 여부와 관련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서는 이 의원이 출마해 당권을 쥘 경우 분당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시사오늘(그래픽 : 이근)
더불어민주당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의원의 출마 여부와 관련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서는 이 의원이 출마해 당권을 쥘 경우 분당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시사오늘(그래픽 : 이근)

 


더불어민주당 분당, 올 것이 올까? ‘이재명發(발) 정계개편’이라 쓰고, 민주당발 정계개편이라 읽는다. 6월 <시사오늘> 취재를 토대로 유추해 보면 여야 막론 지각 변동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발화점은 이재명 의원일 가능성이 크다. 뇌관도 이재명, 분수령도 이재명, 관건도 이재명 등등. 기승전 이재명 의원이 그 중심에 있다는 관측이다. 

시기를 놓고는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오는 8월 28일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친명(이재명) vs 반명 간 전운이 감돌다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격랑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장기적 관점이다. 파급은 여야 전반에 미칠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탈당과 분당, 입당과 합당에 따른 정계개편이 도미노처럼 일어날 수 있다. 이와 관련, 7가지 관점으로 풀어봤다. 

 

 

포인트 01
野 의원실 보좌진 다수 분당 NO라 했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민주당 50개 의원실 50인 보좌진 중 절반 이상은 분당에 회의적이었다. 본지는 지난 18일 169개 민주당 의원실 중 50여 군데 보좌진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을 돌렸다. 이재명계, 친문(문재인), 이낙연계, 정세균계, 중도·비계파 등이 분포된 더민초(초선의원 모임), 처럼회(이재명계), 재선 모임, 더좋은미래, 민주4.0 중진 의원실 등의 보좌진이 대상이었다. 
 

시사오늘은 민주당 의원실 50여 개 대상 50명 보좌진으로부터 분당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본 뒤 그 결과를 퍼센티지로 나눠봤다.ⓒ시사오늘(그래픽 : 박지연 기자)
시사오늘은 민주당 의원실 50여 개 대상 50명 보좌진으로부터 분당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본 뒤 그 결과를 퍼센티지로 나눠봤다.ⓒ시사오늘(그래픽 : 박지연 기자)

내용은 ‘분당 가능성 있나 vs 없나’로,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 vs 반명 간 갈등이 커지는 상황을 전제로 물었다. 누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분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는 설명도 보탰다. 그 결과 ‘분당할 수 있다’ 10%(5명), ‘없다’ 56%(28명), ‘모름·무응답·유보’ 34%(18%)인 것으로 집계됐다. 저마다 의원실을 대표함이 아닌 개인 의견임을 전제했다. 

분당 가능성에 무게를 둔 보좌진들은 한결같이 ‘이재명 출마론’을 그 근거로 언급했다. “이재명 책임론이 거센 상황”, “장기적으로 분당 가능성 있음”,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을 것” 등등의 말도 보탰다. ‘분당은 없다’고 본 쪽은 이재명계든 아니든 대체로 조심스러워했다. 적지 않게 ‘이재명 출마론’에 심중을 두면서도 만에 하나 분당 된다면 이 의원 때문이 아니라고 했다. 이를 놓고 일부는 포커페이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 경선 당시 이 의원과 갈등을 빚던 범친문계 측에서 유독 ‘李 탓이 아니다’라는 답을 많이 내놨기 때문이다.

 

포인트 02
8월 전당대회 갈등 확산일로에 주목


분당설이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전대를 기준으로 깜빡이는 경고등 때문이다. 출마 명단으로 거론되는 이들은 여럿이다. 가장 유력한 이재명 의원부터 김부겸·추미애·설훈·홍영표·이인영·우원식·정청래·박주민·박지현·박용진·강병원·강훈식·고민정·양이원영·이탄희·전재수 등등이다. 그러나 핵심은 친명(이재명) vs 반명(비명계 포함)이냐다. 후자에는 범친문(문재인)인 이낙연계, 정세균계 등이 속해있다. 당연히 반명계는 ‘이재명 출마 불가론’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는 분당에 대한 우려도 녹아있다. 직접적 표명은 안 하지만 ‘이재명이 나오면 쪼개질 수 있다’는 걱정이 심심찮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표 친문 전해철 의원도 그중 한 명이다. 당대표로 나오려 했던 전 의원은 출마를 접었다. 대신 이 의원을 향해 신호를 보내고 있다. 계파 갈등 우려만 증폭시킬 수 있으니 동반 불출마하자는 제스처다. 일종의 경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온다면 ‘이재명’에 맞선 집단지도체제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현 민주당은 당 대표 따로, 최고위 따로 뽑는 방식이다. 하나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한다면 당 대표는 이 의원이 되더라도 나머지 2,3,4등은 비명에서 골고루 최고위를 가져갈 수 있다. ‘이재명 포위론’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권력이 분산돼 공천권부터 의사결정 등에서 합의를 모아내야 하는 만큼, 이 의원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된다.
 

민주당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전당대회를 앞두고 의원 워크숍을 통해 화합을 도모하려고 하는 중이지만 친명과 반명 간 갈등이 와해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연합뉴스
민주당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전당대회를 앞두고 의원 워크숍을 통해 화합을 도모하려고 하는 중이지만 친명과 반명 간 갈등이 와해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연합뉴스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내년 2월 전대론까지 제기된 바 있다. 김종민 의원 같은 경우다. 예정대로 2개월 뒤 전대를 치르면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이 의원이 전적으로 유리하다. 전대 연기론이 등장한 이유다. 시기를 늦춰 반명계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논리가 숨어있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것으로도 읽힌다. 대장동 의혹부터 성남FC 문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법카 논란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의원의 기세가 약해질 수 있다는 셈법이 깔려 있다.

일련의 얘기들은 모두 ‘이재명 출마 불가론’과 맥을 같이 한다. 하지만 어림없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이 의원 측 소식에 정통한 민주당 인사는 “이재명은 반드시 나온다”고 귀띔했다. “범친문을 대표하는 자들이 (이재명과) 같은 체급이라도 되는 양 불출마를 압박하지만, 착각에 불과하다”고 했다.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가 뭐라 하든 제압할 힘 정도는 이 의원에게 충분히 있다는 얘기다.

이에 반명계 인사는 ‘어디 해 봐라’라며 벼르는 태세다. “이재명이 당대표 되면 같이 못 가겠다는 의원들이 원내교섭단체 이상은 꾸려질 만큼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로서는 이 의원이 당권을 쥐는 건 자신들의 공천 생명 줄을 쥐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칫 대대적 물갈이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앉아서 죽느니 한 데라도 나가 살 방법을 구하려 할 것이다. 분당의 조건이 무르익는 까닭이다. 

물론 단기로 끝날 거라는 관측도 전해진다.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과 신율 명지대 교수는 분당돼도 일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양당제라는 구심력에 의해 분당 사태는 조기 봉합될 수밖에 없다는 관점이다. 

 

포인트 03
이재명式 열린우리당 시즌2 정계개편?


일각서는 전당대회 이후 이재명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새로운 열린우리당식 버전의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연합뉴스
일각서는 전당대회 이후 이재명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새로운 열린우리당식 버전의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연합뉴스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재명식 열린우리당 시즌2’가 형성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야당 모 의원실 측은 “이재명 의원 측근인 서정미 안양대 교수가 창당 준비위를 꾸리고 있다”며 “서 교수 활동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중앙당사 시민캠프 더밝은미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서 교수는 지난 3월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더밝은미래당(가칭)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신고를 마쳤다. 시도당 구성은 오는 9월까지가 기한이다. 이 대표가 8월 전대에서 주도권을 쥔다면 더밝은미래당 행보도 몸집 부풀리기 면에서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이재명계를 흡수할 그릇이 될 수 있지 않냐는 추측이다.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반명계 측에서 탈당하는 것이 아닌 거꾸로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을 주도한 이재명계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신당을 차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와 연관돼 있다. 다소 생소한 계획이긴 하지만, 이 의원은 남고, 일부는 당을 나가 세를 불린 뒤 추후 합당 등 더 큰 그림을 그리자는 방식이다. 총선과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 조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대통령 주도로 새천년민주당이 깨지고 열린우리당이 창당된 적이 있다. 그와 비슷한 방법으로 ‘찐 이재명 당’을 만들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포인트 04
전 정부나 대통령 흔적 지우기


정계개편과 당명 변경은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역대 정계개편을 통해 민주당의 내일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일부 전망도 나온다. 표는 역대 여야 당명 변천사ⓒ시사오늘(그래픽 : 박지연 기자)
정계개편과 당명 변경은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역대 정계개편을 통해 민주당의 내일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일부 전망도 나온다. 표는 역대 여야 당명 변천사ⓒ시사오늘(그래픽 : 박지연 기자)

역대 정계개편은 선거를 앞두고 진행됐다. 혹은 선거 결과에 따라 당명 변경(위 표는 정계개편과 함께해 온 역대 여야 당명 변천사다)과 함께 정계개편이 이뤄졌다. 특히 전 정부나 대통령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방편으로 재편될 때가 많았다. 

국민의힘의 경우 김영삼(YS) 대통령이 문민정부 임기 말 외환위기 등 사건으로 레임덕을 겪자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는 15대 대선을 앞두고 통합민주당과 합당해 ‘한나라당’을 창당했다. 2017년 ‘박근혜 탄핵’ 국면 뒤 장미 대선을 앞두고는 ‘홍준표-유승민(바른정당)’ 두 명의 대선후보 체제로 분당 되기도 했다. 모두 박 전 대통령과 차별성을 긋기 위해 당명도 바꾸고 새로운 보수 정당 이미지로 탈바꿈하려 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11월 새천년민주당과 한나라당 탈당파, 그리고 유시민이 포함된 개혁국민정당 일부와 합당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 측 동교동계와는 결별했다. 지역주의 타파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호남 정당 이미지를 떨쳐냈다. DJ 정당을 노무현 정당으로 만드는 과정이기도 했다. 

하지만 임기 말 레임덕을 비껴가지는 못했다. 17대 대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의 천신정(천정배-정동영-신기남)은 새천년민주당을 비롯, 손학규-이부영·김부겸·김영춘 등 한나라당 탈당파와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뭉쳐 활로를 모색하기도 했다. 

현재 민주당은 3연패 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승승장구하던 당이었다. 2015년 문재인 당대표가 선출된 뒤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꿨고, 이듬해 치러진 선거부터 승전보는 시작됐다. 20대 총선 때 민주당은 호남심판론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현 국민의힘)보다 1석을 더 많이 가져갔다. 박근혜 정부 탄핵을 거쳐 2017년 장미 대선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탄생 됐다. 2018년 지방선거 압승, 2020년 21대 총선서는 헌정 사상 초유로 180석을 확보했다. 4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 임기 말에 들어서는 기존과 정반대 양상이 펼쳐졌다. 4·27 재보선, 20대 대선, 6·1 지선까지 내리 졌다. 

이재명 의원 측은 선거 패인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 탓이라고 보고 있다. ‘李 책임론’이 거세지자 전 정부와 선을 긋고 오히려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역대 정계개편에 비춰 민주당도 이재명이라는 새 리더를 중심으로 재편되기 쉽다. 결국 문 전 대통령의 흔적을 지워나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당명도, 정계도 ‘이재명’스럽게 바꿀 날이 머지않아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포인트 05
‘YS·DJ’ 같은 리더는 없지만…


故김영삼-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은 확실한 리더십으로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 왔었다. 사진은 민주화추진협의회 시절의 YS와 DJⓒ연합뉴스
故김영삼-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은 확실한 리더십으로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 왔었다. 사진은 민주화추진협의회 시절의 YS와 DJⓒ연합뉴스

이 가운데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게 있다. “이재명 말고 확실한 리더가 없다.” 민주당 분당 가능성이 언급될 때 가장 먼저 지목되는 것이다. 

역대 정계개편을 돌아보면, 강력한 리더가 있을 때 성공했다. YS가 있었기에 신한민주당이 창당됐고 3당합당이 가능했다. DJ가 있어 평화민주당이 출범했다. 정계은퇴 후 돌아와 단박에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 수 있었다. JP(김종필)로 인해 신민주공화당, 자민련이 꾸려졌다. 명실상부 세력이 규합되는 데 필요한 구심점 역할을 해줬던 인물들이다.
 

국민의당을 창당했던 시절의 안철수 대표 정도의 리더가 있어야 정계개편이 가능하다는 전제 속 민주당이 그럴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연합뉴스
국민의당을 창당했던 시절의 안철수 대표 정도의 리더가 있어야 정계개편이 가능하다는 전제 속 민주당이 그럴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연합뉴스

 

가깝게는 ‘안철수’도 그와 같다. 2016년 친문 패권을 비판하며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나와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호남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녹색 돌풍을 일으켰다. 38석을 얻고 전국 득표율에서 민주당을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1988년 13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4당 체제를 형성한 유일한 정당이 됐다. “민주당에 국민의당 당시 안철수 같은 급이 없는데 어떻게 분당이 되겠느냐”는 얘기가 들려오는 이유다. 

대선주자급이 부재하다는 것. 전예현 우석대 대학원 객원교수도 이 때문에 “분당 가능성을 낮게 본다”고 했다. “잠룡이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은 이재명 의원 외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서는 하다못해 “천신정 같은 인물들도 없지 않냐”는 얘기까지 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미국에 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있다.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어 깃발을 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짐작된다. ‘홍영표-전해철-설훈’ 등이 앞장서기는 약한 감이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 경우 기회만 되면 미국서 돌아오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다. 혹자는 “정계개편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갑자기 돌아올 개연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외국으로 나간 것도 임팩트를 주려는 차원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정계개편을 감당할 리더들이 당장 보이지 않을 뿐이지 아예 없지 않다는 견해다. 

‘안철수 같은 리더는 없지만, 서청원 같은 기수는 나올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시각도 있다. 이명박 정부이던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는 공천 학살을 당했다고 반발했다. 서청원 전 대표가 깃발을 들었다. 홍사덕·이규택 의원 등과 탈당해 친박연대를 결성했다. 당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습니다’ 신문 지면 광고가 이들에게 힘을 실었다. 친박연대는 14석을 얻었다. 성공적 탈당으로 남아 있다. 

정치인들에게 공천은 생명 줄과도 같다. 정계개편의 확실한 동력이 돼 줄 거라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성공하려면 명분이 관건이라는 경험담도 전해지고 있다. 분당과 창당 합당을 오랫동안 경험한 한 정계 인사는 “민심을 얻으려면 정치인 개개인의 필요와 상관없이 국민적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확실한 리더와 지역 기반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어쨌든 이런 관점을 전제로 분당을 포함한 정계개편 고리가 이어질 수 있음이다. 

 

포인트 06
수박 논쟁이 전조증상일 수 있다


요즘 수박이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이재명 지지자’들이 비명계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같은 민주당이지만 정체성은 다르다며 수박이라고 비난하면서 나온 용어다. 계파분열적 요소라는 점에서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수박이란 말을 쓰지 말라는 금지령까지 내렸다. 

민주당은 팬덤 현상과 연동된 강성 지지층의 주도로 움직여 왔다. 수박 논쟁 역시 용어만 달리해 왔을 뿐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열린우리당이 창당된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찐노무현스러움’을 구현하려 한 데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신주류인 이재명 지지자인 개딸(개혁의 딸들) 입장에서 비명계는 화학적으로 결합할 수 없는 세력일 뿐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진짜 민주당다움을 대표한다고 믿고 있다. 즉, ‘이재명은 개혁적, 반명은 반개혁적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대립 구도를 짜고 있다는 분석이다. 

‘찐’ 논쟁을 펼쳐올 때마다 분당됐고 정계개편은 있어왔다. 수박 논쟁 역시 전조증상이 될 수 있다. 묘하게 ‘조국-이재명(신주류)-개딸’ vs ‘문재인-반명(구주류)-문파’ 대립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포인트 07
여소야대 국면이 갖는 지형적 가능성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는 원 구성 협상 등에서마저 공전을 거듭하는 등 힘든 국면이다. 이에 여당으로서는 정계개편이 되길 바라는 시각이 적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는 원 구성 협상 등에서마저 공전을 거듭하는 등 힘든 국면이다. 이에 여당으로서는 정계개편이 되길 바라는 시각이 적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연합뉴스

 

여소야대 국면일 때 정계개편이 이뤄졌던 사례를 보면 현재도 그럴 수 있지 않냐는 예상도 나온다. 과거 노태우 정부는 사상 초유의 4당 체제와 맞닥뜨리며 여소야대 국면에 놓인 바 있다. 이때 타개책으로 내놓은 것이 민주세력과의 합당이었다. 

반대로 YS는 이를 자신의 판으로 만들었다. 1990년 그는 3당 합당을 선언한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는 명분이었다. 노태우의 민정당, JP의 공화당과 합당을 주도해 민자당을 창당했다. 이후 군정 종식을 이뤄냈다. 

윤석열 정부 역시 여소야대 국면이다. 3주째 원 구성 협상은 공전 상태다. 국회 공백이 말해주듯 어디 하나 쉬운 게 없다. 집권하기 편한 지형 구조가 되길 바랄 것이고 2024년 총선을 기점으로 여대야소 국면을 희망할지 모르겠다. 작게는 야권 발 정계개편 과정에서 일부 탈당 의원들을 흡수하려는 것에서부터 시작할지 모른다. 정계개편은 항상 선거 전후 일어났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부 여당 쪽에서도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분당 과정을 거치며 야권에서 여권으로 넘어온 한 인사는 “어찌 됐든 정계개편 가능성은 친명 vs 반명 간 대립 구도에 있다”고 했다. “앞으로 더 곪을 대로 곪아야 할 것”이라고 봤다. 세포분열, 이합집산, 헤쳐 모여 등이 전개되려면 갈등의 골이 더 깊어져야 한다는 말이었다. 

민주당이 분당 사태를 피하기 위해선 냉철한 현실 인식부터 우선돼야 한다는 조언도 들린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지금의 민주당을 보건대 2016년 분당 사태로 회귀할 수 있는 우려가 든다”며 “당의 제1과제가 당권싸움이 아닌 3연패의 본질적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계개편이 만약 된다면 결국은 국민이 방향타를 쥘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정치는 명분이기에 정계개편이 이뤄진다면 국민이 공감하는 선에서의 권력 구조 개편 방향을 고리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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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년 2022-06-28 00:04:34
분석내용이 흥미롭습니다

ㅇㅇㅇ 2022-06-26 11:35:24
흥미로운 기사임 그래서 김한길의 움직임을 유심히 보고 있는 중임 덧붙이고 싶은 것 이재명 지지층 중에서는 온리 이잼이재명만 지지하는 경우도 있음 조국 수호를 잘못했다고 보는 경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