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정 한투연 대표 “CFD 규제 완화가 SG사태 피해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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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정 한투연 대표 “CFD 규제 완화가 SG사태 피해 키워”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3.05.02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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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상품 잔액 규제 완화로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 돼”
“주가조작 제보받은 뒤 초기 단독 수사한 금융위도 일부 책임”
폭락한 8개 종목 일주일 만에 시가총액 7조 8492억 원 증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금융 당국의 규제완화로 인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폭락 연루 의혹을 받는 H투자컨설팅업체 사무실이 비워져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인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주가조작 사태 연루 의혹을 받는 H투자컨설팅업체 사무실이 비워져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SG증권사로부터 촉발된 주가 대폭락 사태와 관련해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이하 한투연) 대표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1일 정 대표는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존에 5억 원 이상이었던 금융투자상품 잔액이 규제 완화로 인해 기존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이후 3년 만에 CFD 투자가 증가하며 결국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CFD 규제완화는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은 섣부른 결정이었다는 지적이다.

CFD는 증권사로부터 일정 금액을 빌려 특정 주식에 투자한 뒤 주가가 오르면 큰 수익을 얻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원금을 넘어선 손실, 즉 빛까지 발생하는 일종의 레버리지 파생상품으로, 일반투자자는 거래가 불가능하다.

전형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상품으로, 규제 완화 조치 전까지는 진입 기준이 까다로운 편이었다. 

개선 전에는 최근 5년 중 1년 이상 금융투자 상품 월말 평균잔고가 5억 원 이상을 유지해야 되는 필수조건과 소득·자산·전문가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하는 선택조건을 만족해야 했지만, 2019년 11월 규제완화로 인해 5억 원이던 잔고 기준은 5000만 원으로 낮아졌다.

그 결과 보다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자들이 모여들었으며, 3년 전과 비교해 CFD 투자자는 8배 증가했다.

이어 정 대표는 “CFD는 주가 하락 시 원금이 제로가 되며, 반대매매가 발생하면 오히려 돈을 물어내야 하는 구조”라며 “대성홀딩스의 경우 지난 4월 21일 기준 약 1주일 만에 주가는 4분의 1 토막이 났고, 그 결과 많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거액의 빚을 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주가조작 행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특정 주가 조작으로 8개 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G사태로 인해 폭락한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 4월 28일 기준으로 일주일 전인 4월 21일 대비 7조 8492억 원이 급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 대표는 지난 4월 초 주가조작 제보를 받은 금감원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봤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초기에 금감원, 남부지검 등과 공조하지 않은 채 단독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제보 후 조사가 본격적으로 착수되기까지 시간이 지체되면서 당국의 움직임을 눈치 챈 주가조작 세력이 물량 처분에 나서 주가 폭락 사태로 이어졌다”며 “2007년 루보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피해 예방을 위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했지만 동일한 수법이 반복되고 있다. 모니터링 기능을 보다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주식 폭락 이틀 전이었던 지난 4월 20일 보유하고 있던 다우데이타 주식 약 150만 주를 시간외매매 방법으로 매도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주가조작 세력과 관계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단순히 우연임을 강조, “대표직을 걸겠다”며 주가조작 세력과 김 회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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