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의 앞길]'새로운 길' 앞에 놓인 난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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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의 앞길]'새로운 길' 앞에 놓인 난제는?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7.14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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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에 '오픈 프라이머리' 공식 제안했지만…
보수혁신 강조한 金에게 혁신이란, 곧 '통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 숲으로 /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7월 13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뉴시스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낭독한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이라는 시다. 김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길'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그 길 앞에 산적한 난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유승민 정국'으로 인해 정치적 입지가 약화됐다는 평가와 어려운 문제를 '정중동 행보'를 보이며 원만하게 해결했다는 평가를 동시에 듣고 있는 김 대표. 그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섰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갈등을 건너 총선 승리로'

김 대표는 당원과 국민에게 공천권을 넘겨 '정당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른바 상향식 공천제, '오픈 프라이머리'를 야권에 공식 제안했다. "만악의 근원인 공천 제도를 혁신해 민주정당을 만들겠다"고 내세운 것.

최근 여권이 겪은 일련의 사태는 계파 간 '공천권 전쟁'의 서막이라고 보는 게 중론이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파국으로 이어지는 것은 피했지만, 20대 총선이 가까워올수록 공천권을 둘러싼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 간 계파갈등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오픈 프라이머리'를 화두로 던진 것으로 보인다. 계파갈등으로 인한 당 분열은 곧 선거 필패로 이어진다. 그의 해결책은 공천권을 사전에 내려놓는 것이다.

더욱이 '오픈 프라이머리'는 김 대표의 향후 입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설사 총선에서 패배하더라도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니 직격탄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유승민 정국'으로 당이 크게 흔들린 만큼 패배에 대한 책임론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을 향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은 이미 지난 4월 '오픈 프라이머리'를 골자로 한 공천개혁안을 당론으로 정한 상황이다.

하지만, 김 대표의 계획은 '야권과 동시 실시할 경우'를 반드시 전제로 둬야 한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은 "원론적으로는 찬성이나 전략공천 20%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여당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김 대표 입장에서 봤을 때, 향후 큰 후폭풍과 직면할 공산이 크다.

김 대표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당 단독으로라도 오픈 프라이머리를 실시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야당이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원한다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치를 만들길 기원한다면 반드시 상향식 공천제, 국민공천제로 수정해야 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고개를 넘어 마을로"…'통합을 넘어 대권으로'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은 계파정치의 단절을 뜻한다. 지난 18대, 19대 총선에서 당내 계파갈등으로 인해 공천을 받지 못한 바 있는 김무성 대표가 이를 모를 리 없다.

또 '오픈 프라이머리'는 혁신의 첫단추다. 김 대표는 혁신이야말로 진정한 '새로운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혁신 없는 보수는 수구다. 대한민국 정치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길을 향해 달려가는 혁신이 진정한 혁신"이라고 내세웠다.

그가 말하는 '새로운 길'은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파악할 수 있다. 김 대표의 '새로운 길'은 곧 '통합'이다.

그는 올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정부 측 인사는 모두 제창을 거부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아예 불참했다. 김 대표는 행사 참석을 위해 이동하던 중 일부 시민들로부터 욕설과 함께 물세례를 맞기도 했다. 이어 그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시민들에게 물세례를 맞았다.

지역주의 해소와 불필요한 이념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통합 행보라고 보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진정한 국민통합을 위해서라면 물세례를 넘어서 어떤 험악한 일도 당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분열적인 계파정치와 망국적 지역주의 정치를 청산하는 싸움에서는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통합 행보는 '유승민 정국' 속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당이 한창 내홍을 겪고 있었던 지난 2일 한미연합사를 찾았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둘러싸고 둘로 나뉜 전통 보수 지지층을 '안보'라는 화두로 묶겠다는 의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가 구상하는 '새로운 길'의 끝은 차기 대권으로 보인다. 통합을 넘어 청와대로 입성하겠다는 것.

최근 기자와 만난 여권의 한 관계자는 "통합을 이루지 못한 대통령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그런 관점에서  김 대표의 통합 행보는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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