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세대출 전면 중단해야 집값 잡는다”
[인터뷰] “전세대출 전면 중단해야 집값 잡는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10.30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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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용 부동산연구소 소장
“文정부, 전세가 올라서 집값 상승한 점 캐치 못해“ 
“공적보증뿐만 아니라 SGI서울보증 전대대출 막아야”
“분양가 상한제, 청약제도 개편 병행돼야 실효성 거둬”
“3기 신도시, MB표 보금자리 사전예약 벤치마킹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부동산시장이 심상치 않다. 3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3주차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은 0.04%,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8% 오르며 17주 연속 상승했다.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비롯한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규제가 발표되면 집값이 잠시 주춤했다가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되는 상황인 만큼, 지금과 같은 부동산 대책만으로 과열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물음표가 붙는다는 게 중론이다.

흐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색다른 묘책은 없을까. 지난 29일 〈시사오늘〉과 만난 이원용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문재인 정부가 수많은 부동산 대책을 내놨으나 핵심적인 부분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세대출로 인해서 전세가가 상승했고, 이것이 오늘날 집값 폭등으로 이어진 점을 캐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전세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게 집값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前정권 부동산대책이 現부동산시장에 영향
박근혜 정부 전세대출 정책→現 집값 폭등 본질

이원용 부동산연구소 소장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원용 부동산연구소 소장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요즘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어떻게 보고 있나.

"지금 분위기는 초강세다. 현장에서 보면 집을 구매하려는 분들 중에 연소득 7000만 원 직장인, 30대 중후반, 그리고 80·90년대 출생한 미혼 여성들이 부쩍 늘었다. 현 정권이 출범하면서 집값이 좀 떨어지면 내 집을 마련해야지 하고 생각했던 분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서 이제 사는 거다. 주변에서 자꾸 집값이 올랐다는 얘기만 하니까 이제 정부 대책을 믿지 못하겠다는 거다. 이런 분들이 다 달라붙었다. 당분간은 부동산 과열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는 의미로 들린다.

"단순히 그렇다고 얘기할 수만은 없다. 이번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정부와 민주당이 간과한 건 현장의 목소리라는 의미다.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면밀하게 파악해서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너무 과거에 매몰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참여정부에서 내놨던 대책을 그대로 답습하는 방향이 아닌가. 지금 부동산시장은 노무현 정권 때와 완전 다르다. 문재인 정권은 그 변화를 전혀 캐치하지 못했다."

-변화라면.

"노무현, 문재인 정부는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을 펼쳤는데 결과적으로 집값이 올랐고, MB(이명박 전 대통령)정부는 초기에 부동산 규제를 다 풀었는데 가격이 떨어졌다. 박근혜 정부는 집값 올리겠다는 구호를 앞세워 정권을 잡았는데 생각보다 집값 상승폭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MB 정부 때 집값이 떨어진 주된 원인으로 보통 2008년 금융위기를 드는데 본질은 금융위기가 아니었다. 노무현 정부가 본격적으로 부동산시장 규제에 나선 게 2007년 3월이고, 그 규제 여파가 MB정부 초기에 나타난 거다. 2008년 초반 아직 서브프라임 여파가 상륙하기 전에 이미 당시 서울 강남권, 경기권 남부는 고점 대비 20% 정도 떨어졌었다. 그리고 금융위기가 터지니까 심리적으로도 얼어붙은 거다. 문재인 정부도 현재 집값 폭등 현상의 원인을 박근혜 정부 때 부동산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찾을 필요가 있었다."

-박근혜 정부 때 어떤 변화가 있었나.

"2013년 박근혜 정부는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을 시행했다. 기존 전세자금 대출보다 대출 금리는 인하하고 대출한도는 확대하는 내용이었다. 표면적으로는 무주택 서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상은 보수언론에서도 인정하듯 '빚내서 집 사라'였다. 소득이 없어도 전세대출을 5억 원까지 해줬다. 전셋값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전셋값을 기준으로 현재가치와 미래가치를 따지는데, 전셋값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집값도 뛰는 거다. 작금의 집값 폭등 현상의 본질은 전셋값이다."

전세대출 막으면 전셋값·집값 동반하락
무주택 서민 부담? 이자보다 월세가 싸다

이원용 소장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원용 소장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문재인 정부도 전세대출 규제를 시행했는데.

"지난해 다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이 있었고, 올해에는 지난 10월 1일 9억 원 초과 고가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 전세대출 공적보증을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지금쯤 정부나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전셋값이 집값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좀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HUG주택보증공사, 주택금융공사 등 공적보증은 기존 정책에서도 5억 원 이상은 취급을 아예 안 했다. 9억 원 이상은 대출 한도를 많이 받으려고 보통 민간보증인 SGI서울보증보험에서 전세대출을 이용한다.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고 공적보증에 대한 전세대출 규제 정책만 내놓은 셈이다. 공적보증뿐만 아니라 SGI서울보증까지 규제해서 전세대출을 막아야 집값 안정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본다."

-민간보증인데 정부 규제 대상이 되나.

"우리나라는 관치금융이다. 이미 LTV, DTI 시행 중이지 않느냐. 은행에 5억 원 초과는 SGI서울보증 받지 말라고 지시하면 된다. SGI서울보증은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상당수를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민간보증이라고 보기에도 어렵다. 전세대출을 해주는 것 자체가 전셋값 상승을 조장하고, 집값 상승을 야기한다는 기본적인 구도를 정부가 이해해야 한다."

-전세대출을 규제하면 전셋값과 집값이 떨어진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집값이 10억 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현금으로 10억 원을 다 주고 매입하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자기 자본으로 5억 원 투자하고, 나머지 5억 원은 전세를 끼고 사는 게 현장의 현실이다. 그럼 집주인도 날짜에 맞춰서 전세를 놔야 한다. 그런데 전세대출이 중단되면 거기 들어갈 수 있는 세입자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렇게 전세가와 매매가가 자연스럽게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시장 상황을 예로 들어도 된다. 일반적으로 신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주변 아파트 전세가는 당연히 하락해야 한다. 과거 노무현, 이명박 정부 때는 그게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하지만 헬리오시티의 경우에는 입주가 시작되자 인근에 나머지 기존 아파트들도 전세가와 매매가가 오르거나 보합세다. 전세 보증금을 대출로 주니까, 그냥 전세 보증금으로 치고 집주인들이 자꾸 투자를 하는 거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전세대출 확대 정책 이후 시장 변화를 캐치하지 못했다."

-부작용이 상당할 것 같다. 당장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권이 흔들릴 염려가 있는데.

"물론 부작용이 있을 거다. 무주택 서민들의 불안감이 있다. 하지만 좀 더 깊게 들어가면 전세 보증금이 5억 원이라고 가정하면, 보통 세입자들은 자기 자본 2억~3억 원에 전세대출 2억~3억 원을 끼고 들어간다. 서울에서 외곽으로 나갈수록 자기 자본 비율은 더 높아진다. 전세대출을 폐지하면 전세값이 3억 원 정도로 떨어진다고 봤을 때 이제 대출이 필요 없는 거다. 이런 사람들은 당연히 이득이다. 그럼 돈이 없는 사람들, 대출 4~5억 원으로 보증금을 마련한 사람들은 어쩌느냐. 이분들 대출 이자만 1달에 120만 원 전후다. 이분들은 월세를 내면 된다. 전셋값이 3억 원으로 떨어지면 월세 부담은 80만 원 정도로 낮아진다. 은행 이자보다 낫다."

-그런 가정 하에 생각하면 집주인들이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오히려 월세를 올리지 않겠느냐.

"미국이나 일본은 보통 매매가격에 대한 은행 이자로 월세가를 정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세가에 비례해서 월세를 책정한다. 수도권에서 평균적으로 전세 1억 원당 월세를 40만 원 받는다고 보면 된다. 일선 현장에서 봤을 때는 전셋값이 떨어진 걸 만회하기 위해 월세를 올릴 수 있는 구조가 절대 아니다.

더욱이 전액 현금으로 집을 산 일부 부자들을 제외하고, 집주인들 대부분이 대출과 전세를 끼고 들어간 사람들 아니냐. 전세 4억 원, 자기 돈 2억 원 정도 투자해서 6억 원에 구매한 집 가격이 10억 원으로 오르고 전셋값도 6억 원으로 올랐다고 가정하자. 전세대출이 중단되면 전셋값이 3억5000만 원 정도로 떨어질 거고, 세입자는 전셋값이 빠졌어도 보증금은 제대로 돌려달라고 할 거다. 집주인은 다른 곳에서 2억 원을 마련해야 되는데 그 돈을 마련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그럼 다른 집을 파는 수밖에 없다. 집값이 빠지려면 다주택자를 힘들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 다주택자들 대부분이 전세를 놓고 투자하는 실정임을 감안해야 한다."

-전세대출을 전면 중단해야 된다는 말인가.

"그렇다.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무주택자도 중단해야 한다. 올해 초에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기업 재직 청년들을 대상으로 금리 1.2%대에 전세대출을 100% 해줬다. 공무원들은 아마 모를 텐데, 이 정책 때문에 조그만 상가나 전세들이 2배로 올랐다. 집주인들이 그 보증금으로 다시 전세를 놓고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전세대출은 중단시키고 차라리 월세를 유도하면서 소득공제를 해주는 게 좋다.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전세대출이 정 필요하다면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 원 이하 등 여러 조건과 제약을 걸어서 정말 최소한의 무주택 서민들에게만 지원해주고 나머지는 전부 막아야 한다. 중소기업 재직 청년 대출만 봐도 현 정부의 전세대출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부작용부터 떠오른다. 국민 반발이 심할 것 같다.

"3개월 정도 유예 기간을 주고, 현재 전세대출을 받고 있는 분들은 조건 없이 연장하는 대신 새로 대출 받는 분들부터 규제하는 방식으로 차근차근 시행하면 된다. 기존 세입자들은 대출을 연장해주되, 전셋값이 떨어진 만큼 은행에서 상환을 요구하면 된다. 그리고 전세대출을 중단하면 전세가가 빠진다는 점, 전세가가 빠진 상황에서 월세로 들어가는 게 이자를 내는 것보다 이익이라는 점을 정부와 언론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금융권의 반대도 예상되는데.

"박근혜 정부 때 은행들이 재미를 보지 못했었다. 정부가 5년 고정 비거치를 일정 비율로 맞추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손해를 보면서 대출을 했다. 그런데 2016년부터 갑자기 중도금대출 나갈 때 은행에서 가산금리를 1~2% 올리더라. 정부에서 채찍을 때리고 나중에 당근을 준 거다. 아까도 말했듯 우리나라는 관치금융이다. 전세대출 규제로 은행이 손해를 보면, 정부에서 나중에 뭔가 혜택을 줄 거다. 전세대출 없을 때는 그간 뭐로 먹고 살았겠나.

전세대출을 중단하게 되면 전세값이 떨어지고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돌려주니까 세입자가 다른 곳에 못 갈 수 있다. 대부분 집주인들이 새로운 세입자에게 전세를 줘서 마련한 보증금으로 이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식이니까 세입자들의 주거권이 흔들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전세대출을 막으면 반대세력에서는 아마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할 거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하면 보통 집주인들은 다주택자다. 세입자들이 그 집을 적정한 가격에 인수하는 일 또한 발생할 것이다. 분배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의미다."

3기 신도시, 정부가 시행하고 민간이 시공해야
분양가 상한제, 공급 위축 우려는 현실성 떨어져

-다시 현안으로 돌아가 보자.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3기 신도시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3시 신도시의 플랜 자체는 괜찮다. 공급량도 상당하고, 집값을 어느 정도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서울 집값에도 충분히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강남권 집값을 잡겠다는 이유로 3기 신도시 조성계획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3기 신도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강남이랑 크게 관련이 없다. 직접적으로 강남 집값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MB 정부의 보금자리 사전예약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보금자리 사전예약 벤치마킹이라면.

"MB 정부는 2009년 말에 다산신도시 진건지구를 보금자리지구로 지정하고, 평당 800만 원대에 분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후에 정부가 땅을 사서 민간 건설사에 땅을 팔고, 그렇게 민간에 이양하면서 평당 1150만 원에 분양이 이뤄졌다. 지금 진건지구 아파트 가격은 34평 기준 6억 원을 돌파했다. 분양가는 4억 원 정도다.

그런데 왜 이걸 벤치마킹하라고 하느냐면, 현 정권과 민주당은 과도한 시세차익을 국민들에게 주는 걸 약간 망설이는 것 같다. 보금자리지구가 성공한 건 분양가와 주변 도시 시세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로 들어가려는 수요가 보금자리지구로 일부 분산된 것이다. 지금 업계에서 예상하기론 3기 신도시 아파트 분양가는 평균적으로 평당 1500만 원 정도다. 보금자리 사전예약을 벤치마킹하면 평당 1000만 원까지 분양가를 잡을 수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시행을 하고 시공권만 민간에 주면 된다. 3기 신도시로 집값을 잡고 싶다면 벌써 분양가를 발표하고 사전예약제로 분양해야 한다. 정부가 시장에 시그널을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값 잡는 효과는 거의 없을 거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그와 비슷한 측면에서 나온 게 아닌가.

"우스갯소리 하나 하자면 나는 솔직히 분양가 상한제(이하 분상제)가 이미 시행되고 있는 줄 알았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강남 분양가 반려했다는 뉴스가 맨날 나오지 않았느냐. 실질적으로 시행 중인 줄 알았다. 집값 잡으려면 분양가 통제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의미다. 분상제는 기본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이제 와서 한다 안 한다고 왈가왈부하는 것도 웃기다.

분상제가 시행되면 어떤 효과가 있겠느냐. 요즘 강남 아파트가 30억~40억 원하는 거 일반 국민들이 제대로 인식 못한다. 너무 금액이 크니까 이게 도대체 가격이 비싼 건지, 싼 건지 감도 안 오는 거다. 그런데 분상제 적용으로 그 바로 옆 아파트를 20억 원 정도에 분양하면 사람들에게 '아, 지금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끼었구나'라는 시그널을 줄 수 있는 거다. 결과적으로 주택 구매를 미루는 효과가 생긴다."

-오히려 분상제 적용 단지가 주변 시세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지 않나.

"그 가능성 때문에 전세대출을 전면 중단해야 된다는 거다. 전세대출이 존재하는 한 전세값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건데, 그렇게 되면 그 주장이 합리적이다. 정부가 전세대출 규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분상제 효과도 크게 볼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정부의 의중대로 분상제가 작동할 거라고 전망하는가.

"전세대출 중단이 어렵다면 분상제가 실효성을 거두는 건 어렵다. 청약 경쟁률이 아무래도 세질 것이고, 투기심리를 자극하게 될 텐데, 청약제도를 손보지 않고 이 상태로 분상제가 시행된다면 강보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청약제도에서는 강동구에 거주하는 사람도 강서구에서 분양을 받을 수 있다. 이건 투기성이 있다고 해석해야 하는 사례다. 분상제를 핀셋으로 추진하듯, 청약제도도 핀셋으로 가야 한다. 구(區)단위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서울 전 지역 통합이 아니라 강동구 5년 이상 거주자는 강동구에 50% 정도 우선분양을 주는 그런 방식으로 해야 한다. 분상제와 청약제도 개편이 병행되지 않으면 청약시장 과열 때문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분상제와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하면 공급이 위축되고 신축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 몇몇 보수언론이나 경제지에서 유독 이와 같은 주장을 펼친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서울 지역은 보통 1200가구 재건축해봐야 일반분양은 200~300가구밖에 안 된다. 재개발·재건축으로는 공급량이 절대 늘지 않는다. 그런데 공급 위축으로 신규 아파트 집값이 더 오른다? 그건 그저 사람들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거라고 본다. 그럼 반대로 MB 정부 때는 서울에 공급이 거의 없었는데, 집값이 올랐느냐. 집값이 오히려 떨어졌다. 규제하면 공급이 줄어든다는 게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서울 지역은 어떻게 해도 공급량이 안 늘어난다. 경기·인천이야 빈 땅에 집 지으면 되지만…. 게다가 지금은 서울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길게 보고 고민해야 된다."

금융은 조이고 거래는 풀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이원용 소장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원용 소장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최정호 전 국토부 장관 후보자 등 투기 의혹 사례를 보면 정부에서도 어느 정도 상황을 알면서 모른 척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믿고 싶진 않다. 정말 혹시나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건 너무 서글픈 현실이 아닌가. 내가 부동산시장에서 목격한 일반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은 현 정부가 최소한 집값을 잡으려고 노력은 한다는 이유로 지지를 계속하더라. 그런데 현장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절대 그런 이유로 민주당을 지지하진 않는다. 정부여당이 현장을 정말 모른다."

-규제 완화가 옳은가, 강화가 옳은가.

"금융만 조이면 된다. 반면, 양도세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 기존 집을 보유한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길을 열어줘야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느냐. 새로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만 지금처럼 양도세를 적용하면 될 일이다. 보유세는 솔직히 큰 효과가 없다고 본다. 집값 올라서 몇 억씩 벌고 있는데 세금 몇 백 더 내는 게 문제겠는가. 전세대출은 규제하고, 양도세는 완화해야 한다."

-정부가 다음달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에서 부동산 규제를 재검토한다는데.

"신념만 있는 게 제일 무서운 거다. 현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많은 노력을 했는데 실질적으로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그냥 너무 과거에 했던 것, 머릿속에 든 것만으로 정책을 펼쳤다. 책만 보면, 책상 앞에만 있으면 아무 것도 안 나온다. 답은 현장에 있다. 당장 경험을 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들이 책은 많이 본 것 같다. 그런데 한국책이 아니라 미국책만 본 것 같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전세대출로 인해 완전 바뀌었다. 정말 집값을 잡을 의지가 있다면 보다 정확하고 디테일하게, 현장에 맞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원용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부동산 실전투자 전문가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부동산 칼럼리스트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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