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장제스의 몰락과 김형오 공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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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장제스의 몰락과 김형오 공천 논란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0.03.08 12:1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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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장제스 몰락의 역사 교훈 외면 안 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김형오 위원장은 장제스의 몰락이 자신들의 측근 비호에서 비롯됐다는 역사의 교훈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사진(중) 장제스 내외 사진제공=뉴시스
김형오 위원장은 장제스의 몰락이 자신들의 측근 비호에서 비롯됐다는 역사의 교훈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사진(중) 장제스 내외 사진제공=뉴시스

<한비자> '유도' 편에 따르면 인재의 등용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만약 지금 평판이 좋다 하여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등용한다면 신하 된 자는 오히려 위로 군주를 떠나 아랫사람들과 어울려 친하고 파당을 결성합니다. 또 당의 추천만을 믿어 그 사람의 실력을 조사해 보지도 않고 등용한다면 신하들은 무리와 교제하여 당을 만드는 데만 힘쓰고, 법에 따라 자기의 책임을 바르게 다하는 데에는 힘쓰지 않게 됩니다.” 

장제스가 중원 대륙을 마오쩌둥의 중국 공산당에게 빼앗긴 데에는 <한비자>의 경고를 무시한 탓이다.

20세기 중국 최대의 비운아 장제스는 한때 중원의 지배자로 군림할 때 天命을 어기고 민심을 저버리며 ‘장쑹쿵천(蔣宋孔陳)’이라는 4대 가문을 총애했다.

장제스는 처가 쑹씨, 의형제 쿵씨, 또 다른 의형제 천씨 부자들에게 온갖 특혜를 베풀었다. 물론 자신의 장씨 가문을 빼놓을 순 없었다. 장제스의 몰락은 이들 4대 가문에서 비롯됐다. 특히 장제스의 의형제인 천지메이의 두 아들 천궈푸와 천리푸가 주도한 비밀경찰 남의사는 무자비한 백색 테러를 일삼아 민심을 이반 시키는 데 앞장섰다.

장제스는 마오쩌둥이 국민당의 대토벌 작전으로 대다수의 병력을 잃고 대장정을 떠나자 독재체제를 강화했다. 남의사는 장제스에게 저항하는 모든 세력에 대해 암살과 테러를 저질렀다. 장제스의 주구(走狗)가 된 남의사의 총수가문에게 온갖 특혜가 주어진 것은 당연지사였다. 천궈푸와 천리푸 두 형제는 장제스의 총애를 받는 대가로 중국의 양심세력을 탄압했고, 중국 최대의 부자이자 권력자에 등극했다. 

장제스의 처가인 쑹씨 집안도 온갖 비리의 온상이 됐다. 특히 쑹씨 집안의 중첩된 혼인관계는 장제스의 권력유지에 최대 기반이 됐다. 반면 중국 국민의 민생은 파탄 났다. 장제스의 의형제인 쿵샹시의 부인인 쑹아이링으로 장제스의 부인인 쑹메이링의 언니였다. 또한 쑹칭링은 중국 근대화의 아버지 쑨원의 부인으로 후일 마오쩌둥을 지지했다. 이들 남매의 청일점인 쑹쯔원은 장제스의 의형제였다.

쿵샹시는 장제스의 비호 아래 중국 금융권의 최고 실력자가 됐다. 쿵샹시가 주도한 화폐개혁은 민생경제를 파탄 냈고, 민심은 장제스를 외면케 만들었다. 쿵샹시는 후일 장제스가 타이완으로 도주했을 때 미국으로 도망갔다. 수억 명의 중국인들을 공산 치하에 내버린 것은 이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장제스의 최대 실책은 한 세기에 걸친 외세의 침략과 공산당과의 내전을 승리로 이끌 인재를 중용하지 않고 자신과 끈끈한 관계를 맺은 4대 가문을 총애한 데 있다. 승리도 하기 전에 논공행상부터 강행한 격이다. 중국 국민의 행복을 저버리고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한 대가는 비참했다.

미래통합당이 오는 4·25 총선을 앞두고 공천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의 칼자루를 쥐고 현역 의원 다수를 낙천시켰다. 그동안 민심과 동떨어진 언동으로 국민을 괴롭힌 일부 인사들의 공천 배제는 박수를 받을 만하는 평가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이후 민심의 외면을 받은 범 보수권의 부활을 기대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지적이다. 

일단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측근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사들의 대다수가 전략공천이나 단수공천을 받은 점은 당내 분란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나도는 김형오 위원장의 측근 인사들은 김형호 키드의 대표 격인 최홍 전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사장, 허용범, 배용범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능력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라는 말이 괜히 나왔단 말인가?

특히 당이 위기에 빠졌을 때 살신성인의 자세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이인제 전 의원과 김태호 전 의원이 경선도 없이 공천 배제된 상황은 당내 분란을 자초한 실책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적전분열의 책임에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김형오 위원장은 장제스의 몰락이 자신들의 측근 비호에서 비롯됐다는 역사의 교훈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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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2020-03-09 05:17:21
하고 싶은말이 김형오가 공천을 빙자해 사적으로 천거 했다는건데 그것을 뒷받침할만한 자세한 이야기는 없는가요

ㅇㅇ 2020-03-09 04:42:16
장제스의 몰락과 김형오 공천 논란이라..... 기자가 비유를 잘못했구나. 오히려 장제스가 장송공진 4대가문을 총애한 것과 비슷한건 문재인과 민주당이 벌인 공천의 결과와 비슷하다 할 수 있다. "장제스의 몰락과 친문 공천 논란" 혹은 "장제스의 몰락과 문재인의 조국총애"로 기사를 다시 써볼 생각은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