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토사구팽의 대명사 이정재의 비극적 최후와 미래통합당 내분
[역사로 보는 정치] 토사구팽의 대명사 이정재의 비극적 최후와 미래통합당 내분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0.03.22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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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갈등 논란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이정재의 비참한 말로를 상기시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이기붕과 이정재의 비극처럼 권력욕에 미친 토사구팽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보길 권해본다.  사진제공=뉴시스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이기붕과 이정재의 비극처럼 권력욕에 미친 토사구팽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보길 권해본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정재는 이승만 정권과 결탁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던 대한민국 정치깡패의 원조다. 이정재가 이끌던 동대문 사단과 부하 유지광의 화랑동지회는 자유당 정권이 선거를 치를 때마다 상대방 후보의 유세장을 습격하는 정치테러를 일삼던 양아치 깡패의 전형이다.

이정재 사단의 대표적인 정치테러는 지난 1957년 5월 25일 자행된 ‘장충단 집회 방해사건’이다. 야당의 자유당 독재를 성토하는 이 집회에 유지광 등 동대문 사단이 마이크와 앰프에 불을 지르는 만행을 저질렀고, 집회는 중단됐다. 역사는 이 사건을 한국 정치사에 여당이 야당에 저지른 대표적인 정치테러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정재가 이승만 정권의 사냥개가 됐던 이유는 정치깡패의 1인자로 만족하지 못하고 보다 큰 정치적 야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출신지인 이천을 기반으로 권력의 핵심이 되고자 한 큰 야망이 있었다. 특히 이정재의 최측근 인사인 곽영주 경무대 경무관과 조직의 2인자인 유지광도 이천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정재는 이승만 정권의 사냥개에 불과했다. 정권의 2인자인 이기붕은 1956년 정·부통령 선거에 이승만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야권의 장면에게 완패당했다. 이기붕은 재기를 위해선 1958년 제4대 총선에서 국회에 안전하게 입성해야 했다. 당시 민심은 자유당에 등을 돌렸고, 이기붕으로선 전국 어디에도 자신의 당선을 보장할 지역이 없었다.

마침 이정재의 이천이 눈에 들어왔다. 이정재가 꾸준히 지역구 관리를 충실하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기붕은 이천을 빼앗기로 작정했다. 이정재로서는 통탄을 금치 못할 일이지만 정권의 2인자가 욕심을 내고 덤비니 당해낼 재주가 없었다. 故 김대중 대통령도 자서전을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서 “여당은 곧 힘이었다. 무엇이든 다할 수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일설에 의하면 이정재는 고향인 이천을 일찌감치 지역구로 염두에 두고 부하들에게 이천 사람들 일이라면 무조건 도와주라고 지시했다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아마도 당시 이정재는 ‘토사구팽’이라는 격언을 곱씹고 또 곱씹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결국 이승만 정권의 사냥 맹견인 이정재는 이기붕에게 지역구를 통째로 빼앗겼고, 자신이 평생을 바친 조직의 보스에서 물러났다. 그는 5·16 이후 박정희 군사정권에 의해 체포해 그동안의 악행에 대한 단죄를 받았고, 사형장의 이슬로 역사에서 사라졌다. 이정재의 비참한 최후는 정치 세계의 비정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비극이다. 이정재를 배신한 이기붕도 4·19 직후 도피했다가 온 가족이 자살하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정당을 급조해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에서 승리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황교안 미래통함당 대표와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가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결국 한선교 전 대표가 전격 사퇴했다. 앞서 황교안 대표는 김형오 전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과 지역구 공천을 놓고 대립했고, 김형오 위원장도 전격 사퇴했다.

이번 21대 총선은 미래통합당은 역대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선거의 막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미래통합당은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사명을 뒷전에 내팽개치고 자신들의 권력투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의 갈등 논란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이정재의 비참한 말로를 상기시킨다.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이기붕과 이정재의 비극처럼 권력욕에 미친 토사구팽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보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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