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으로 번진 M&A의 실패 [옛날신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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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으로 번진 M&A의 실패 [옛날신문보기]
  • 방글 자유기고가
  • 승인 2022.09.2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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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의 욕심에 박찬구 위기감 느껴
금호석화 지분 늘려…계열분리 꾀해
형제의 난, 7년간의 소송전 끝에 종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자유기고가)

25년간 이어오던 금호家의 형제 경영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이 계열 분리되며 끝났다. ⓒ시사오늘 김유종
25년간 이어오던 금호家의 형제 경영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이 계열 분리되며 끝났다. ⓒ시사오늘 김유종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경영은 1984년 시작됐다. 당시 그룹의 모태를 만든 박인천 회장이 별세하면서 장남 故박성용 명예회장이 그룹을 물려받았다. 1996년에는 차남 故박정구 회장이 그 자리를 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故 박정구 회장의 장남 박철완 당시 아시아나항공 부장과 박삼구 회장(장남 박세창 지분 포함), 박찬구 회장(장남 박준경 부장 지분 포함)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은 10.01%로 같았다. 금호산업 역시 6.11%로 동등했다. 

‘형제공동경영합의서’ 대로라면, 박삼구 회장에서 박찬구 회장으로 이어져야 할 순서였다. 

하지만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부터 형제경영은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당시 업계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회장의 확장 경영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러다 경제위기 이후 유동성 위기까지 닥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무엇보다 박찬구 회장은 형이 자신을 ‘경영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 대한 서운함이 있었다. 그룹의 명운이 달린 초대형 M&A를 결정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묵살했다는 데 대한 섭섭함이 컸다. 

결국, 박찬구 회장은 독자노선을 선택한다.

박찬구 회장, 금호석화 지분 또 늘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매각을 결정한 가운데 박찬구 석유화학부문 회장 부자가 금호산업 지분을 팔고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매입하면서 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친동생이다.

2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은 최근 금호산업 주식 36만1504주(0.59%)를 매도하고 금호석유화학 주식 30만5640주(1.08%)를 매입했다. 박찬구 회장의 장남 준경 씨도 금호석유화학 주식 16만2880주(0.57%)를 사들였다. 앞서 지난 22일에도 박 회장은 금호산업 보유 주식 106만주 가운데 36만주를 팔고 금호석화 주식 20만주를 매입해 보유 주식을 155만주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박 회장 부자의 금호석화 지분율은 3월 말 10.01%에서 이달 26일 기준으로 15.81%까지 늘어났다.

박찬구 회장의 지분 변동이 눈길을 끄는 것은 금호석화가 차지하는 그룹 내 위상과 형제 간 균등지분 전통이 깨졌다는 점 때문이다.

-2009년 6월 29일자 <매일경제>

박찬구 회장은 두 달 사이 금호산업 지분 6.11%를 모두 매각하고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18.47%까지 늘렸다. 이 과정에서 금호가 형제 경영에 문제가 생겼다는 분석이 흘러나왔다.

박찬구 회장이 이 같은 결단을 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관례상 자기차례인 차기 그룹 회장 자리를 승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그 중 하나다. 

또, 박삼구 회장의 아들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는 고속승진을 하고 있는 반면 자신의 아들인 박준경 금호타이어 회계팀 부장은 부장직에 머물고 있는 것에도 불만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그룹 전체가 존폐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석유화학만이라도 분리해야겠다는 판단이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박삼구 회장은 동생의 행보에 크게 분노한다. 금호석화는 금호산업 지분 21.6%를 보유한 사실상 지주회사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과 금호석화를 양대축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금호석화를 지배하면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였다. 

결국 박삼구 회장은 박찬구 회장을 석유화학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자신도 동반 퇴진하는 초강수를 둔다.

금호 박삼구·박찬구 회장 동반 퇴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동생 박찬구 석유화학부문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박삼구 회장은 28일 오후 5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그룹 경영위원회에서 박찬구 석유화학 부문 회장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박삼구 회장도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직을 맡기로 했다. 그룹의 새 회장직은 박찬법 항공부문 부회장이 맡는다. 박찬법 부 회장은 그룹에서 40여년간 일해 온 전문경영인이다. 이로써 그룹의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 이후 이어져온 ‘형제 경영’은 막을 내리게 됐다.

박삼구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동생을 해임할 수밖에 없는 유감스러운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고 (나도) 그룹의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면서 “그룹을 살리기 위해서 그런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새로운 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2009년 7월 29일자 <서울신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연합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연합

양 측의 의견은 팽팽하게 맞섰다. 박삼구 회장 측은 박찬구 회장이 총수 일가의 대주주 지분 균등 비율을 깨뜨린 데 책임을 물었다. 반면 박찬구 회장은 형의 무리한 인수로 그룹 경영에 차질이 생긴 데다 경영권을 넘기지 않고 자신을 해임한 것이 형제경영을 이어갈 수 없었던 주요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그동안 4가계에는 그룹 계열사 주식에 대해 균등 출자하고 4가계가 그룹 회장을 추대해 회장을 중심으로 결속했다. 하지만 최근 박찬구 회장이 개인 이익 중심으로 행동하면서 공동경영에 분란을 일으켰다. 그룹의발전과 장래를 위해 해임조치를 단행하게 됐다.”-박삼구 회장 입장

“박삼구 회장이 불법으로 이사회를 소집해 박찬구 해임안을 기습 상정했다. 투표용지에 이사 각자의 이름을 적도록 함으로써 압력을 행사했고, 내 해임안을 가결시켰다.”-박찬구 회장 입장

결국,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회장과의 법정 싸움에 돌입한다. 

금호 ‘형제의 난’ 결국 법정싸움 간다

박찬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석유화학 부문 회장이 한달여 칩거 끝에 형인 박삼구 금호그룹 명예회장과 ‘법정 싸움’을 공식화했다.

박 전 회장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산지는 1일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달 11일 박삼구 금호그룹 명예회장을 포함한 금호석유화학 이사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며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박 전 회장 쪽은 곧 해임무효 가처분신청과 본안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전 회장은 내용증명에서 “금호석유화학 지분구조를 인위적으로 왜곡,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이사들에게 요구했다. 대주주 사이에 경영권 다툼이 일어난 상황에서, 22% 자사주를 보유한 회사 쪽이 박삼구 회장 쪽에 지분을 팔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박 전 회장은 또 “(박삼구 회장 쪽은 아들인) 박세창 상무의 금호산업 주식을 금호렌터카 등이 매수하고 금호석유화학한테 재무구조개선 약정서 날인을 강요했다”며 “대주주를 위해 금호석유화학의 이익이 희생되는 일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채권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대우건설 풋백옵션과 관련이 없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로서 주주·임직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약정서에 서명하는 것 자체가 배임행위라는 판단이 들어, 날인을 거부하고 대표이사 인감을 보관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법무법인 산지는 “지금 금호그룹에 닥친 유동성 위기 앞에서 박삼구 회장의 경영 책임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해 박찬구 회장을 ‘희생양’으로 삼아 축출하려는 시도가 바로 이 사태의 본질”이라며, 박 명예회장의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쪽은 “예전 주장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어 언급할 가치도 없다”며 “박 전 회장의 해임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2009년 9월 2일자 <한겨레>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분리해 나간다. ⓒ연합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분리해 나간다. ⓒ연합

이 소송을 시작으로 두 형제는 7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다. 그 사이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 분리된다. 

금호계열사 형제별 분리경영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가 형제별로 나뉘어 분리 경영된다.

김영기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8일 서울 산업은행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전 금호석화 회장 부자와 고(故) 박정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이 공동 경영하고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명예회장 부자가 경영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금호산업 등 다른 계열사 경영권은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행장은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석유화학의 직접 지배를 받는 구조에서 배제되며 지분구조를 따져 나중에 경영권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현재 금호석화 계열사로 편입된 아시아나항공을 금호산업 계열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10년 2월 8일자 <서울경제>

같은 해 11월 박삼구 회장은 그룹 총수로 복귀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총 없는 전쟁은 계속된다. 

2011년에는 박찬구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는데, 이 때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회장이 고발한 것으로 의심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져버린다. 

2013년에는 상표권 분쟁이 시작된다. 이 외에 아시아나항공 주식매각청구소송,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 결의 무효소송, 박삼구 회장의 박찬구 회장 운전기사 고소, 100억 원대 CP 반환 청구 소송 등 크고 작은 전투가 이어진다. 

두 사람이 7년 간 91건의 소송전을 벌였고, 피소 금액만 2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박찬구 회장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형제의 난은 종식된다. 
 

박삼구 형제의 난 7년만에 종지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벌어졌던 이른바 ‘형제의 난’이 7년 만에 막을 내렸다. 금호석화가 금호아시아나를 상대로 냈던 모든 소송을 철회키로 하면서 향후 금호아시아나의 재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금호석화는 금호아시아나와 모든 송사를 내려놓고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 이사진을 서울남부지검에 형사고소한 건을 지난 10일 취하한 데 이어 박삼구 회장 등을 상대로 낸 기업어음(CP) 부당지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항고도 11일 취하했다. 양측은 현재 진행 중인 상표권 분쟁에 대해서도 원만하게 조정키로 했다.

금호석화는 이날 “글로벌 경제상황 등으로 많은 기업이 생사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소송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취하 이유를 밝혔다. 금호아시아나도 공식 입장을 내고 “소송 취하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2016년 8월 11일자 <국민일보>
 


박삼구 회장은 동생의 항소 포기 소식을 접한 이후, "다 내 부덕의 소치였다"며 "동생이 소를 취하해줘서 고맙다. 앞으로는 서로 도우며 살겠다"고 전했다. 

박찬구 회장은 "지쳤다. 이제는 각자의 길을 가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더 이상 싸우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계열분리도 다 된 상황에서 서로 각자 잘 경영하면 되는 것"이라며 "더 이상 치고받고 할 필요도 없지 않겠나, 나도 편하게 살고 싶어서 마음을 풀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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