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지침서⑪] 이은혜 “N포세대…청년을 주저앉히기 위해 규정당한 것”
[청년지침서⑪] 이은혜 “N포세대…청년을 주저앉히기 위해 규정당한 것”
  • 조서영 기자
  • 승인 2019.07.19 20:1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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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 이은혜 대변인
“민중당-정의당, 통일·자주에 있어 차이”
“청년 둘러싼 모든 문제 핵심은 노동권”
“역사적으로 청년은 가장 시대에 앞장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조서영 기자)

이 청년 지침서(指針書)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들의 날것 그대로의 생각과 고민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은 글이다. 지침서의 열한 번째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은 민중당 이은혜 대변인이다.

이 대변인을 움직이게 한 가치는 ‘자주(自主)’라 했다. 자주란 끌려 다니거나 시키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한다는 의미다. 그는 옛날 운동권 가치로서의 자주의 의미를 넘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던 촛불혁명과 여성들의 미투 운동 등을 포함한 여러 활동에 자주의 가치가 담겨있다고 전했다.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 한다’는 문구처럼 자주는 지금의 시대정신이자 본인의 삶을 관통한 가치라 말한 이 대변인을 19일 민중당 당사에서 만났다.

지침서의 열한 번째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은 민중당 이은혜 대변인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침서의 열한 번째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은 민중당 이은혜 대변인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여러 진보정당 중 민중당에서 정치를 하게 된 계기는.

“진보정당, 그중 정의당과는 통일과 자주에 있어 차이가 있었다. 노무현 정부 때 대학 시절을 보낸 나는 금방이라도 통일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민주노동당 활동을 했고, 그러다 정세가 안 좋아지면서 통합진보당 해산된 이후에는 ‘시대에 맞는 진보’라는 편견에 갇혀 북한과의 문제에 거리를 둔 정당이 대부분이었다. 통일에 있어 미국과 일본에 대해 자주적 입장을 내세울 정당이 필요했지만, 이를 대변할 진보정당은 없었다. 진보정치에 대한 그러한 열망이 있는 사람들과 민중당을 창당하게 됐다.”

- 정의당과 비교했을 때 대변하려는 사람들(소위 타겟층)이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민중당은 당원이 주가 되는 당이다. 정의당처럼 심상정, 노회찬 의원과 같은 스타 정치인 혹은 대표 주자가 없다는 것은 어쩌면 약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당은 스타 정치인에 의존하고 그 이름값으로 당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당원들 스스로가 정치인이 돼 활동하고 있다. 스타 정치인은 다른 당으로 가거나 사고가 생기면 그것으로 끝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당원이 주기 때문에 그런 문제없이 활동하고 있다.”

- 민중당만의 청년 정책이 있다면.

“민중당은 청년민중당, 노동자민중당 등 계급계층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당과는 달리, 이 조직을 바탕으로 당 내에서 청년, 노동자, 여성 등의 위상이 훨씬 높다. 또한 이들이 민중당의 이름으로 직접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자랑할 만하다.”

이 대변인은 노동자라는 단어가 가진 생소함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대변인은 노동자라는 단어가 가진 생소함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2030 청년세대는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동자라는 단어가 가진 생소함 때문이라 생각한다. 도리어 청년들은 스스로를 돈 버는 직장인, 혹은 근로자 정도로 생각할 것 같다. 사실 노동자라는 말은 자본가의 반대급부적인 단어다. ‘이 세상이 노동자-자본가로 구분됐을 때 나는 노동자에 속한다’와 같은 구조적 접근보다는 노동자라는 말을 콤플렉스 혹은 빨갱이, 민주노총, 운동권들이 쓰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긴 것 같다.”

- 노동의 가치를 구시대적인 가치로 보는 청년과 민중당의 가치가 매치가 안 될 것 같다.

“우리도 고민하는 문제다. 하지만 청년을 구분된 계층으로 볼 수도 있지만, 결국 돈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 즉 노동자 중 젊은 사람들로 볼 수도 있다. 나 또한 청년의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하기 보다는 대변인인데 나이가 젊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단어를 세련되게 바꾸거나 모양새 좋은 정책을 내는 것보다는, 청년을 포함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일터에서 겪는 어려움들에 공감하고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본다.”

- 청년세대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노동, 즉 일자리다. 일자리를 취업률이라고 보통 생각하는데, 여기서 조금 더 들어가서 구체적으로 노동권(勞動權)을 말하고 싶다. 청년 취업난, 헬(hell)조선, N포 세대, 20대 남자 현상 등 청년을 둘러싼 모든 문제들과 맞닿아 있는 것이 바로 노동권이다. 맥도날드에서 오토바이 배달을 하든, 방송국에서 작가를 하든, 지하철에서 일을 하든, 평등하고 안전하게 일하고 일한만큼 번다면 지금 같지는 않을 것이다. 월세도 내고, 대학 등록금 빚도 갚고, 연애도 하고, 문화생활도 하고, 부모님에게 보태드릴 수 있을 정도의 소득이 보장되면 청년문제는 많이 해결될 것이다. 그런 것들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니 청년들이 고통 받는다고 생각한다.”

이 대변인은 근본적으로 비정규직 문제와 최저임금 만 원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대변인은 근본적으로 비정규직 문제와 최저임금 만 원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청년 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청년이 힘드니까 고용 정책을 손봐주고, 주거 정책을 손봐주는 등의 시혜적인 정책에 머무를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비정규직 문제와 최저임금 만 원 등을 해결해야 한다. 청년들의 절대 다수가 비정규직, 최저임금 노동자다. 하나하나의 정책의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비정규직과 최저임금의 가장 가까이 있는 청년들을 위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하지만 최저임금 상승, 주52시간제 등으로 비판받고 있다.

“다른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미세먼지가 심각할 때 당시 국민들에게 고등어를 구워먹지 말라고 했다. 이는 대기업이 법을 어기고 매연을 내뿜는 등의 거시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국민만 통제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 문제도 자영업자와 최저임금 노동자들 간 을(乙)의 싸움을 부추기지 말고, 더 큰 재벌문제를 파고들어야 한다.”

- 청년으로서 정치에 한 마디 한다면.

“나는 직접정치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유명한 엘리트 정치인에게 위탁해 내 삶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시 대선주자들이 박근혜 탄핵 문제를 두고 즉각적인 하야는 안 된다며 질서 있는 퇴진을 외칠 때, 광장의 촛불들이 국회 내 가결을 이끌었던 것이 직접정치의 한 양태(樣態)다. 광장의 촛불을 넘어 노동조합이든 정당이든, 동네에서 정치 조직을 만들어도 좋고, 청년단체도 좋다.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냈으면 좋겠다.

또한 청년 스스로 뭉쳐서 청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청년이 시대의 가장 앞에 서있었다. 항쟁의 이름이 붙은 정치적 사건들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도 청년들이 앞장섰다. 이는 청년의 속성 혹은 어쩌면 사명일지도 모른다. N포 세대란 이름은 언론과 기성세대가 청년을 더 주저앉히기 위해 규정시킴을 당했다고 본다. 통일됐을 때 가장 먼저 앞장설 수 있는 새로운 사회의 주역이 청년이었으면 좋겠다.”

- 그렇다면 청년들이 힘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힘을 가진다는 건 청년이 어떤 혜택을 받아야 하는 수혜적 입장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에 서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든 힘을 가지려면 자신의 조직이 필요하다. 70년대에는 빈곤, 80년대에는 독재 투쟁으로 조직화됐다. 특히 486세대는 청년일 당시에도 전국적인 조직인 학생회를 중심으로 단결해 정부와 싸우고, 통일에 대해 얘기하는 주도 세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청년에겐 뭉칠 수 있는 무언가가 없다. 나는 청년들을 위한 조직으로 노동조합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정부가 몇몇 청년 정책으로 달래주기보다는 노조 할 권리를 더 보장해주는 것으로 진정성을 보이길 바란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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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형 2019-07-22 15:29:39
자신의 삶과 세상을 바꾸기 위한 사람들의 자주성을 모으는 정당, 민중당 화이팅!

노령병단 2019-07-22 10:00:19
청년들의 목소리를 잘 담은 기사네요

박지민 2019-07-20 22:57:06
이시대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기사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