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부실공사·안전재해 우려↑…투트랙 대책 고민해야
건설현장 부실공사·안전재해 우려↑…투트랙 대책 고민해야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3.23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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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규제 완화 명분 아닌 유비무환 이루는 계기돼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건설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주택사업 추진에 있어 필수 요소인 인력, 자재 등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국발(發) 전염병 사태가 터진 데다, 국내에서도 지역감염이 본격화돼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인력·자재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공기 지연, 금융 비용 증가 등 현실적 어려움에 직면한 건설현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전국에서 30곳 이상의 건설현장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집계뙜다. 각 건설사들의 올해 상반기 분양일정도 대거 조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 자료를 살펴보면 오는 4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7년 5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인 1만6667가구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정상 입주가 불가능한 가구가 생기거나, 입주 사전점검 일정을 연기될 수 있어 당분간 입주 물량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라는 게 직방의 설명이다.

이처럼 국내 주택사업 여건이 악화되면서 최근 주택시장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각 건설현장의 부실시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전염병 확산에 따른 전문 인력 이탈, 자재 미확보 등으로 공사 차질이 생길 경우 과연 그 건축물을 신뢰할 수 있겠냐는 이유에서다. 공기 지연으로 인한 지체배상금 지급, 금융 비용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날림공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걱정 섞인 목소리도 감지된다. 아울러 노동계에서는 원청·하청업체가 현장 노동자들을 채근질해 안전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와 업계에서는 이 같은 우려와 걱정은 외면하고 건설업체들의 애로사항만 귀담아듣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부실벌점 제도를 강화하는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최근 부분 수정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개정안은 부실벌점 산정방식을 현행 평균(총 벌점을 현장 수로 나누는 방식)에서 합산 방식으로 바꾸고, 컨소시엄(공동도급)의 벌점은 컨소시엄 대표사에게 일괄 부과토록 해 부실시공·안전재해를 사전에 방지하는 게 주요 골자로, 입법예고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건설업계의 강한 반발에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업황이 악화되자 국토부가 이를 소폭 완화·수정키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코로나19 사태가, 되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내용이 담긴 규제를 완화하는 명분이 됐으니 말이다.

앞서 서두에 거론했듯 이번 사태로 건설업계가 위기에 직면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어려움에 처한 건설사들을 돕기 위한 여러 대책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기자도 충분히 공감한다. 그렇지만 부실시공·안전재해는 국민안전과 직결된 사안이다. 특히 부실시공 문제는 자칫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재난은 불현듯 찾아온다는 사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다시 한번 증명됐다. 이를 유비무환을 이루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 현재 국토부가 주택건설 감리 배치기준을 강화하고 건설안전 개별법을 만드는 등 건설분야 안전대책 작업을 추진하는 것과 같은 기조 아래, 부실벌점 제도는 기존 개정안 그대로 시행해야 한다. 기업의 경영정상화가 국민안전과 생명보다 중요할 순 없다.

다만, 이와 동시에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을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면, 긴급 특별융자를 대폭 확대해 민간 공사현장에서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공기 지연에 따른 지체배상금 지급이나 금융 비용 부담에 대한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 이는 개별 업체들의 숨통을 틔워줌은 물론, 주택시장 수요자들의 우려와 걱정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건설현장 인력의 전문화, 근로여건 개선 등을 추진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탈해도 인력난을 겪는 일이 없도록 중장기적인 차원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는 배웠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다가 소 키울 사람까지 잃게 될 수 있음을.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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