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차별금지법’, 민주당이 응답할 차례다
[주간필담] ‘차별금지법’, 민주당이 응답할 차례다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0.08.01 09: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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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째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
제21대 국회에서는 통과될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조서영 기자)

“지난 시기 모든 정부가 부담스러워 했던 법안입니다. 대선 국면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 이도엽(안세영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 역)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평등권이 아닌가요? 제가 뭘 더 고려해야 하는 겁니까.” - 지진희(박무진 대통령 권한대행 역)

드라마 속 이야기지만, 드라마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해 종영한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둘러싼 정치권의 고민을 담았다. 그러나 법안은 반대 끝에 철회됐다. 드라마 속 주인공은 “차별금지법안 입안을 다음 정권으로 이양합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법안 제안서를 닫았다.

현실도 마찬가지다. 차별금지법은 13년간 정치권에서 법안 발의와 반발, 그리고 철회의 과정을 겪어왔다. 법안은 2007년 참여 정부 시절 법무부에 의해 처음 제안됐다. 이후 △제17대 국회, 노회찬 전 민주노동당 의원 △제18대 국회, 권영길 전 의원 △제19대 국회, 김재연 전 통합진보당 의원, 김한길‧최원식 전 민주당 의원 등에 의해 꾸준히 발의돼왔다.

그러나 매번 법안은 반대 끝에 회기 만료로 폐기(노회찬‧권영길‧김재연)되거나, 스스로 철회(김한길‧최원식)했다. 이처럼 차별금지법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나, 지금껏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제20대 국회에서는 법안이 제출되지도 않았다.

 

정의당이 쏘아 올린 차별금지법

보수 개신교계 반대, 또 철회될까?


차별금지법은 13년간 정치권에서 법안 발의와 반발, 그리고 철회의 과정을 겪어왔다. 무려 7년 만에 되살아난 차별금지법은 통과될 수 있을까?ⓒ시사오늘 김유종
차별금지법은 13년간 정치권에서 법안 발의와 반발, 그리고 철회의 과정을 겪어왔다. 무려 7년 만에 되살아난 차별금지법은 통과될 수 있을까?ⓒ시사오늘 김유종

무려 7년 만에 차별금지법의 불씨를 되살린 건 정의당이었다. 정의당은 제1호 당론 법안의 일환으로 제안한 5대 우선 법안에 차별금지법을 포함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2013년 이후 처음 법안을 제출하면서, 다시금 차별금지법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법안의 내용은 참여 정부 시절 제안된 최초의 차별금지법과 다르지 않다. 헌법 제11조에 근거해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 법안에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마땅히 누려야할 평등을 실현하고, 실효성 있는 차별 구제 수단을 도입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보수 개신교계는 여전히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보호법’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뉴시스
보수 개신교계는 여전히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보호법’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뉴시스

그러나 보수 개신교계는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보호법’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주장은 차별금지법에서 정한 처벌 규정이 동성애 반대자를 범죄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평등 원칙 구현은 개별적 차별금지법과 현재의 형법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지난 7월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 발의에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쏟아지는 종교계의 항의 전화에 대해 설명했다. 용 의원은 “오늘도 밥 먹고 온 40분 사이에 부재중 전화가 쌓여 있었다”며 “전화를 받으면 수화기 너머에서 다른 분들이 똑같은 내용으로 통화하는 소리가 들린다. 추측컨대 종교 모임에서 집단적으로 전화를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힘 보태는 연구자, 달라진 개신교계

21대 국회 통과여부는 민주당에 달려


여전히 13년 전과 동일한 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으나,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뉴시스
여전히 13년 전과 동일한 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으나,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뉴시스

여전히 13년 전과 동일한 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으나, 변화도 감지된다.

법과 인권을 연구하는 교수‧연구자 248명은 30일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사회의 해묵은 과제였던 차별금지법 제정을 적극 지지하며, 정부와 국회가 책임 있는 자세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개신교계 안에서도 차별금지법 및 평등법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생겨났다. 지난 20일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등 81개 단체가 법안 제정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또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들’은 22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리스도교 역사는 사랑의 역사였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차별금지법을 향한 길은 멀다.ⓒ뉴시스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차별금지법을 향한 길은 멀다.ⓒ뉴시스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통합당 초선 의원 9명이 6월 국회 중앙 홀에서 8분 46초 동안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팻말을 들고,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했다.

그러나 여전히 차별금지법을 향한 길은 멀다. 거대 양당의 지지, 더 나아가 민주당의 결단 없이는 제정이 불가능하다. 이번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발의한 의원 역시 정의당 6명과 열린민주당‧기본소득당 1명을 제외하면, 더불어민주당은 권인숙‧이동주 의원 총 2명뿐이다. 한편 미래통합당은 동참하지 않았다.

심상정 당대표는 지난 7월 차별금지법 대토론회에서 “정의당은 민주당과 통합당에게 진지하게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토론회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거대 양당이 반응이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결국 13년 만에 돌아온 차별금지법 제정은 민주당에 달려있는 셈이다. 부동산 관련 법안의 상정에서부터 본회의 처리까지 176석의 힘으로 순식간에 이뤄낸 그들이다. 정의당이 쏘아 올린 차별금지법과 이에 동참하는 시민사회와 종교계의 달라진 목소리까지, 이제 민주당이 응답할 차례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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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2020-08-02 07:00:36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