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머니무브 결산②] 투자자예탁금 60조 시대, ‘1년간 2배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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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머니무브 결산②] 투자자예탁금 60조 시대, ‘1년간 2배 뛰었다’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12.23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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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평균 61조 원 기록…사상 최고치 경신, 전년동기대비 138% 성장 기록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 흥행 영향…CMA 계좌 및 잔고도 등락
“CMA 등 증시 대기자금, 시장 기대감 및 시가총액 영향으로 증가 계속 전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우교 기자)

2020년 국내 증시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베팅은 상반기 증시를 떠받쳤고, 떠나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은 힘을 잃은 증시를 하반기까지 견인하는 동력이 됐다. 이에 코로나19로 롤러코스터급 등락을 지속했던 코스피·코스닥은 어느새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 결과, 주식시장엔 유례없는 유동성이 몰리며 증권업계는 호황을 이뤘다. 

하지만 좋은 일 뿐이었을까. 유동성으로 쌓은 증시에 대한 불안이 시작됐고, '빚투'도 계속 늘어 개인투자자들의 재무건전성은 위협받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경제와 실물경제 간 '틈'도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흘러 들어온 '돈'은 냇물이 돼 다시 흐르게 될까. 아니면 웅덩이로 썩게 될까. 어느 때보다 내년 증시에 대한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편집자 주>

투자자예탁금 연간 추이 (12월 21일까지/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제외/단위 : 억원) ©자료=금융투자협회 / 그래프=정우교 기자
투자자예탁금 연간 추이 (12월 21일까지/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제외/단위 : 억원) ©자료=금융투자협회 / 그래프=정우교 기자

2020년 개인 투자자들의 풍부한 유동성에 증권사들은 매 분기마다 쾌재를 불렀다. 주식거래대금을 통한 수탁수수료 이익뿐만 아니라, 증권사 예치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고스란히 증권사로 흘러 들어온 것이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 놓은 자금을 의미한다. 언제든지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유동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투자자예탁금은 전일대비 0.8% 늘어난 61조3446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서는 평균 61조3039억 원(12월 21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평균 25조7306억 원과 비교하면 2.4배(+138%) 성장한 수치다. 

올해 투자자예탁금은 한해에 걸쳐 꾸준히 증가했다. 1월의 경우, 일평균 28조3935억 원으로 시작한 이래 3월에는 36조9657억 원까지 늘어났다. 이후 4월에 40조 원을 돌파(44조5817억 원)하더니, 8월에는 51조6393억 원까지 올랐다. 아직 증시에 투입되지 못한 자금이 50조 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4분기에도 투자자예탁금은 60조 원 수준을 오르내리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 결과, 지난달 26일 사상 최대치인 63조2349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추이에서 눈여겨봐야 할 곳은 '공모주 상장'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이른바 '빅3'로 불렸던 공모주들이 잇따라 상장에 흥행하며 증시 유동성을 주도했다. 

우선, 지난 7월 1일 상장한 SK바이오팜은 6월 23일부터 이틀간 일반·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받았다. 특히 청약증거금이 반환된 같은달 26일 투자자예탁금은 전일(46조4763억 원)보다 9.0% 증가한 50조649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반환된 청약증거금 중 일부가 여전히 증시에 남아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현상은 카카오게임즈(9월 10일 상장), 빅히트엔터테인먼트(10월 15일 상장) 청약증거금 반환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지난 9월 4일 청약증거금이 반환됐는데, 이날 투자자예탁금은 전일(47조3964억 원) 대비 33.4% 증가했다. 또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청약증거금이 반환됐던 지난 10월 8일 투자자예탁금은 47조7330억 원에서 54조2160억 원으로 13.6% 증가했다. 

이와 관련, 증권사 CMA 계좌·잔고도 올해 특히 폭증했다. CMA는 계좌 내 예치자금을 여러 금융자산에 자동로 투자하고 해당 수익금의 일부를 이자로 받게 되는 증권사의 '수시입출식 통장' 개념이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 CMA 계좌 수의 경우, 지난 21일 205만 개를 넘겼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일 161만개에 비해 27.8%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연간 증가율 10.5%보다 17.3%p 높은 기록이다. 또한 CMA 잔고는 올해 52조6096억 원에서 63조6912억 원으로 21.1% 늘어났는데, 지난해 연간 증가율 4.8%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각각 일반·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했던 당시, CMA 잔고는 청약 전보다 약 10~18조 원 가량 줄었고 이후 청약증거금 반환일에는 그만큼 늘어나면서 눈에 띄는 등락을 나타냈다. 

CMA계좌 잔고 연간추이(단위 : 억 원), 붉은색 점선 원은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청약 진행일. ©자료=금융투자협회 / 그래프=정우교 기자
CMA계좌 잔고 연간추이(단위 : 억 원), 붉은색 점선 원은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청약 진행일. ©자료=금융투자협회 / 그래프=정우교 기자

증권가에서는 공모주 상장에 대한 청약대금이 내년에도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개인 투자자들이 배정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이 확대되면서, 유입되는 개인 청약 대금이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개인 청약자 물량 중 50% 이상은 균등 방식으로 배정됨에 따라 소액 청약자들에게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시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의 고공행진은 내년에도 계속될까.

시장 안팎의 관계자들은 무난한 상승세를 전망하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23일) 통화에서 "내년 증시대기자금은 시가총액과 비례해서 움직일 것 같다"면서 "현재 증시대기자금(CMA 포함)은 대략 120조 원 수준으로, 보통 증시대기자금(CMA포함)은 시가총액 대비 5.5~6% 차지하는데, 만약 시가총액이 늘고 비중이 6% 가량 증가한다면, 증시대기자금(CMA 포함)은 현 수준에서 대략 10~12조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한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같은날 통화에서 "투자자예탁금 자체는 예상하기 쉽지는 않지만, 올해 레벨 자체가 점프업 됐다"면서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낮은 가격에서 주식을 매입하고 성과를 보였기 때문에 주식시장 자체에 대한 기대감 및 참여도가 높아진 까닭으로, 이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내년에도 주식시장의 하방을 지키는 힘이 개인투자자들에게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부분이 투자자예탁금을 유지시키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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