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인터뷰] 이상규 “파쇼정치로 통진당 강제 해산…그 중심엔 황교안”
[풀인터뷰] 이상규 “파쇼정치로 통진당 강제 해산…그 중심엔 황교안”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3.26 11: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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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상임대표
˝통진당 죽이기 배경은 보수 집권 연장 위해
야권연대 깨기와 관제 부정선거 무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2010년 지방선거 범진보 야권연대 돌풍
• 2011년 박원순 보궐 때 선관위 투표소 '다운'
• 2012년 18대 대선 국정원 등 조직적 댓글 조작
• 2013년 이석기 내란 음모 기소, 통진당 해산

"2012년 국정원 댓글 조작의 진원지를 보려면 야권연대의 돌풍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0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만 빼고 범 진보 야권연대한 곳은 싹쓸이 성공을 거뒀다. 보수 여당은 깜짝 놀랐다. 2011년 박원순 야권연대 후보가 출마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관위 투표소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여당 의원 보좌관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났지만 관제 선거 조작의 1차 시도가 발각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2년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댓글 조작이 전개됐고 보수정권은 연장됐다. 그럼에도 위기에 몰리자 시도한 것이 있다."

‘야권연대 깨트리기.’

이는 이번 인터뷰 내용의 한 축을 요약한 것이다.

박근혜 정권 때 사라진 당이 있다. 강제로 해산된 당. 통합진보당(통진당)이다. 돌이키면 딱 이 심정이라고 했다. “죽는 줄 알면서도 그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죽으란 법은 없다고, 민중당(옛 통진당)으로 부활한 지 2년이 되어간다고 말하는 이상규 대표.

그는 통진당 강제 해산은 야권연대를 깨트리려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전략의 핵심이라고 했다. 비민주적 폭압적 표적 수사, 사법 농단의 정점이라고 했다.

“국민이 심판한 것이 아니었다. 통진당 죽이기는 파쇼적 발상에 의해 자행됐다. 그 중심에 황교안이 있었다.”

지난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이 대표를 만나 주장의 이유를 들었다.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박근혜 정부 때 추진된 통진당 강제 해산과 의원직 상실은 함정수사 기획수사 파쇼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박근혜 정부 때 추진된 통진당 강제 해산과 의원직 상실은 함정수사 기획수사 파쇼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사건의 배경>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9월 이석기 내란 음모 및 선동 사건이 터졌다. 이후 12월 19일 위헌정당 해산제도에 따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다. 이듬해 11월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이석기의 내란 선동에는 유죄를, 내란 음모는 무죄를 선고했다. 통진당의 수난 시대였다. 먼저 관련 사건이 일어난 배경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朴정부 댓글 조작 사건 은폐 위해
이석기 내란 음모‧선동사건 터트려”

- 박근혜 정권 때 통진당은 이석기 내란 음모 및 선동 사건, 통진당 해산, 의원직 상실 등 엄청난 곤욕을 겪었다.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정치적 활용, 통진당을 죽이기 위한 함정 수사였다. 이석기 내란 음모 및 선동 사건은 국정원 댓글 논란이 1차로 도마 위에 오르고, 박근혜의 정통성 위기가 닥쳤을 때 터트렸다. 통진당 해산도 위기 국면을 넘기려 한 정치적 이용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해산시키는 건 말도 안 되고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 통진당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이석기 내란 음모 및 선동 사건은 박근혜 대선캠프의 댓글 조작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활용됐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국정원이 조직적 댓글 작업을 했다. 경찰, 국군사이버사령부까지 가담한 삼각 커넥션에 의한 여론조작이었다. 처음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서울경찰청에서는 댓글 조작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박근혜가 당선되고 당시 국정원 개입 사건을 담당한 권은희 수사과장(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게시글을 다 찾아냈다. 그때 검찰총장이 수사통 출신의 채동욱 총장이었다. 보통 공안통이나 기획통에서 총장을 한다. 그런데 수사통으로서는 처음 총장이 된 인물이었다. 채동욱, 윤석렬(현 서울중앙 지방검찰청 검사장) 이쪽이 다 수사 통이다. 이 수사통들은 특징이 있다. 오직 증거로만 얘기한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국정원 압수수색까지 하면서 수사를 진행시켰던 이유다.”

- 채 총장은 얼마 못가 사임했다.

“당시 법무부장관이던 황교안이 엄청 눌렀다. 결국 황교안 말을 듣지 않아 채동욱도 날아가게 된 거다.”

채 전 총장은 2013년 4월 검찰총장이 됐지만, 사생활 논란에 대한 진실공방에 휩싸여 9월 퇴임했다.

- 그럼에도 댓글 논란이 거셌다.

“(박근혜 정부 1년차인) 2013년 5월 들어서면서 청문회를 했다. 나도 청문특위였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국정원이 거짓 사무실까지 차려 수사를 방해하고 은폐하려고 엄청 막았다. 그럼에도 6,7,8월이 되면서 국정원 댓글 작업한 게 막 드러났다. 촛불문화제가 시작됐다. 박근혜의 1차 위기가 찾아온 거다. 마치 이명박 때 광우병 촛불로 국정 운영이 스톱됐을 때와 비교할 수 있겠다. 잘못하면 박근혜가 완전히 밀린다는 때에 이 사건이 빵 터진 거다.”

- 어떤 경위로 터진 거였나.

“5월에 강연한 건데 유일한 증거는 녹취록이 전부였다. 녹취록이 유출된 거다.”

- 녹취록 유출은 어떻게 된 건가.

“국정원 첩보원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 강연회장) 잠입해서 몰래 녹음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오랫동안 같이 활동해 온 자기 친구나 선배, 후배로 생각했다. 근데 첩보원이었고, (녹취록을) 그걸 풀었던 거다. 강연했을 때가 5월이었다.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즉시 체포하거나 아무리 늦어도 6월엔 해야지 않았겠나. 왜 안 했을까. 박근혜가 최대의 위기에 몰렸을 때 터트리기 위한 철저한 함정수사, 기획수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작 사건을 은폐시키지 못했다.”

2013년 9월 26일 검찰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형법상 내란 음모 및 선동,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로 기소했다.

이상규 민중 대표는 이석기 내란 음모 및 선동 사건은 박근혜 대선캠프의 댓글 조작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으로 활용됐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상규 민중 대표는 이석기 내란 음모 및 선동 사건은 박근혜 대선캠프의 댓글 조작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으로 활용됐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대선 부정선거 거세지자
통진당 해산 청구 들이밀어”

- 미역줄기처럼 계속 나왔던 것 같다.

“내가 그해 10월 사이버사령부를 찾아냈다. 국정원 게시 댓글과 똑같은 것들이 무더기로 나왔다. 처음 이걸 잡아냈을 때는 또 다른 국정원 팀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다 군인 신분들이었다. 혹시 기무사가 아닐까 했다. 사이버사령부였다. 전적으로 이 작업을 하기 위해 국정원 예산으로 창설된 부대다. 새롭게 발각되면서 종교계가 전적으로 들고 일어났다. 불교 기독교가 대선 불복을 외쳤다. 대선 자체가 부정이었다는 얘기가 전면적으로 터졌다.

이걸 막고자 통진당 해산 청구를 들이민 거였다. (2013년 11월) 박근혜가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법무부가 긴급 안건으로 당 해산 청구를 상정하고 국무위에서 의결했다. 나중 일이지만 회의에 참석했던 장관이 말하길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 채로 갔다고 하더라. 근데 들어가 보니 (법무부장관이던) 황교안이 통진당 해산 청구안을 다 마련하고 기다리고 있던 거였다. 그들은 당 해산 청구를 할 때 가처분도 같이 했다. 일주일이나 10일 만에 당이 정지된다. 당 활동을 할 수가 없는 거다. 굉장히 급박한 것을 정부에서 추진한 거였다.”

법무부는 2013년 11월 5일 헌법재판소에 통진당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했다.

“2010년부터 시작된 부정 선거
야권연대 깨트리기 위한 보수의 기획”

- 왜 통진당을 이용했다고 보는 건가.

“그 얘기를 하려면 2010년 지방선거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사실 박근혜가 선거의 여왕이 맞다. 유일하게 이명박한테 내부 경선에서 졌을 뿐 박근혜가 지휘한 선거는 엄청난 승리로 이끌었다. 선거에서는 굉장히 강력한 사람이다. 이 언급을 왜 하냐면, 그랬던 박근혜도 밀리기 시작한 것이 2010년 지방선거 때의 야권연대였다. 당시 야권이 싹쓸이해 버린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6월 2일 실시한 제5회 지방선거는 54.4%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민선 지방선거 도입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다. 젊은 세대의 투표 참여율이 크게 증가했던 것이 특징이다. 전국 시도지사 광역단체장 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이 야권 연대를 통해 7곳에서 이기는 이변을 일으켰다. 여당이었던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은 6곳 승리에 그쳤다. 전통적 강세였던 경남, 강원도, 충청권 모두 민주당 성향이자 후보인 김두관 이광재 안희정에 내줬다.

- 근데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못 이겼다.

“맞다. 서울은 못 이겼다. 서울은 야권연대가 제대로 안 이뤄졌다. 나도 당시 (통진당 전신인 민주노동당)서울시장 후보였는데, 민주당 후보였던 한명숙 전 총리한테 양보했다. 근데 진보신당의 노회찬 후보는 양보를 안 했다. ‘노회찬 표’만 있으면 무조건 한명숙이 이기는 건데 0.2%라는 간발의 차로 오세훈한테 졌다.  그것 때문에 당시 노회찬 후보가 엄청 욕을 먹었다.”

- 기억난다.

“지방선거 때 정부는 천안함이 폭파된 1번 어뢰 사건을 어마어마하게 터트렸다. 선거 이슈는 실종되고 천안함 보도만 나왔다. 그렇게 했음에도 야권연대한 곳은 서울만 빼고 다 이겼다. (야권단일 무소속의) 김두관 후보가 경남에서 당선됐을 정도다. 그만큼 야권연대는 2010년 엄청난 바람이었다. 민노당도 13석을 얻으며 약진을 했다.”

이상규 대표는 박근혜 정부 청문 특위 당시 국정원이 거짓 사무실까지 차려 수사를 방해하고 은폐하려고 엄청 막았다고 소회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상규 대표는 박근혜 정부 청문 특위 당시 국정원이 거짓 사무실까지 차려 수사를 방해하고 은폐하려고 엄청 막았다고 소회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 보궐 때부터
보수정당의 조직적 선거 범죄 전개”

- 정부여당으로서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 같다.

“그래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굉장히 의미가 있다. 참여연대 사무총장으로 활동했던 박원순 범야권연대 후보가 나왔을 때다. 투표 기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투표소 찾기 기능이 다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처음엔 한나라당의 아무개 보좌관이 저지른 단독범행으로 나왔다. 그런데 외부에서 디도스 공격을 할 경우 홈페이지 기능 중 투표소 찾기만 오류가 나는 건 불가능하다. 내부의 협력자가 없이는 어렵다는 얘기다. 다시 말하면 박원순 범야권 연대 후보가 당선되는 걸 저지하기 위해 보수정당의 조직적 선거범죄가 이미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당시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없던 것 같다.

“특검까지 수사를 했는데도 전모가 안 밝혀졌다. 그렇지만 이후 댓글 조작 사건으로 발전한 거다. 국정원 사이버사령부 보훈청 등 모든 정보기관이 다 동원됐다. 대규모의 관제 부정선거를 2011년부터 준비한 거다. 그렇게 선거 조작을 했는데도 박원순 후보가 됐다. 이후 조중동 언론사가 일제히 12월 연말 특집으로 내보낸 게 있다.

‘다음선거 무조건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이 진다.’ ‘20‧30‧40대가 다 돌아섰다.’ ‘왜?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그렇다.’ ‘전면적인 복지공약을 내세우지 않으면 떨어진다.’

이 같은 신호가 조중동 연말특집에서 보면 쭉 나온다. 이후 박근혜가 대권주자로 나서면서 새누리당(한나라당 후신이자 현 자유한국당)을 빨간색으로 바꿨다. 2012년 대선에서 경제민주화 화두도 던졌다. 박근혜 선거캠프 공약이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보다 좋았다. 복지 정책이 훨씬 잘 돼 있었다.”

- 아이러니한 일이다.

“사실 보편적 복지를 한국 사회에서 정착시킨 게 박근혜 때다. 그에 앞서 최초로 보편적 복지의 시작은 무상급식 논란의 오세훈 사퇴 후 박원순 서울시장이 되면서부터다. 참 웃긴 게 복지에 대한 화두를 진보에서 먼저 제안하더라도 실제 이걸 펴는 건 오히려 보수정권이 더 잘한다. 역사에서 늘 그래왔다.”

- 유럽도 그렇지 않나. 

“유럽도 그렇다. 진보가 정권을 잡아서 진보정책을 펼치면 공격을 받는 반면에 보수가 진보 정책을 펼치면 공격을 안 받는다. 오히려 정권 유지에 더 도움이 된다. 미국도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땐 전쟁을 일으킨다. 강한 아메리카를 보여주기 위해 전쟁을 치르는 거다. 반면 공화당 정권 때는 전쟁을 안 일으킨다. 강한 아메리카인 것을 국민이 알아주니까 따로 보여줄 필요가 없는 거다.”

- 지금도 그렇지만 양극화 해법에 대한 요구가 컸던 때다. 복지 정책 아니면 당선도 어렵지 않았을까.

“이명박 박근혜의 보수정권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선거 조작을 함에도 선거에서 지게 생긴 거다. 선거 조작은 기본으로 하고, 플러스 복지공약까지 하게 된 거였다. 자기들이 그렇게 싫어했던 복지공약을 내세워야 겨우 당선됐던 것이다. 문제는 안 맞는 옷을 입고 있으면 얼마나 힘들겠나. 결국 자기들 정권을 유지하려고 시도한 게 야권연대를 깨는 일이었다. 그러려면 민주당하고 연대하는 통진당을 죽여야 되는 거였다. 통진당 해산은 이 시나리오 하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면 된다.”

- 항간에는 이정희 통진당 대표를 겨냥한 보복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물론 보복적 측면도 있었다. 2012년 18대 대선 TV토론회에서 이정희 (통진당)후보가 박근혜를 향해 ‘당신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TV 토론회를 본 최순실이 그렇게 가슴 아파했다고 하지 않나. 그렇지만 그건 아주 미시적인 부분이다. TV 토론회에서 그 발언을 안 했으면 우리를 살려뒀겠나. 아니라는 거다. 그들이 영원히 정권을 잡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우리였던 거다. 통진당을 없애지 않고서는 새누리당이 정권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본 거였다.”

이상규 대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을 만들기 위해 온갖 짓의 재판 거래를 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이석기 전 의원이 9년 형을 받고, 통진당 의원직이 상실됐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상규 대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을 만들기 위해 온갖 짓의 재판 거래를 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이석기 전 의원이 9년 형을 받고, 통진당 의원직이 상실됐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사법 농단>

이 대표로부터 통진당을 표적으로 삼게 된 배경 등 전반적인 설명을 들은 뒤에는 내란 음모 사건과 당 해산, 의원직 상실 관련 재판 과정상의  문제 제기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듣게 됐다.

“양승태 요구대로 판결문 써도
찍소리 못할 재판부 골라” 

- 통진당 사태가 사법 농단, 재판 거래의 정점이라고 지적해오고 있다. 개략적으로 설명한다면.

“왜 사법 농단인가. (재판 당시 대법원장인) 양승태가 상고법원을 만들기 위해 온갖 짓의 재판 거래를 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박근혜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한 것이기 때문이다. 1심 재판을 수원에서 했는지부터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RO(지하혁명조직)에 의한 내란 음모 및 선동이라며 기소했던 강연 장소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이었다. 이석기 (전)의원의 거주지는 서울 사당동이다. 서울에 법원이 다섯 개나 있는데 굳이 수원에서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이상한 일이다.”

- 왜 그런 건가.

“양승태의 요구대로 판결문을 써도 찍소리 못할 재판부를 고르느라고 수원까지 간 거다. 사건의 1심 재판장이 김정운 수원지법 판사였다. 당시 재판장이 분명히 얘기했다. RO하고 통진당의 정책 강령인 진보적 민주주의는 검찰이 기소를 안 했다고 했다. 따라서 변론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변호인단은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그런데 판결문에 정작 RO와 진보적 민주주의를 내란 음모 유죄의 중요한 근거이자 전제로 삼았더라. 2심 재판 또한 마찬가지다. 2014년에 있던 2심 재판은 서울고등법원 제9형사부에 배정됐다. 당시 재판장이 이민걸이었다. 양승태의 최측근이다. 원래 이민걸은 일선 재판장에 나간 적이 없다. 근데 2심이 딱 배당되는 그 달에 이민걸이 얼굴을 내밀었다.”

2014년 11월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이석기의 내란 선동에는 유죄를, 내란 음모는 무죄를 선고했다.

- 내란 음모는 무죄, 내란 선동만 유죄가 됐다.

“내란 음모가 유죄로 성립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당시 법조계의 정설이었다. 강연한 것밖에 없기 때문에 이건 도저히 내란 음모로 볼 수가 없던 거였다. 문재인 정부 초기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이 터진 적이 있다. 몇 사단을 끌고 와서 어디에 배치하고 장갑차는 몇 대를 갖고 와야 하고…. 굉장히 구체적으로 나왔었다. 그럼에도 유죄로 성립되기 어렵듯이 말이다.”

- 실제 증거가 있어야 하지 않나.

“그렇다. 기무사 경우 문건에 적시된 부대와 사전에 연락했다거나 등이 확인돼야 한다. 기획서 쓴 것 자체는 내란 음모가 안 되는 거다. 내란 음모가 성립이 안 되면 내란 선동도 원래는 안 되는 거다. 내란 음모죄와 내란 선동죄는 연결돼있다. 내란 선동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가서 ‘내란 합시다’라고 할 때 내란 선동죄가 되는 거다. 실제로 내란 선동을 하려고 음모를 꾸민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범죄다. 따라서 내란 음모가 무죄면 내란 선동도 무죄여야 한다. 근데 2심 재판장인 이민걸은 내란 음모는 무죄, 내란 선동죄는 9년을 때려버렸다.”

- 9년 형의 이유는.

“9년을 때리면 대법원에서 양형 조정도 못한다. 10년이 넘은 것만 양형 조정 할 수 있다. 그 아래로 형을 선고하면 대법원에서 유무죄만 판단하게 돼 있다. 때문에 9년 형을 선고한 거다. 양형 조정을 못 하도록. 이후 2015년 대법원에서 판결할 당시 사채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최민호라는 부장판사 사건이 팡 터졌다. 그러자 법원행정처에서 바로 기획 문건을 썼다. ‘이석기 사건을 빨리 선고해야 한다.’ 실제로 선고기일이 조작되기에 이른다. 뇌물 사건이 터진 뒤 이틀 뒤인가 언론 보도가 대대적으로 나갔다. 판사들 비리 사건이 싹 다 덮어진 거다. 후에‘이번에 해보니 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방식을 써먹어야 한다’는 평가 문건까지 나왔다.”

- 어디서 작성한 건가.

“그 역시 법원행정처다. 문건을 보면 ‘박근혜에 지금까지 최대한 사법부는 협조해왔다. 협조 사례 첫 번째가 자유민주주의 수호 위해 이석기 구속, 두 번째가 통진당 해산 사건’ 등 그렇게 나온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더를 내린 것인지, 아니면 알아서 기획한 건지 등 재판 거래의 사실관계는 뭔가.

“박근혜 정부에서 서로 협의한 증거로 잡힌 것은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과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행정소송 ’등이다. 이 두 가지는 행정부와 논의한 것이 물증이 드러났다. 나머지 것에 대한 물증은 아직 없다. 어쨌든 분명한 건 이석기 의원 판결 결과는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 의원직 박탈도 사법 농단이자 월권, 위법이라고 했다. (통진당이 해산되면서 의원직 박탈도 함께 됐다. 지역구로는 김미희(성남 중원), 오병윤(광주 서구을), 이상규(서울 관악을) 의원이, 비례대표로는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직이 상실됐다.

“헌법에 나온 헌법재판소의 권한은 다섯 가지다. 대통령 탄핵심판이라거나 정당해산 심판이라거나 위헌법률심사라거나 권한 제기소송 헌법소원 등. 그런데 국회의원 지위에 대한 판단 여부 권한은 없다. 국회의원 직이 박탈되는 건 두 가지 경우밖에 없다. 하나는 국회가 자체적으로 제명하는 경우, 또 하나는 자격상실형의 범죄 혐의가 확정돼 의원직이 날라 가는 것. 즉 국회의원들이 판단하는 경우 하나와 법원의 판단 두 가지밖에 없다. 그럼에도 헌재가 헌법과 법에 명시되지 않는 권한을 해버린 거다. 위헌이고, 따라서 그 판결은 무효가 되는 거다.”

- 그리되면 의원직 상실 역시 무효가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에서는 아예 각하시켜버렸다. ‘헌재가 판결한 건 법원이 판결할 수 없어. 판단 대상이 아니야. 건들면 안 돼’ 이렇게 한 거다. 그런데 헌재와 신경전을 벌이던 대법원의 양승태가 분노를 했다.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이든 비례의원 소송이든 의원들 지위 판단 권한은 법원에 있는데 어떻게 헌재에서 이런 판결을 내릴 수 있어?’라고 한 거다. 명백한 헌재의 실수를 확인한 이상 그동안 기를 못 펴던 법원이 이참에 확실히 헌재를 눌러버려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심은 기각됐다. 헌재는 권한이 없다는 문구가 판결문에 들어간 거다.”

- 헌재의 권한이 없다면, 그에 따른 결정도 위헌이라 승소로 연결될 수 있는 것 같은데.

“당연히 무효면 의원직 박탈은 잘못됐다는 결론이 나야 하지 않나. 그런데 ‘의원직 박탈은 맞다’그렇게 완전히 앞뒤가 맞지 않는 판결을 해버린 거다. 한마디로 양승태가 원하는 바대로 판결을 한 거다. 2심에서 판결을 한 자가 지금 대법관으로 들어가 있는 이동원이다.”

- 대법원까지는 왜 안 가는 건가.

“비례 지방의원 소송하고 국회의원 소송이 다 대법원에 계류 중에 있다. 빨리해야 하는데 사법 농단 사건이 빵 터지니까 법관들이 눈치 보기만 바쁘지 재판도 이뤄지지 않고 판결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법과 양심에 따라 국회의원직 확인소송을 법률에 의해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촉구 중이다.”

- 하루속히 진실 규명이 돼야 하겠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 내란 선동 사건 등이 터졌을 때 통진당에 대한 여론은 썩 좋지 못했다.

“맞다. 우린 완전히 고립돼 있었다. 오죽하면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국민 사과도 하고, 여느 정치인들처럼 쇼를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해명하면 할수록 더 고립되고 더 불신이 쌓이고 만다, 허우적거리면 거릴수록 더 밑으로 빠져 들어가고 만다. 그 늪에 우린 이미 빠져 있는 거였다. 어떤 경우에도 우린 살아남지 못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 그렇게까지 생각한 건가.

“당원들 안에서 이 얘기 저 얘기 나올 정도로 앞이 안 보인 거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진보운동의 원칙, 진보 정치의 원칙을 져버리면 안 된다. 반드시 역사는 지금 현재 이 상황을 다시 복권하게 된다. 과거 인혁당 사건, 통혁당 사건, 진보당 조봉암 선생 사건처럼 먼 훗날 밝혀지는 게 아니다. 어쩌면 굉장히 빠르게 밝혀질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진보적 원칙을 잘 지켜야 한다. 그러면서 겨우겨우 버텼다. 이 길로 가면 죽는 줄 알면서도 그 자리에 있었다.

반대로, 도망가면서 산 게 정의당 아니겠나.”

이상규 민중당 대표는 정의당과 분당된 원인인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에 대해 이석기 김재연 전 의원은 불구속 기소도 안 된데 반해 유시민계 참여당 계열이 대거 구속됐다고 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상규 민중당 대표는 정의당과 분당된 원인인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에 대해 이석기 김재연 전 의원은 불구속 기소도 안 된데 반해 유시민계 참여당 계열이 대거 구속됐다고 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우리 칠 줄 알고 도망간 게 정의당…
비례부정선거, 유시민계 대거 구속”

- 정의당과는 그전에 헤어진 거 아니었나.(민노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계 등의 통합으로 창당됐던 통합진보당은 2012년 3월 비례대표 후보자 부정 경선 의혹을 계기로 폭력 사태까지 번지는 등 갈등을 낳았다. 이후 평등파 등 신당권파의 일부가 나가 2013년 정의당을 창당했다.)

“그전에 헤어졌는데 그들 생각은 바로 이거다. ‘분명히 여길 친다.’ 2012년, 당이 쪼개질 당시 그들 생각은 ‘우리 (통진당 자주파인 구당권파)하고 같이 있으면 같이 벼락 맞는다.’였다.”

- 그것보다 비례 부정 경선 사건 때문 아닌가.

“내막은 다르다. 모두 다 우리가 저지른 거라고 언론에서는 완전히 다 도배가 됐지 않나. 한겨레, 경향까지 달라붙어서 우리가 선거 부정한 걸로 나왔다. 그러나 사실과 달랐다. 우리는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는데 우리가 왜…? 그때부터 우리는 검찰의 표적이었다. 서울중앙지검 제주지검 광주지검 등 전국의 검찰이 달라붙었다. 압수수색도 검찰 조직 이래로 최대의 검사가 투입된 수사였다. 완전히 탈탈 털어서 조사를 했다. 당시 논란이 된 게 ‘이석기 김재연 비례대표 후보’가 부정선거를 했다는 것 아니었나. 그런데 둘은 검찰이 기소도 못했다. 불구속 기소도 못했다. 오히려 구속된 사람들 거의가 국민참여계의 유시민 계열이었다. 그쪽만 부정선거를 한 게 대거 드러나 구속됐다. 본인들이 부정선거를 하니, 우리도 당연히 조금 했을 거라고 의심하고 터트린 것이 제발 찍기가 된 거였다.”

<RO 진실의 유무>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013년 5월 합정동에서 진행된 RO(지하혁명조직) 강연 녹취록이 첩보원에 의해 유출됐고, 조작됐다고 한 바 있다. 어떤 점이 다른 건지 등 통진당을 둘러싼 여러 오해에 대한 진위 여부에 대해 들었다.

“지하혁명조직 RO
국정원이 작명한 것“

- 녹취록의 내용 중 어떤 점들이 실제와 다른가.  

“RO 모임에서는 오히려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니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정신을 차려야 된다, 반전평화운동을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된다는 거였다. 오히려 이석기 의원은 총 같은 건 갖고 다니면 안 된다 등의 얘기를 했다. 반전평화 선전전을 해야 된다는 거였다. 반면 녹취록에서는 ‘성전’으로 둔갑돼 있었다. 보통 이슬람 무장조직 지하드를 성전이라고 하는데, 반전평화를 전쟁해야 한다는 말로 180도 다르게 녹취록을 만든 거다. 그래서 최초 한국일보에 실린 녹취록을 보면 섬뜩하다. 정말 체제 전복 무장 폭동 준비한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딱 들 정도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실제 녹음 내용과 녹취록을 비교해보니 400군데 이상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쳐놓고 보니 전혀 딴 내용이었다.”

한국일보는 2013년 9월 RO 강연 및 회합 녹취록을 처음 입수한 후 요약본을 신문에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수입 장난감총 가스쇼바 개조 가능’ ‘통신 철도와 가스, 유류 차단’ ‘혜화동 분당 KT통신 침투’ ‘화약 총 탈취’‘백일전투’ 등의 군사 매뉴얼 진행 논의 등이 담겨 있다.

- 당시 KT 통신 파괴 등의 언급도 있다고 알려졌었다.

“한마디도 없다. 이석기 의원은 한마디도 안 했다. 토론 자리에서 누군가가 그 얘기를 하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도 말라고 했다. 그걸 마치 이석기 의원이 다 한 것처럼 된 거다.”

-지하혁명조직이 있다는 얘기는 뭔가. 실제 있는 게 맞나.
 
“없는 조직을 만든 거다.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에 RO가 나왔는데 결성 날짜 미상, 장소 미상, 결성 인원 미상이라고 나왔다. 다 모른다는 거다. 그래서 내가 황교안한테 물었다. 결성한 장소도 없고 결성한 날도 없고 결성한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이런 유령 조직을 갖고 나왔냐. 그랬더니 황교안이가 수사 중인 사건이니 답할 수 없다고 하더라. 원래 조직이 있다고 하면 보통 고유명사가 있지 않나. 통혁당, 인혁당처럼. 근데 조직이 없으니까 그들이 만든 게 지하혁명조직(Revolution Organization)이라는 일반명사를 갖다 붙인 거다."

- 본인들이 알아서 정했다는 건가.

“국정원이 작명한 거다.”

이상규 민중당 대표는 공안검사는 특징이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의심한다. 거기에 간첩이 있을 수 있다고 여긴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상규 민중당 대표는 공안검사는 특징이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의심한다. 거기에 간첩이 있을 수 있다고 여긴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황교안 통진당 해산, 파쇼적 발상
공안검사는 한국당에도 간첩 있다 의심”

- 통진당이 해산된 후 민중당이 창당됐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김종훈 의원 등도 속해 있다. 결국 정당 해산 여부는 국민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보이는데.

“민중당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거다. 존립 자체가 그것을 증명해 내고 있다. 정당은 정당 정책의 이해관계와 그것을 지지하는 세력이 모여 만들어진다. 비록 소수정당이라고 해도 해산을 강제로 한다는 건 민주주의 사회에서 말이 안 된다. 심지어 자유한국당처럼 5‧18 망발을 한다거나 친일 색채가 너무 강하더라도 그 당을 강제로 해산할 수는 없다. 국민의 심판에 의해 사라진다면 몰라도. 역대 정당사를 보면 선거 때 지지도가 너무 낮아서 등 국민의 선택 여하에 따라 없어진 당들은 늘 있어왔다. 따라서 통진당 강제해산은 아주 폭압적이고 파쇼적 발상이다. 황교안은 파쇼적 정치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법무부장관 시절 통진당을 해산한 것이 자신의 업적이라며 자랑스러워하던데.

“황교안은 공안검사 출신이다. 공안검사는 특징이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의심한다. 거기에 간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정의당, 민주당, 극우정당할 것 없이 간첩이 있을 수 있다고 여긴다. 그들은 기자를 기자로 보지 않고 경찰관을 경찰관으로 보지 않고 연예인을 연예인으로 보지 않는다. 모든 사람을 다 간첩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공안검사의 시각이다. 김진태가 19대 국회 본회의장에서 ‘북한의 사주를 받는 종북 세력이 이 안에도 있을 수 있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통진당인 우리를 지칭한 거였지만, 김진태도 공안검사 출신이기 때문에 그렇다.”

- 공안검사들은 진짜로 그렇게 믿고 있는 건가.

“황교안 같은 공안검사들은 실제로 그렇게 믿고 있다. 안 그러면 자기 행동에 대한 합리화가 안 돼 스스로 못 견딜 거다. 그래서 공안검사들이 과거에 간첩도 조작해내고 고문하고 했던 거다. (실제 간첩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 물론 실제 있긴 하다. 근데 공안검사는 한번 간첩을 잡으면 모두가 다 간첩으로 보여서 간첩을 만들고 만다. 수사 통은 객관적 증거를 놓고 하는데, 공안 통은 자기 생각이 더 중요하게 둔다.”

황 대표는 지난 1월 당권 도전을 선언하며 자신이 통진당 해산의 주역인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충청 유세 현장 등에서 “통진당을 해산시킨 결기로 난세를 헤쳐 나가겠다” “주체사상 확산 행위는 일종의 범죄이자 반헌법적”이라고 했다. 같은 날 민중당은 황 대표가 직권을 남용하고 공무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 민중당의 노선은 어떤가. 통진당 때와 달라진 것이 있나.

“통진당 때는 진보적 민주주의라고 했다. 가난한 사람도 사회적 약자도 최소한의 생활의 보장이 돼야 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의 민중당도 기조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의 지향점을 한마디로 뭐로 표현할 것인가. 그것에 대한 기조나 정책 강령은 아직 안 정했다.”

- 이유는?

“원래 해산된 정당은 유사 정당을 성립할 수 없다고 법에 나와 있다. 금지된 것은 세 가지다. 하나는 명칭이 비슷하면 안 된다. 두 번째는 강령이 비슷하면 안 된다. 또 사람 구성도 비슷하면 안 된다. 그래서 우리가 진보당 이름을 못 쓰고, 정책 강령 등도 아직 안 만들었다. 올 9월 만들 계획이다.”

-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자주다. 자주라고 하는 건 외세에 의존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한국경제사회문화 모든 걸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나가고 만들어 가자는 취지다.”

<현안>

다음으로 현안에 대해 질문했다. 민중당은 4월 3일 보궐선거에서 창원 성산에 집중하고 있다. 정의당의 故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다. 민중당과 정의당 간의 범진보 단일화 논의가 삐걱대던 때였다.

“민주당과 정의당 손잡는 순간
힘 빠지고 우리에게 몰릴 것”

- 4‧3 보궐선거 창원 성산에서 정의당과의 단일화가 잘 안 되는 듯한데.

“지난 총선에서 노회찬 정의당 후보와 손석형 민중당 후보가 단일화를 했다. ‘노회찬 당선’을 만들어준 게 ‘손석형’이었다. 故노회찬 (전)의원이 사고로 안타깝게 됐으면 손석형 후보가 이어받는 게 당연히 맞는 거다. 지금도 단일화를 하면 되는데 이걸 거부한다. 처음부터 우리하고는 손잡을 생각이 없었던 거다. 자기들 욕심이 있으니까 경선도 없이 양보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우리하고 논의가 잘 안되자마자 바로 민주당하고 하려고 하고 있다. 논리적으로 봐도 노동자 도시이고 노동자 중심이 돼야 이길 수 있다고 하는 게 창원의 역사와 전통이다. 우리하고 합하는 게 여러모로 더 좋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패스하려고 하는 거다.”

- 막판 단일화 추진 가능성은.

“민주당이 집권당이 된 상태에서, 손을 잡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본다. 민중당, 정의당 이렇게 진보 정당끼리 단일화를 하자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그런데 중앙정치에서 보면 정의당이 늘 민주당이랑 같이 움직이지 않나. 그게 지금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가치적인 문제보다 규모 면에서 자기들이 제1당인 집권당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다. 만약 지금대로 되면 노동 현장의 민심이 ‘정의당이 배신했네’ ‘지금까지 진보 정당인줄 알았는데 진보 정당이 아니네’등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한번 민심이 돌아가면 걷잡을 수 없다고 본다. 故노회찬 의원의 정신을 손석형 후보가 이어가는구나 한번 느끼기 시작하면 판이 달라진다는 거다. 현재도 막 들썩거리고 있다. 상승세를 보이는 유일한 후보가 손 후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손이 노의 정신을 이어가고 노동자 서민을 대변한다는 진정성을 알아줄 거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정의당이 민주당과 손을 잡는 순간 오히려 그쪽의 힘이 빠지고 우리 쪽으로 몰릴 거라고 본다.”

- 내년 총선에서 관악을 출마할 건가.

“그렇다”

이 대표는 18대 비례대표 당선 후 19대 총선에서 통진당 후보로 관악을에 당선됐다. 하지만 당 해산 후 의원직이 상실됐다. 20대 때는 무소속으로 나갔으나 고배를 마셨다.

- 다시 도전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 것 같다.

“양승태가 구속된 날 전화 와 문자가 많이 왔다. 주민들이 ‘양승태가 구속됐으면 의원직이 살아나는 거냐’고 물어왔다. ‘다음 선거에는 꼭 명예회복돼야 한다’ 등 이런 응원을 많이 보내줬다. 관악은 다른 곳보다 당 해산이나 의원직 박탈 사건 등에 대해 굉장히 반응이 빠르다. 그걸 다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저녁때가 되면 늘 주민을 만나고 있다. 민원도 많이 듣게 된다. 서울대도 있고 보라매 병원도 있어 살기 좋은 곳이 관악이지만, 아직도 판자촌이 있고, 주민들이 사용하는 공중화장실이 있다. 화장실이 없는 무허가 집들이 많다. 그런 일들을 해결하고 싶다. 19대 의원으로 있을 때는 특별교부금 예산을 2년간 매년 10억 원씩 갖고 왔다. 관악갑을 국회의원 통틀어서 처음이라고 하더라. 원래 없던 예산을 추가로 가져온 거다. 공무원들도 놀라고, 지방의원들 사이에서 놀랍다고 소문도 났다. 처음 10억 원은 경로당을 짓는데, 다음 10억 원은 구립어린이집 짓는데 사용했다.”

-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북미 간 관계가 좋지 못하다.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정상회담을 하는 건 사전에 합의가 되었기 때문이다. 회담에서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고 그런 경우는 없다. 이건 세기의 합의인데 사전에 합의가 된 거다. 그런데 미국이 합의를 어기고 판을 깼다. 마치 패전국에게 요구하듯이 너희들 내가 하라는 대로 다 해라. 그걸 북이 들어줄 리가 있나. 핵무기가 없을 때도 고분고분하지 않았는데, 있는 상태에서 동등하게 협상해야 않겠나. 미국의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해결책이 안 나온다. 북은 그냥 핵보유국으로 가는 거다.”

- 신 냉전체제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해법은 뭐라 보는지. 

“북이 핵을 없애려면 미국은 북을 침공하지 않는다고 하는 명확한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안 그러면 미국만 불안해질 거다. 우리 언론은 북한이 마치 몰린 것처럼 얘기하는데, 벼랑 끝에 몰린 건 오히려 미국이다. 북한은 쏜다고 하면 쏘는 나라다. 미국으로서는 실제 본토가 공격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고, 그런 채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또한 북한의 객관적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뭐냐면 북을 제재하면 망할 거라고 보는 거다. 제재한지 벌써 10년 됐나, 20년 됐나. 더 오래됐지만 그 기간 북은 핵을 만들었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도와준 게 아니다. 자체로 만들었다. 경제 발전도 마찬가지다. 알아서 잘 할 거다. 북이 미국한테 경제를 도와달라고 한적 한 번도 없다.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하는 얘기였다. 북이 제재를 풀어달라고 하는 얘기는 ‘너희가 우리에게 신뢰를 보여라, 증명하라’는 얘기다. 행동을 보이는 의미로 제재를 풀라는 거지 먹고사는 것 때문이 아니다. 더 궁지에 몰리면 너무 힘들어서 협상 장에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완전히 거꾸로 해석하는 거다. 역효과만 난다.”

- 문재인 정부의 중재도 필요하지 않나.

“문재인 정부가 중재를 발휘할 때다. 미국 너희들 이러다가 크게 당한다. 왜 약속을 안 지키나. 이렇게 해야 한다.”

- 끝으로 평소 생각하는 정치 소신이 듣고 싶다.

“늘 현장에서 뛰고 현장에서 답을 구하자이다. 직접 만나보면 주민들 삶이 어떤지 어떤 문제점이 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답이 나와 있다.”

- 최근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일화가 있다면?

“창원 경우 실제로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 전반적인 경기 후퇴도 있지만 조선업 등의 문제로 창원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실업률도 많고 빈집도 많고 미분양도 늘고 딱 그런 상태다. 지금 과연 문재인 정부가 창원 서민들의 삶을 알고 있을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걸까. 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가 있는데 당사자 얘기를 듣지 않을까. 분명히 촛불에 의해 가장 많은 혜택을 입고 만들어진 정권인데, 왜 서민들의 얘기를 듣지 않는지 안타까운 대목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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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진 2019-07-11 10:41:22
통진당은 종북 내란모의 당인데 아직도 큰 소리 치는 자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