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인터뷰] 김근식 “조국, 포장 백날 해도 벗겨질 날 온다”
[풀인터뷰] 김근식 “조국, 포장 백날 해도 벗겨질 날 온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8.21 09:2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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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경남대교수
“따뜻한 길 걸어온 분, 투사인양 비치는 것 부담”
“조국, 포장 백날 해도 언제고 벗겨질 날 온다”
“법무부 장관 돼도 윤석열 사령탑 컨트롤 못할 것”
“내년 총선, 조국 꼭 출마해라, 어디든 가서 붙겠다”
“바른미래당 내홍은 반문vs반한국당 싸움, 갈라서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이자 전 민정수석인 조국 교수가 죽창가를 강조한 이후 편가르기라며 진격의 저격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조 교수가 개인적 학자로서 언급하려 한다면 사표 쓰고하라고 민정수석 당시 작심 비판한 바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이자 전 민정수석인 조국 교수가 죽창가를 강조한 이후 편가르기라며 진격의 저격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조 교수가 개인적 학자로서 언급하려 한다면 사표 쓰고하라고 민정수석 당시 작심 비판한 바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해방이 되니 너도나도 독립투사인 양 굴던 때가 있었다. 숟가락만 얹은 이들이 더 큰 수혜를 입는 경우도 많았다. 곶감 빼먹듯 필요에 따라 위선의 탈을 쓰고 내로남불 하는 경우 역시 많다. 참지 못하는 알레르기 상황이 온다. 지난 8일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만난 김근식 교수도 그런 듯했다. 직접적 계기는 ‘죽창가’에서부터라고 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한일 갈등 해법 대신 들고 나온 것은 대일 강경 투쟁이었다. 일본의 경제 보복은 전쟁, 침략이고, 이에 맞서야 한다는 논리였다. 죽창가를 불렀던 동학농민혁명 정신도 다시금 소환됐다. 그러나 김 교수가 볼 때 이는 편가르기의 수단일 뿐이었다. 이후에도 저격 퍼레이드는 계속됐다. 진격의 저격 앞에 궁금한 것이 생겼다.

- 현 정권의 실세를 공격하는 게 무섭지 않나?

“무섭다.”

- 근데 진짜, 왜 비판하나.  

“조국 (서울대)교수는 포장 덩어리다.”

- 예컨대?

“학생운동 때 본 적이 없다.”

동문서답 같은 답이었지만 얼마 안 가 이해가 갔다.

“우리가 학생운동할 당시는 전두환 독재 정권 하의 엄혹한 시대였다. 영화 <1987>에서도 나오지만 잡혀가고 감옥 가는 어두운 시절이었다. 87년 6월 항쟁을 거쳐 민주화가 된 이후에야 암흑이 걷히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88년이 될 때까지도 조국 교수는 보이지 않던 사람이었다.”

- 학교 때 전혀 못 봤나.

“본 적이 없다. 82학번들한테 물어봐라. 같은 학번 법대의 (주사파 대부라 불린) 강철서신이라고, 김영환이 있다. 조 교수가 운동(민주화운동)했는지가 궁금 한다면 그분한테 물어봐라.”

김 교수와 조 교수는 서울대 동문이자 65년생 동갑이다. 조 교수는 법대 82학번, 김 교수는 정치학과 83학번이다. 

“운동권 핵심인 양 비치는 것, 보기 불편”
“진보 진영, 조국 지켜주려 말 않고 있어”

- 일각의 포털 지식백과 등에 따르면 조 교수는 주로 학생운동의 이론적 부분을 맡았다고 하던데.

“그 역시 의문스럽다. 87체제 이후 이른바 대학원 운동이 생겼다. 열린 공간 안에서 합법적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자 생겨난 이론적 학술운동이었다. 그중 대표적인 게 90년대 초 생긴 서울대사회과학연구소(서사연)라는 조직이었다. 지금은 서울 과기대 교수인 박태호도 서사연 멤버였다. 이진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대단히 유명한 사회과학이론가였다.

정치학과 출신의 송주명(현 한신대 교수), 제네바로 간 이창휘(전 ILO 아시아태평양사무소 노사관계전문가) 등이 서사연에서 활동했다. 조 교수는 그 조직원의 핵심으로 활동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한 번은 거기 진짜 핵심들한테 물어봤다. 조 교수는 세미나 같은 곳에 두어 번 왔다고는 하더라. 하지만 생각이 잘 안 맞는다며 다음부터는 안 왔다고 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 조 교수가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핵심인양 보는 것은 사실관계와 다른 것 같다.”

책 <진보집권플랜>(부제: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에서 조 교수는 학생운동을 했지만 스스로 볼 때 투사는 아니었고 학생운동의 이론적 논거를 만드는 데 역할을 했다고 나와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조국 교수를 학창시절 보지는 못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치열한 운동권으로서의 삶을 살지 않았던 조 교수가 운동권 핵심인 양 비치는 것이 보기 불편한 모습이라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조국 교수를 학창시절 보지는 못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치열한 운동권으로서의 삶을 살지 않았던 조 교수가 운동권 핵심인 양 비치는 것이 보기 불편한 모습이라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조 교수는 서울대 법대 동대학원 졸업 후 울산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버클리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고, 동국대 교수로 부임했다. 사상과 자유’라는 책을 펴내 국보법 폐지 주장을 했다. 93년에는 백태웅 노동운동가‧박노해 시인이 이끄는 사노맹 산하의 ‘남한사회주의과학원’사건에 연루돼 국보법 위반 혐의로 6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사노맹과 관련해 조 교수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되자마자 겪은 논란이다. 사노맹이 사회주의 반정부 혐의의 단체였던 만큼, 법무부 장관 자격으로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조 교수는 지난 14일 “20대 때 청년 조국은 미흡했지만 뜨거운  심장이 있었다. 국민의 아픔을 같이 했다”며 “자랑스럽지도 부끄럽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무늬만 운동권의 과도한 운동권 팔이’라고 냉소했다.

“누가 보면 조 교수가 핵심 운동권으로 활동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포장된 듯하다. 1987년 민주화 이전 군사독재 시절에는 보이지 않던 분이었다. 그 시절 피땀 흘렸던 운동권들한테는 약간의 불편한 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진보 진영에서 이를 말하는 사람은 보기 어렵다.”

- 이유가 뭔가.

“조 교수가 문재인 정부 진보진영의 대표주자 비슷하게 돼 가지 않나. 그 치부를 까기 어려운 거다. ‘조국’을 지켜주고 싶은 거다. 조국이 무너지면 자기가 무너지니까. 동일시하는 거다.”

- 김 교수는 학생운동 때 어느 쪽이었나.

“나는 NL(민족해방, Ntional Liberation)쪽이었다. 86년에는 ‘구학련(구국학생연맹)’이라는 최대 조직사건에 연루됐다.”

학생운동권 출신의 김 교수는 따지자면, 주류에 속했다. 그는 이 사건(구학련)으로 구속수감돼 실형을 살았다.

- 구학련은 어떤 단체인가.

“구학련은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태동 이전의 80년대 말 시작된 지하조직이다. 나는 서울대 구학련(구국학생연맹) 소속이었다. 공개된 오픈 조직에서는 자민투(반미자주화반파쇼민주화투쟁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자민투는 NL계열을 대표하는 가장 큰 대중투쟁 단체다. 자민투 산하에는 세 개의 투쟁위가 있었다. 나는 그중 하나인 조국통일위원장이었다."

- 구속 수감은 어쩌다 된 건가.

“그때는 다 그랬다. 86년은 전두환의 폭거가 최절정기였다. 학생운동한 사람 치고 구속 안 된 사람이 거의 없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조국 교수의 친일 언급 비판 등이 진영 논리에 휩싸인 결과라며 비판의 옳고 그름을 보지 않게 되는 점을 지적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조국 교수의 친일 언급 비판 등이 진영 논리에 휩싸인 결과라며 비판의 옳고 그름을 보지 않게 되는 점을 지적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영훈 교수한테 잘 못 걸렸다”
“장관 돼도 손가락 정치할 것”

- 이영훈 서울대 교수의 <반일 종족주의>가 화제다.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그분 주장에 절대 동의하지 않지만, 학자로서 존경할만한 사람이다. 일단 노력을 엄청나게 한다. 낙성대파라고, 우파 경제사학 쪽에서 알아주는 사람들이다. 방대한 자료를 갖고 논리 대 논리로 얘기하는 사람들이다.”

이영훈 교수 외 김낙년‧김용삼 등 6인이 지은 <반일 종족주의>는 반일 감정을 경계한 책이다. 최근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며 문제작으로 조명 받고 있다. 

- 조 교수는 해당 책과 저자에 대해 구역질난다, 부역자, 매국자라고 비판했다.

“잘못 건드렸다. 조 교수가 책을 읽어보기나 한 것인지 모르지만, 일제강점기 시대 민중들의 고통을 도외시한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 이렇게 반박하면 될 일이었다. 부역자, 매국 등 그런 단어를 선택하면 안 되는 거다. 부역이란 말이 얼마나 무섭나. 일제 때 일본인 편에 서서 친일 행위를 한 자, 한국전쟁 당시 빨갱이들이 들어왔을 때 그들의 편에 서서 양민들을 색출하고 학살한 자들을 일컫는다. 그런 말을 이 교수를 상대로 매도한 것이다.”

조 교수의 비난에 이 교수는 학자 대 학자로 끝장 토론을 벌이자고 공개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조 교수가 응하지 않아 이뤄지지는 않았다. 이 교수 외 저자들은 지난 19일 조 교수를 상대로 모욕죄로 고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이승만 학당 교장이기도 하다.

- 그 역시 이분법적 시각에서 비롯된 비판의식이라고 보는 건가.

“진영 논리에 사로잡힌 그릇된 결과다. 비판의 옳고 그름을 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면 그 자체가 적이다. 조 교수에게도 이분법적 논리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볼 때 문재인 정부의 대일 정책을 비판하면 아베 정권을 두둔하는 친일인 것으로 간주한다. 강제징용 배상의 대법원 판결에 조금이라도 의문을 드러내면 친일이 되는 거다. 나는 이를 자폐적 진영 논리라고 부른다.”

- 선동을 잘하는 것 아닌가.

“그것도 고도의 머리가 있어야 가능하다. 조 교수는 아니다.”

- 어쨌든 일련의 발언들을 통해 전면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 정치를 통해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것도 같은데. 체급을 높이려는 의중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 않나.

“문재인 정부의 핵심 중 핵심이다. 체급을 높일 필요가 뭐가 있나. 내가 볼 땐 고질병과도 같다. 손가락 정치에 빠져있는 거다. 페이스북 전에는 잦은 트윗으로 도마에 오른 적도 있었다. 아마 법무부 장관이 돼서도 손가락 정치는 계속 될 거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조국 교수에 대해 명나라를 숭배하고 청나라와 타협하려 하지 않은 예조판서 김상헌에 빗댔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조국 교수에 대해 명나라를 숭배하고 청나라와 타협하려 하지 않은 예조판서 김상헌에 빗댔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영화 남한산성 보면 조국 떠올라”
“윤석렬 사령탑 컨트롤 못할 것”

- 조 교수가 법무부 장관이 될까. 만약 된다면 정국 전망은.

“영화 <남한산성>에 빗댈 수 있겠다”

- 무슨 말인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이 날 때 인조와 조정이 청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도망가 42일 동안 숨어 지낸다. 그 안에서 이조판서 최명길과 예조판서 김상헌이 싸우지 않나. 영화에서 최명길은 백성을 살리기 위해 타협을 주장하는 주화파다. 반면 명을 숭배하고 청을 배척한 김상헌은 오랑캐에게 항복할 수 없다며 백성의 죽음을 무릅쓰더라도 끝까지 투쟁을 하자는 주전파였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나중엔 인조가 굴복하고 나와, 절하고 끝내는 거 아닌가. 조 교수는 김상헌과 비슷한 인물이다. 물론 김상헌처럼 자기와 반대 의견인 최명길을 인정하거나 하는 아량은 없지만. 무슨 말인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순간 국정은 더 혼란스러움을 야기할 것이다.”

- 후폭풍이 클 거로 보는 건가. 어떤 파장들을 예상하나. 

“첫 번째는 한일 갈등 와중의 정치적 불안감의 확산이다. 경제 마찰 와중에 반일 선동의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다? 이는 불타협의 상징적 징후이다. 아베 정권과의 정치적 타협은 당분간은 불가능해짐을 의미한다.

두 번째는 그가 말한 ‘사법개혁 완수’에서 오히려 더 멀어지게 된다는 거다. 법무부장관 최고의 임무는 대국회 설득 능력이다. 그 일을 과연 이분법적 원리와 극단적 편가르기 심리에 강한 조 교수가 할 수 있을까. 내가 볼 땐 제로이다. 야당 국회의원들 설득하기는커녕 적으로 돌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반개혁 적폐로 몰아세울 것이다.

세 번째 검경수사권 조정은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다. 그런데 조 교수가 과연 문 대통령의 의중인 검찰의 힘 빼기가 과연 가능할까. 나는 어렵다고 본다. 더욱이 윤석열 검찰총장은 뼛속까지 검찰인 사람이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기를 얻었지만, 조직에는 끝까지 충성하는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자기 부하 끝까지 챙기는 검사로도 유명하다. 그런 윤 총장이 이끄는 사람들이 검찰 요직에 있다. ‘윤석열 사령탑’이 떡 버티고 있는데, 검찰의 힘을 빼고 권한을 줄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울 거다.”

윤 총장은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에서 배제된 것 관련 증언하기 위해 국정감사에 출석한 바 있다. 윤 총장은 이때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밝혀 ‘윤석렬 어록’이라는 이슈를 낳았다. 당시 조 교수도 윤 총장의 발언은 두고두고 남을 것이라며 트위터에 찬사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세간에서는 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 조 교수가 컨트롤할 수 없다고 보는 건가.

“법무부 장관 권한이 검찰권에서 보면 크지가 못하다. 검찰권에 대한 총지휘는 검찰총장이 하지 않나. 조 교수의 리더십으로 볼 때도 지휘하기 어렵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조 교수가 장관이 되면 모든 면에서의 타협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안타깝다. 그리고 이건 타협을 안 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로 읽혀 더욱 안타깝다.”

- 그런데 사법개혁은 정부의 오랜 숙원이다. 문 대통령의 복심인 조 교수가 칼을 갈고 있는 부분이다. 대국회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공수처법 등은 어떻게든 관철시키려 하지 않을까. 

“공수처 조직법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백혜련, 바른미래당의 권은희 안 이렇게 두 가지 안이 올라와있다. 세부적 사안으로 들어가면 조정하고 타협할 지점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나 한국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걸 어떻게 처리할 거냐. 이해를 구하고 국회통과를 시켜야 완성될 수가 있다. 그런데 조 교수가 할 수 있겠나. 법무부 장관할 거면 교수직 사퇴하라고 말한 제자들까지도 극우라고 모는 사람이다. 지난 연말에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것 봐라. 야당에서 막 뭐라고 하니까 눈을 부릅뜨고 같이 싸우지 않나.”
 

조국 교수의 내년 총선 출마설도 들리는 가운데 김근식 교수는 조 교수는 험지 등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조국 교수의 내년 총선 출마설도 들리는 가운데 김근식 교수는 조 교수는 험지 등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손가락 정치할 바에 당당히 국민 선택 받는게 낫다"
“배짱 없어 험지 출마 못할 것 …쉬운 곳이라도 나오길”

- 조 교수의 출마설도 상당하다. 법무부 장관을 거쳐 총선에 나올 거라는 관측이 많다.

“제발 출마하기를 바란다."

- 왜 출마하기를 바라나.

“손가락 정치할 바에 당당히 국민의 선택을 받으라는 거다. 지금 수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조국이다. 손가락 정치로 누구를 매도하고 누구를 적으로 돌리고 해서 논쟁이 해결되지 않는다. 논쟁의 해결은 정치적으로 선택을 받는 거다. 선거의 장점이 그거다. 수많은 논란 앞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고 당선되면, 어느 정도 정치적 면죄부가 만들어진다. 옳다는 걸 입증하려면 출마해서 당선되면 된다. 아 조국이 옳았다. 선택했다. 하지 않겠나. 그러니 내로남불 하지 말고 나처럼 대놓고 폴리페서(정치사회 참여 교수)하라는 거다.”

하지만 조 교수가 스스로를 폴리페서라고 할지는 미지수다. 조 교수는 그간 폴리페서를 질타해왔다. 지난 2004년 일부 교수가 4‧15 총선에 출마하자, ‘정치-지켜야할 금도’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자신의 전문분야를 방치하고 출마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근래 해당 발언이 내로남불 도마에 오르자, 조 교수는 본인은 임명직 공무원 진출이고, 앙가주망(지식인의 도덕적 참여)이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이에 “본인 필요에 따라 출마도 앙가주망, 임명도 앙가주망으로 포장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조 교수가 총선에 출마할 거로 보나. 험지 출마 가능성은?

“내가 아는 조 교수의 인생 히스토리를 보면, 험지 출마? 아마 안 할 거다. 배짱이 있는 사람도, 담이 큰 사람도 아니다. 큰 정치인이 되려면 故노무현 대통령처럼 상징성 있는 데를 가야 하는 거다. 험지에 가서 배팅을 하는 거다. 배포가 있어야 한다. 국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으로 보수 텃밭인 영남에 연거푸 도전했다. 실패도 했지만, 지역주의 타파에 힘쓴 정치인이라는 감동을 안겼다. ‘바보 노무현’이란 수식어도 이때 생겼다.

- 김 교수 본인은 어떤가. 내년에 출마할 건가.

“출마한다. 조 교수가 출마한다면 그곳에 가서 싸우고 싶다. 어디든 출마하기를 바란다. 조 교수와 진검승부를 벌이겠다.”

김 교수는 지난 2009년 4‧29 재보선에서 고향인 전주에 출마했다. 정동영 후보를 상대로 패기 있게 겨뤘지만 낙마했다. 스스로 중도 정치인이라 말하는 그는 지난 2016년 국민의당 창당에 동참했다. 안철수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의 친문 패권 정치를 비판해왔다. 현재는 합리적 진보, 개혁보수의 양 날개를 가진 바른미래당에 소속돼 있다.

- 왜 싸우려고 하나.

“나라를 망하게 놔둘 수는 없지 않나.”

- 지난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직을 고사하지 않았다면 벌써 의원이 됐을 게다.

“내 능력 부족이다.”

- 이러니저러니 해도 조 교수가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점쳐지고 있다.

“친문 친노 진영에서 만들려고 한다. 그들은 순혈주의다. 철저하게 자기 사람들 데려다 쓴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선 필요하면 누구든 불러낼 힘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불러냈듯 차기 후계자를 호명할 거다. 그 관점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조 교수를 놓고 저울질을 할 거다. 친노 친문 진영은 조 교수나 유 이사장에 대해 포장하고, 흥행시킬 기술이 있다.”

- 유시민 vs 조국. 둘을 놓고 보면 누가 낫다고 보나.

“유 이사장도 그렇지만 조 교수는 포장 덩어리다. 유 이사장이 그나마 내공이 있다. 조 교수는 포장을 백날해도 결국 드러나게 돼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핵을 가지지 않았을 때의 북한과 핵을 보유한 지금의 북한에 대한 대응 방법은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핵을 가지지 않았을 때의 북한과 핵을 보유한 지금의 북한에 대한 대응 방법은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北비핵화 해결은 민주화되면 해결”
“레짐 체인지? 15년이면 될 것”

- 북한 전문가다. 근데 좌에서 우로 바뀌었다. 달라진 이유가 뭔가.  

“북한의 변화된 현실 때문이다. 결정적 이유는 핵을 가지기 전과 후로 나뉜다. 항상 얘기하지만 DJ(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나는 햇볕정책 전도사였다. 교류 협력과 화해를 통한 평화로운 과정으로서의 통일에 동의했다. 또 그때는 햇볕정책이 옳은 방향이었다. 당시만 해도 북한이 핵을 가지려는 불량 국가였지, 핵폭탄을 가진 게 아니었다.

DJ 말대로 북한이  핵을 가지려는 이유가 미국의 적대적 정책에 의해서라면, 이를 교류 협력으로 전환해 한반도의 우려 요소를 해소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핵 보유 국가가 돼버렸다. 수십 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갖고 있다.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의 대응도 달라야 하지 않겠나.”

김 교수는 서울대 정치학과와 동대학원 졸업 후 북한 전문가의 길을 걸었다 DJ 국민의 정부 때는 1999년 아태평화재단에서 연구위원을 지냈다. 노무현 참여정부 때는 청와대 안보실, 통일부, 국방부 안보실 자문위원 등을 맡았다. 2006년 경실련 통일협회 정책위원장을 거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등을 역임했다. DJ‧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 이어 안철수 전 대표에게도 북한 정세 등을 자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 있다.

- 전략적인 측면에서 반대한다는 건가.

“그렇다. 핵을 가진 정부와 아닌 정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제 노무현 정부 때의 대북 정책은 고장 난 레코드판 이 돼버렸다. 핵을 가진 국가에 대해서는 새롭게 대응해야 한다.”

-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해법을 제시한다면.

“핵을 가진 나라에 대응하려면 첫째, 안보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는 거다. 북한이 핵을 못 쏘게 확고하고도 단호한 안보 태세를 갖춰야 한다. 그게 바로 단호한 억지력과 응징 의지다. 그래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버튼을 누를 수 없다. 잘못 눌렀다가는 응징을 당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는다. 협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거라는 천진난만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하다.”

- 가능하게 하는 방법은 뭔가.

“북한 정권의 성격이 바뀌면 해결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그랬고 우크라이나가 그랬다. 민주화되면서 비핵화의 길을 걸었다. 핵무기 해결 방법은 핵무기 제거에 있지 않다. 포악한 정권의 속성이 해소되면 된다. 세계핵확산금지 조약 이후 주변에 위협적인 못된 나라들이 왜 핵개발 하냐면 자신들의 포악한 정권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드는 거다. 하지만 민주화는 오기 마련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민주화될 때까지 우리는 장기적 전략을 쓰면 된다. 안보 튼튼히 하고 핵 못쓰게 만들고, 제재를 계속하면 된다.”

- 정권의 변화 시기가 온다면 언제로 예상하나.

“얼마 가지 않는다. 향후 15년 정도로 본다. 내재적으로 이미 많이 자본주의화가 됐기 때문에 가능하다. 제재를 협상카드로 쓴다면 스스로 변할 수밖에 없다.”

- 노무현 정부 때 북에 갔다 왔다. 이런 생각은 방북을 하면서 깨닫게 된 영향도 있나.  

“두 번 가면 눈물 나고 세 번 가면 얼싸안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번 가면 딱 보인다. 보위부에서 인민들을 어떻게 컨트롤하는지. 여러 번 갔다 왔지만, 결국 알게 되는 건 ‘박정희 정권 때랑 똑같구나.’ 당시 중앙정보부에서 사람 잡아가고 고문하고 죽이고 하지 않았나. 북한이 그렇다. 독재 치하다.”

- 하지만 문 대통령은 북한 정권에 희망을 거는 듯하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해법으로 남북 교류의 평화경제도 제시했다.

“한일 경제 전쟁 났는데, 북한도 원치 않고 조롱하는 마당에 평화 경제하자는 것은, 한마디로 대책이 없다는 거다. 무능함을 드러낸 거다. 일본의 대응을 예상했다고 해도 대책을 세워놓지 않은 무대책이다. 무능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바른미래당 내홍은 총선 전략에서 차이의 문제라고 했다. 지금으로서는  갈라서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바른미래당 내홍은 총선 전략에서 차이의 문제라고 했다. 지금으로서는 갈라서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바른미래 내홍은 총선 전략 차이”
“합의이혼하고 갈라서는 게 답”

- 내년 4월 21대 총선, 어디가 유리하다고 보나. 

“야당이 지리멸렬한다. 재편되지 않는 한 민주당이 이긴다.”

- 바른미래당 간판으로 나오면 아무도 안 된다는 얘기도 들린다. 기대는 못 주고, 당 내홍만 부각되고 있다.

“내홍의 원인부터 알아야 한다. 이유는 딴 데 있지 않다. 당권 비당권 문제가 아니다. 총선 때문이다. 전략상의 문제다. 내년 총선에서 어떻게 싸울 거냐. 전략에 대한 싸움이다.”

- 범여와 범야 싸움의 축소판 같다.

“그렇다. 한쪽은 문재인 심판이 우선이다. 반문(문재인) 연대가 중심이다.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갖자는 거다. 자유한국당과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본다. 다른 한쪽은 한국당과는 절대 협력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야당도 심판받아야 한다고 본다. 여야 모두 아닌 제3지대로의 정체성을 살려보자는 쪽이다. 총선 전략에서도 한쪽은 중도와 보수 중심의 야권통합을 해 수도권 중심의 모멘텀을 열자고 한다. 반대로 손학규 대표 등 이쪽은 호남 지역에 텃밭을 두면 살 수가 있다고 본다. 이 두 노선이 현재 대립 중에 있다. 전략적 스탠스가 달라서 갈등하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유승민 정병국 하태경 등 바른정당계와 이태규 등 안철수계 비당권파, 그리고 손학규 당권파와 박주선 김관영 등 호남 정치인 구도로 나뉘어 있다. 당권파는 조만간 박지원 유성엽 의원 등 민주평화당에서 탈당한 대안정치연대와 함께하게 될 거라는 관측이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합의이혼이 최선이다. 갈라설 수밖에 없다.”

 - 김 교수 본인은 어느 쪽인가.

“나는 반문이다.”

p.s. 김 교수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10여 일이 지났다. 그 사이 조 교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됐고,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오버랩 되는 것이 있으니 조 교수가 9년 전 <진보집권플랜>에서 자신에 대해 한 말이다.

“정치를 한다는 건 사자의 심장을 갖고 완전히 발가벗은 채로 대중의 바다로 뛰어드는 것을 말하는데 저는 그런 용기가 없다. 저는 차분하게 사태를 진단하고 냉정하게 대처법을 정리하는데 능했다. 이런 경향 또는 소질 때문에 학자의 길을 선택한 게 아닐까 싶다.” -<진보집권플랜>중-

어쩌면 요즘의 조 교수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는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정국이 ‘조국 논란’으로 시끌시끌하기 때문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되면서 자녀 특혜, 사모펀드 의혹 등 갖가지 문제들이 점입가경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무엇보다 그를 뒤흔들고 있는 건 '내로남불.' 박근혜 정부에서 ‘배신의 정치’ 운운할 때 한창 유행하던 신조어가 ‘내로남불’이었다. 마찬가지로 조 교수에게 쏟아지는 비판들 대다수가 ‘내로남불’과 연관돼 있다.

김 교수는 요즘의 상황에 뭐라고 말할까. 인터뷰에서 예견한대로 하나둘 포장지가 벗겨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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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철수 2019-08-31 11:42:48
간철수따라다니다 x돼니 답답하겠지

이장희 2019-08-21 21:53:35
그럴듯 하네요
조국 카드는
문정권 파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