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정국에 삼성 '초상집',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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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정국에 삼성 '초상집', 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4.21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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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4·13 총선의 여파가 재계로 확산되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으로 인해 삼성의 브레인 미래전략실이 초상집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표면적인 까닭은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판국 속에서, 야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친화적인 새누리당이 패배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시사오늘>과 만난 삼성 미래전략실의 한 관계자는 "제2의 IMF가 온다는 말이 나오는 마당에 정치권이 여소야대로 개편돼 우리뿐만 아니라 재계 전반에서 암울한 전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이 여소야대에 지레 겁먹은 이유는 따로 있다는 게 정재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 광주 이전 검토한 바 없다"…더민주에 밉보인 삼성

▲ 여소야대 정국을 바라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 그래픽 시사오늘, 뉴시스(이재용)

삼성은 20대 총선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단단히 밉보였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지난 6일 "광주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광주에 삼성의 미래차 산업을 유치하겠다. 삼성 전장(전자장비)산업 핵심 사업부를 광주에 유치해서 5년간 일자리 2만개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의당의 거센 녹색돌풍으로부터 당의 심장부 광주를 보호하기 위해,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양향자 전 삼성전무의 공약을 중앙당 차원으로 승격시킨 것이다.

그러자 삼성전자는 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전장사업은 이제 사업성 여부를 모색하는 단계다. 구체적인 추진 방안과 투자 계획은 아직 검토한 바 없다"며 "양향자 후보와도 삼성전자 전장사업 이전에 대해서는 논의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당시 더민주 내부에서는 삼성의 이 같은 대응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이 돌았다. 김 대표의 말을 삼성 측이 즉각적으로 반박한 배경이 뭐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삼성전자 이전 문제를 놓고 양 후보와 물밑 접촉이 있었던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더민주가 광주에서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한 데에 삼성이 적잖은 영향을 끼친 셈이 됐다.

더민주, 삼성맨 대거 포진…20대 국회서 법안으로 발목잡나

또한 더민주 내부에 삼성 출신 인사들이 많다는 점도 삼성 미래전략실 분위기를 초상집으로 만든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주진형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 곽수종 특보, 양향자 전 후보 등 4·13 총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이들 삼성맨은 삼성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인사들이다.

더욱이 김종인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삼성에게 국가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며 반(反)삼성 구호를 외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대기업 위주로 심화되면 절대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강조했다.

더민주는 20대 국회에서도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에 매진해야 되기 때문이다. 제1당의 위상을 가지고 한껏 목소리를 높일 전망이다.

이는 삼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구체적으로, 만약 여소야대의 20대 국회에서 야권이 '원샷법(기업활력제고를위한특별법)'을 폐지하거나 개정하겠다고 나서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차질을 빚는다(관련기사: "미궁 속 삼성 사업구조 재편…각종 시나리오만 '무성'"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448).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야권이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삼성의 미래먹거리인 의료-보험 연계 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관련기사: "의료민영화 추진 이면에 '삼성' 있다"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258).

그 외에도 19대 국회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이학수법(특정재산범죄수익등의환수및피해구제에관한법률안)', '삼성생명법(보험사자산운용비율관련보험업법개정안)' 등 법안 통과가 20대 국회에서 야권 주도로 재추진된다면 삼성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 "국회, 삼성 이재용 편법 점령 막을까…'주목'"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278).

이와 관련, 벌써부터 삼성의 대관팀(국회 등 국가 기관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이 20대 국회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더민주의 한 핵심 당직자는 21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삼성도 그렇고 몇몇 대기업들의 대관팀이 당선인과 인맥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회에도 요새 얼굴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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