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기업 육성하는 日은행…중소기업에 ‘이자장사’하는 韓은행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백년기업 육성하는 日은행…중소기업에 ‘이자장사’하는 韓은행
  • 곽수연 기자
  • 승인 2021.10.18 17:2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 200년 이상 기업, 전 세계 65% 차지…은행, '사업승계'·'경쟁력 승계' 지원
韓 중개은행, 중소기업지원 명분아래 한은서 저금리로 자금 받아 고금리로 대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곽수연 기자]

미즈호은행(좌)과 미쓰이스미토모은행(우) ⓒ연합뉴스
미즈호은행(좌)과 미쓰이스미토모은행(우) ⓒ연합뉴스

일본은 100년·200년 이상의 기업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다. 이러한 일본 기업의 '롱런' 배경에는 은행이 백 년 기업 육성에 기여를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 보고서가 발간됐다. 이 가운데, 한국은행들이 중소기업 지원 명분 아래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 받은 후 중소기업에 고금리로 대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200년 이상 기업, 전 세계 65% 차지…은행, '사업승계', '경쟁력 승계' 지원


18일 KB금융경영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은행들이 백 년 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는 사실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100년 이상 된 기업은 전 세계의 41.3%, 200년 이상 기업은 전 세계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오래된 회사가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경영자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후계자 '부재'로 폐업하는 흑자기업이 늘어나고, 중소기업이 '사업승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일본은행은 단순히 자금을 빌려주는 기능에 그치지 않고 △고객 기업의 '사업승계'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경쟁력 승계'를 지원하고 있다.

먼저 사업승계 관련해, 일본 대형 금융회사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은 지난 2017년 10월, 총 100억 엔 규모의 '미즈호 사업 승계 펀드'를 조성해 고객 기업의 자금 수요 니즈에 대응했다. 연결 자회사인 미즈호은행은 '사업승계'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9년 8월 엠앤에이파트너스와 업무 제휴를 맺었다.

미쓰비시UFJ은행도 기업 고객의 '가업 승계'를 위해 △후계자 선정과 육성 △사내협력 체제 정비 △주주 구성 검토 △납세 재원 마련 △자사주 대책 등을 지원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사업승계와 M&A(기업의 매수·합병) 지원은 물론 결제 수단 일원화, 점포 오퍼레이션과 자금 정산 등 일상적 업무 지원서비스도 제공한다

일본은행은 고객 기업이 중장기 경쟁력을 승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원도 놓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전액 출자한 정책 금융기관인 '일본정책금융공고'는 전국 15개 지방은행과 제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경쟁력승계'를 위한 대출을 진행했다.

일본정책금융공고는 또 키라보시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사업승계 기업에 대출을 제공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급감한 식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키라보시은행이 대출 5500만 엔, 일본정책금융공고가 상환기간 10년 후순위 대출 9600만 엔을 제공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화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기업의 '경쟁력승계'를 지원했다. 신용카드를 비롯한 모바일 페이 등 각종 비현금 결제수단의 일원화를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단말기 '스테라 터미널'을 저렴한 수수료로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가 이자와 담보 부담없이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지난 5월부터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韓 중개은행, 중소기업지원 명분아래 한은에서 저금리로 자금 받아 고금리로 대출 


일본은행이 이같은 백년기업 육성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 중개은행은 중소기업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해 이자 장사를 했다는 비판이 정치권으로부터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한국은행 자료와 경제통계 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리 0.75%로 매년 5조9천억 원을 대여받은 은행들이 지방 중소기업에 대출할 때 적용한 평균 금리는 2017년 3.63%, 2018년 3.88%, 2019년 3.51%였다.

중소기업지원이라는 명분 아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받았음에도 높은 금리로 대출해 제도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해 한은은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덜기 위해 지원금리를 0.25%로 낮췄는데, 중개 은행들은 이 당시에도 중소기업에 대한 일반 은행의 대출 금리(2.97%)보다 불과 0.12%포인트(p) 낮은 2.85%로 대출 이자를 책정했다.

특히 2018년의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중개 은행과 일반 은행의 대출 금리는 3.88%로 차이가 없었다. 다시 말하면 중개은행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낮은 금리로 자금을 받았음에도 시중 은행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대출금리를 중소기업에 적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용 의원은 “중개은행들의 대출 금리가 현행보다 1%P 내외 낮아져야 한다”며 “정책금융으로 싸게 조달한 자금으로 중개은행들이 이자 장사를 하지 않도록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제도와 감독의 정비를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정직하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무궁화 2021-10-20 20:28:39
우리나라 은행의 문제점을 바르게 지적해 주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