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우산처럼…긴급 노후자금 필요할 땐 국민연금 실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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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우산처럼…긴급 노후자금 필요할 땐 국민연금 실버론
  • 곽수연 기자
  • 승인 2021.11.08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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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 신청가능…현재 이자율 연1.69%
대부분 실버론 대출받아 전월세 보증금에 충당…작년엔 74.8%
"연금을 주거비에 저당 잡힌 수급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곽수연 기자)

지난 2012년 5월부터 국민연금은 실버론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
지난 2012년 5월부터 국민연금은 실버론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

#박노후(65)씨는 금융공기업을 정년퇴직하고 소싯적 꿈꿨던 소설가의 꿈을 펼치기 위해 신춘문예 공모전에 출품할 소설 집필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집주인으로부터 내년에 전세보증금을 5000만 원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는다. 박 씨는 곧바로 은행으로 직행했다. 하지만 퇴직을 해서 고정수입이 없는 박 씨에게 은행원이 권유하는 대출상품은 죄다 고금리뿐이었다. 통상 노년층은 금융기관 내 신용도가 낮아서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날 밤 박 씨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박 씨같이 만 60세 이상인 자가 긴급 노후자금이 필요할 때 금융기관 말고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또 있다. 바로 국민연금이다. 지난 2012년 5월부터 국민연금은 실버론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실버론이란 만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의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긴급자금을 낮은 금리로 지원하는 대부제도다.

신청자격은 국내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의 국민연금 수급자로, 노령연금, 분할연금, 유족과 장애연금(1~3급) 수급자가 해당된다. 대출 용도는 △전·월세 자금 △의료비 △배우자 장제비 △재해복구비 등 긴급 생활안정자금으로 한정돼 있다.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은 연간 연금 수령액의 2배 이내에서 실제 소요금액만큼 지원받을 수 있다. 최고한도는 1000만 원이다. 예를 들어 신청자가 매달 45만 원의 연금을 받고 있고 의료비 500만 원을 납부한 상황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액을 계산하면, 개인별 한도액은 1080만 원(월 연금액 45만 원*24)이나, 최고 1000만 원 한도 내에서 실 소요금액인 500만 원이 대출 가능하다.

이자율은 5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에 연동해 매 분기별로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올해 4분기에 적용되는 이자율은 연 1.69%다. 보통 실버론은 시중은행 금리보다 낮은 장점이 있지만 대출받을 시 연체 이자율은 대부이자율의 2배를 적용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현재 연체이자율은 연 3.38%(1.69*2)다.

신청방법은 수급자 본인이 전국 국민연금 공단 지사를 방문에 상시 신청하면 된다. 다만 대출을 받는 용도에 따라 제출해야 하는 서류의 신청기한을 염두에 둬야 한다. 예를 들어 전·월세 보증금의 경우, 신규계약인 경우 임차 개시일 전·후 3개월 이내, 갱신계약의 경우는 갱신 계약일로부터 3개월 이내다. 의료비의 경우는 진료비·계산서·영수증·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서를 진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대부금을 상환하는 방식은 원금균등분할이다. 원금균등분할이란 대부금을 균등 분할한 원금과 잔여 원금에 대한 이자를 매월 상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원금균등분할 상환기간은 최장 5년 가능하다. 다만 거치기간(원금을 갚지 않고 매월 원금에 대한 이자만 납부)을 1년 또는 2년 선택 가능하다. 2년 거치 5년 원금균등분할 상환을 선택한 경우 최장 7년 상환도 가능하다.

실버론 사용자들의 대부분은 대출을 받아서 전월세 보증금 충당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의 힘 김상훈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3년간 국민연금 노후 긴급자금(실버론) 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2020년) 한해 실버론 대출액 493억 9500만 원 중 전·월세 보증금 용도로 369억 6800만 원이 지급됐다. 연금 대출의 74.8%가 부족한 집세 충당하는 데 사용된 셈이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 6월 기준, 291억 6500만 원의 실버론이 실행됐고, 이 중 68.5%인 199억 8억 7000만 원이 전·월세 보증금으로 대출됐다.

김상훈 의원은 “주거비 상승은 문재인 정부가 불러왔지만, 그 뒷감당은 국민이 치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을 담보 삼아 전세금을 마련하면, 어르신 가구의 노후는 매우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연금을 주거비에 저당 잡힌 수급자에 대한 선제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올해 실버론 대출 예산은 599억 6400만 원이다. 11월 4일 현재까지 74%인 444억 3000만 원이 대출됐다. 12월 말까지 155억 3400만 원의 대출 여력이 남아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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