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신라와 고려를 망친 호족과 한국당 국회의원
[역사로 보는 정치] 신라와 고려를 망친 호족과 한국당 국회의원
  • 윤명철 논설위원
  • 승인 2019.02.23 08: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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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호족으로 존재한다면, 보수의 정권 재창출은 요원할 것이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 고려 망국의 현장 개성 만월대 터(사진 좌)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호족으로 존재한다면, 보수의 정권 재창출은 요원할 것이다.사진제공=뉴시스

고려와 후백제가 삼한 통일을 놓고 패권을 다툴 때, 한반도의 호족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호족은 신라가 몰락의 길을 가고 있을 무렵, 전국 각지에서 자신들의 세력을 형성하며 무장한 半독립적인 세력들이다. 호족의 출현은 신라의 망국을 앞당겼다.망국의 호족들도 삼한 통일의 주인공이 되고자 했다.

다만 후고구려의 궁예와 후백제의 견훤이 건국하자 거대 양강의 눈치를 보면서 자신들의 세력을 유지하고자 누구의 편에 붙는 것이 더 나은지 계산기를 두드리는 데만 집중했다.

궁예의 뒤를 이은 왕건도 송악의 호족 출신이다. 왕건은 성공한 호족으로 후고구려의 2인자가  됐지만 그 역시 수십년 간 궁예의 견제로 간신히 목숨을 유지하다가 쿠데타를 통해 고려를 건국했다.

고려와 후백제의 경쟁이 치열하던 중부지역의 호족들은 시도 때도 없이 주인이 바뀌자, 소신은 버리고 오로지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눈치 보기에만 몰두한다. 왕건과 견훤도 호족의 지지와 배신에 따라 승패가 달라졌다.

특히 견훤이 개경 근처까지 급습했을 때 배신한 호족들은 곧바로 극도로 분노한 왕건의 처절한 복수극에 가족들을 죽음으로 내몰게 된다.

하지만 호족의 마지막 선택은 왕건이었다. 견훤이 신라를 공략하면서 경애왕을 자결하게 만들며 신라 왕실을 유린하자 경상도 호족들의 마음은 고려로 기울어졌다.

왕건이 군사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견훤과의 최후의 일전을 펼쳤던 고창(현재의 안동)전투는 해당 지역의 호족들의 공이 컸다. 이들은 민심을 배신한 견훤을 버리고 왕건에게 붙어 견훤의 몰락을 앞당겼다.

왕건은 삼한 통일 이후에도 결혼 정책, 사성 정책 등을 펼치며 호족과의 연합에 집중했다. 그는 통일 군주이지만 전국의 호족을 모두 압도할만한 힘은 없었다. 왕건이 힘이 있었다면 중앙집권을 꿈꿨겠지만, 결국 지방세력과의 타협을 선택했다.

호족도 고려 왕조와 대립하며, 잦은 정변을 일으키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했다. 왕건을 이은 혜종과 정종 등은 호족들과의 대립과정에서 자신의 명을 다하지 못했지만, 광종이 노비안검법과 과거제 도입 등으로 호족을 제압하며 겨우 왕조의 기틀을 잡을 수 있었다.

호족은 변하지 않았다. 후일 몽골의 침략을 받았을 때, 이들은 권문세족의 간판을 갈아타 친원파로 권력을 유지한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은 대한민국의 호족이다. 2·27 전당대회가 5·18 발언 파문, 탄핵 정당성 논란 등 퇴행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누구 하나 보수의 부활을 원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는 국회의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누가 당 대표가 될 것인지,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지 여부가 더 중요한 관심사가 된 것 같다.

문재인 정권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퍼부으며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해도, 한국당 의원들은 비판을 위한 비판만 남발하며 지역구 관리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매일 새벽이면 지역구 각종 모임의 나들이행 버스에 오르며 인사하기 바쁘고, 졸업 시즌을 맞이하자 각급 학교를 돌면서 사진 모델을 자처하고 있다.

현재의 이들은 정권 재탈환은 정치 구호일 뿐이고, 오로지 차기 총선 당선이 최우선 과제다. 물론 총선에 승리해야 정권을 재탈환할 수 있다고 강변할 수 있지만, 속내는 자신의 정치 생명 유지가 더 먼저일 것이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호족으로 존재한다면, 보수의 정권 재창출은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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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사랑^^ 2019-02-23 12:51:19
완^^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