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청의 망국과 국민의힘
[역사로 보는 정치] 청의 망국과 국민의힘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0.09.06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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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아직도 여당의 미몽에 빠져 만년 야당의 毒을 마시는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국민의 힘은 아직도 오랜 집권 여당의 미몽에 빠져 만년 야당의 毒을 마시고 싶은가?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 힘은 아직도 오랜 집권 여당의 미몽에 빠져 만년 야당의 毒을 마시고 싶은가? 사진제공=뉴시스

한족의 명나라는 북로남왜의 외환과 무능한 황제들을 에워싼 환관들의 권력형 비리로 인한 잦은 내란으로 망국의 길을 걷고 있었다. 게다가 못난 이웃 조선도 정쟁으로 혼란에 빠져 있다가 일본의 침략을 받았다. 

명도 조공국 조선이 침략을 받자 고민에 빠졌다. 국고가 충분하지 않았지만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될 경우 요동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자국 영토가 전쟁터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결국 명은 ‘항왜원조’의 명분을 내세워 조일전쟁에 참전했다. 무리한 참전은 명의 국고를 탕진케 했고, 여진의 발호를 견제하지 못해 결국 멸망했다.

청나라는 만주족이 세운 북방왕조였다. 수억 명의 한족은 수백만 명에 불과한 만주족의 지배를 받았다. 청은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인 276년을 지배한 이민족 왕조였다. 청은 강희-옹정-건륭제의 치세를 거치며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차와 도자기는 서양인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명품으로 당시 국제 화폐인 은이 청으로 다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청의 몰락은 오랜 평화와 안정에 안주해 시대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데서 시작됐다. 청은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영토를 넓혀갔고, 인구도 폭증했다. 또한 장기간의 평화는 변화를 원치 않았다. 세계는 변화하고 있는데도 청은 구체제에 집착했다. 광대한 영토와 폭증한 인구를 감당할 체제 정비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당시 서양은 근대 시민혁명을 겪으며 민주주의를, 산업혁명을 통해 자본주의를 발전시키고 있었다. 신분해방은 시민들에게 자유와 평등이라는 선물을 안겨줬고,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은 농업이 아닌 공업 시대를 열게 했다.

반면 청은 근대화라는 시대 조류를 외면했다. 신분제는 봉건제 유지를 위한 필수 조건이었고, 토지제를 기반으로 지배층은 국가의 부를 독점했다. 특히 신분상승의 유일한 사다리인 과거제는 지배층 세습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매관매직이 판을 치게 된 건 당연지사였다.

부정한 방법으로 관리가 된 자들은 부정부패를 통해 착취에 몰두했다. 백성들은 이들의 수탈에 모든 것을 잃었다. 이 중 가장 큰 피해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었다. 희망을 잃은 백성들은 민란으로 삶의 고통을 잊고자 했다. 결국 분노가 폭발했다. 태평천국의 난이 터졌다. 중국 전역이 대혼란에 빠졌다. 

서양 제국주의 국가들도 병든 돼지로 전락한 청을 새로운 먹잇감으로 삼았다. 영국은 아편 밀무역으로 청을 마약의 나라로 병들게 했고, 아편 전쟁을 일으켜 청의 국토와 백성을 유린했다. 그래도 청의 지배층은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에만 몰두했다. 청은 서서히 망해가고 있었다. 오랜 평화와 안정이 가져다 준 폐해가 망국이다.

미래통합당이 국민의힘으로 개명했다. 산업화를 이끈 보수 정당이 지난 3년간 세 차례나 개명을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아직도 국민에게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정부수립) 후 72년 동안 보수 정치권은 58년을 집권했다. 오랜 집권에 안주한 보수 정치권은 타성에 젖어 시대 변화를 외면했다. 전 세계가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점하고자 모든 국력을 기울이고 있는 데도 구호만 남발했다. 

청년실업자가 넘쳐나도 제대로 된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고, 부동산 대란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빼앗긴 3040세대를 위한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103명의 국회의원 밖에 없다는 자조보다는 103명씩이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 국민이 지쳐가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를 위한 당내 통합을 못하고 있다. 극우세력은 코로나 팬데믹에도 무리한 장외 투쟁을 시도하고 있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속수무책으로 꼬리 자르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도 집권 여당의 향수에 빠져 국민이 원하는 시대변화를 읽지 못한다면 만년 야당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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