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신라의 삼한통일과 절박함이 없는 국민의힘
[역사로 보는 정치] 신라의 삼한통일과 절박함이 없는 국민의힘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0.09.20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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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 없는 한 정권교체는 요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국민의힘이 제1야당의 기득권에 안주하고, 우리가 죽으면 대한민국이 망한다는 절박함이 없는 한 정권교체는 요원하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이 제1야당의 기득권에 안주하고, 우리가 죽으면 대한민국이 망한다는 절박함이 없는 한 정권교체는 요원하다. 사진제공=뉴시스

신라의 삼한통일은 기적이다. 한반도 3극 중 가장 최약체인 신라가 동북아 최강국을 구가하던 고구려와 의자왕의 치세로 부활 중이던 백제를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게 한 것은 ‘절박함’이 아닐까 싶다.

신라가 6세기 진흥왕의 정복활동으로 남으로는 가야연맹을 무너뜨리고, 북으로는 함경도까지 진출했다. 또한 한강 유역을 확보하면서 중국과의 최단거리 교통로를 확보해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백제와 고구려도 옛 영광을 회복하고자 절치부심 노력 중이어서 신라의 전성기도 마감하는 듯 했다. 

백제는 신라만한 원수가 없었다. 근초고왕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노력하던 성왕이 신라 진흥왕의 배신으로 객사했다. 백제는 신라 멸망이 최고의 지상과제가 됐다. 의자왕은 즉위 초부터 국력을 키워 신라를 공격했다. 의자왕은 가야성을 비롯한 수십 개의 신라성을 정복했다.

신라의 운명은 풍전등화에 놓였다. 마침 신라는 성골의 시대를 마감하고 진골의 시대를 맞이했다. 김춘추, 태종무열왕이 즉위했다. 김춘추는 왕이 되기 전부터 큰 그림을 그렸다. 의자왕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당한 자신의 딸과 사위, 손주들의 원수를 갚기로 했다. 백제를 멸하기 위해 고구려와 손을 잡기로 했지만 실패했다. 고구려도 데스노트에 추가했다.

당을 이 판에 끌어들이기로 했다. 고구려와 당의 대결을 지켜보면서 나당연합군을 구상했다. 당이 아무리 대국이라도 혼자서 고구려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현실을 당 고종에게 각인시켰다. 

먼저 당의 힘을 빌려 불구대천의 원수 백제를 멸하자고 했다. 당은 서부전선을, 신라는 동부전선을 맡아 협공을 하면 백제의 멸망은 시간문제라고 제안했다. 백제가 망하면 다음은 고구려다. 고구려와 전쟁도 북부전선은 당이, 남부전선은 신라가 맡아 협공을 하면 고구려의 전력이 분산돼 승산이 높다는 전략을 세웠다.

마침 백제 의자왕은 신라의 간계에 놀아나 성충을 비롯한 충신들을 손수 제거했다. 사치와 향락에 빠진 의자왕은 조국의 멸망을 재촉했다. 서해를 건너와 전략적 요충지 기벌포를 점령한 당군과 탄현을 넘어 황산벌에 신라군이 진을 쳤다. 기벌포와 탄현은 의자왕이 제거한 성충이 반드시 지켜야 할 전략적 요충지라고 최후로 남긴 고언이었지만 이미 적군의 손에 넘어갔다. 백제는 삼천궁녀의 한을 남긴 채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왔다.   

고구려는 7세기에 들어 불세출의 영웅 연개소문이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면서 광개토대왕-장수왕 시대를 상기시키는 영광을 회복했다. 중원의 새로운 패자 당나라와 동북아 최강국 지위를 놓고 자웅을 겨뤘다. 연개소문의 고구려는 당나라의 침략을 물리치며 한반도의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안시성 전투는 중국 역사상 최고의 황제로 인정받고 있는 태종 이세민의 침략 의지를 포기하게 만든 민족사에 빛나는 승리다.

문제는 연개소문이 자식 농사를 망쳤다는 점이다. 연개소문이 죽자 남생, 남건, 남산 3형제가 분열하면서 고구려도 망국의 길을 걷게 됐다. 이들 형제는 국가의 존망보다 자신들의 권력이 더 중요했다. 나라가 어찌 되든 내 권력이 더 중요했다. 나라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마침 백제가 망했다 나당연합군이 남과 북에서 맹공을 퍼부었다. 평양성만 남았다. 한민족의 자존심인 평양성도 내부 분열로 성문이 열렸다. 한민족 역사상 최대 영토를 가졌던 고구려도 하늘의 버림을 받았다.

기적 같은 신라의 삼한통일은 풍전등화와 같았던 망국의 위협을 극복하고자 했던 절박함에서 시작했다. 김춘추는 신라를 구하고자 죽음을 무릅쓰고 고구려, 일본, 당을 오가며 최고의 전략인 나당연합군을 만들어냈다. 고구려와 백제에게 없었던 절박함을 가진 천년제국 신라는 절박함에 의해 탄생한 것이다.  

국민의힘도 신라와 같은 절박함이 필요하다. 헌정사상 최약체로 자타가 공인하는 국민의힘은 절박함이 없다. 전국단위 선거 4연패라는 치욕을 당하고도 태연자약하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이벤트 정치를 펼치고 있지만 박덕흠 의혹과 같은 일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은 박덕흠 의혹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여권이 추미애, 윤미향, 김홍걸과 같은 자책골을 남발해도 국민의힘도 같이 죽자고 덤비니 부활이 되겠는가?

국민의힘이 제1야당의 기득권에 안주하고, 우리가 죽으면 대한민국이 망한다는 절박함이 없는 한 정권교체는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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