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젊은 CEO’ 정원석, 애플카 호재로 LG마그나 2조 견인?
‘50대 젊은 CEO’ 정원석, 애플카 호재로 LG마그나 2조 견인?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7.1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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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석, 구광모와 시너지팀에서 만나…파격 인사 배경엔 구광모 '전장 욕심'
파워트레인 사업 리드하고 전장 계열 시너지 창출…외부 인지도는 낮아
첫 시험대, 애플카 수주戰…업계선 이해관계·마그나 덕에 가능성 높이 사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 정원석 취임 성과 가시화될까…LG "매출 기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정원석 LG마그나 e파워트레인 초대 대표이사 캐리커쳐. ⓒ시사오늘 이근
정원석 LG마그나 e파워트레인 초대 대표이사 캐리커쳐. ⓒ시사오늘 이근

LG전자와 마그나 인터내셔널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 e파워트레인(이하 LG마그나)’이 이달 닻을 올렸다. 초대 CEO로는 정원석 LG전자 VS사업본부 그린사업담당 상무(54)가 낙점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50대인 정 상무의 파격 인사에는 애플카 수주로 대표되는 전장사업 육성에 대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정원석, 구광모와 ‘시너지팀’서 만나
구 회장 숙원사업, 정원석 시험대로


인사 발표 당일, 업계 안팎으로는 50대 임원인 정 신임 대표이사를 두고 '파격 인사' 소리가 나왔다. 사외에선 정 대표의 정체와 나이에 주목했다. 함께 LG마그나 CEO 후보군에 올랐던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장(60) 등이 60대인 것과 비교해 '젊은 피'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정 대표의 사진이 공개되기 전, LG그룹 내부에서는 "젊은 피가 무슨 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LG의 한 관계자는 "정 상무가 젊은 시절부터 지금이랑 얼굴이 같았다고 한다. 그렇게 LG에서 20년을 함께 근무했으니 '젊다'는 기사에 의아하다는 반응들이 많았다. 업무 능력 등에서 전문성과 연륜을 보여줬기에 더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외부 인지도는 낮지만, LG그룹 안에선 전장사업 사령탑의 적임자로 꼽힌다. 정 대표는 1993년 대우자동차 연구원 출신으로, 2001년 LG로 이직했다. 완성차 산업군에서 쌓은 역량을 △LG CNS △㈜LG 시너지팀 △LG전자 전장사업 아시아 고객 담당부서 △㈜LG 기획팀 등을 거쳐 LG전자 VS사업부 그린사업담당에서 발휘해 왔다.

LG전자 관계자는 "VS사업본부의 경영 전략을 담당해 왔고, LG전자에서 그린사업이라는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관련 사업을 리드해 왔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주사의 시너지팀에서도 전장 사업과 관련해 계열사 시너지를 창출했고, LG CNS에서도 전장 사업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역량에 기여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정원석 LG마그나 초대 대표이사. ⓒLG전자
정원석 LG마그나 초대 대표이사. ⓒLG전자

사내에선 구 회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2015년경 ㈜LG 시너지팀에서 함께 근무했기 때문이다. 

시너지팀은 2012년에서 2015년까지 운영된 일명 '해결사' 조직이다. 주요 계열사 현안을 파악하고 계열사간 사업을 조율하는 역할을 전담했다. 신사업 발굴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하현회·권봉석·권일근·백상엽 등 LG의 굵직한 임원들이 팀장직을 거쳐갔는데, 당시 일선에 막 뛰어든 구 회장을 위한 '경영 수업팀'이라는 말도 나왔다. 정 대표는 이곳에서 구 회장과 함께 근무하면서 친분을 쌓고 LG전자의 전장 부서로 이동했다. 

다만 정 대표의 취임 배경에는 구 회장과의 친목보단 실용주의 인사 기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장 부문은 인공지능(AI), 로봇과 함께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신사업이다. LG그룹 내 젊은 자동차 전문가를 임원으로 수혈하면서, LG마그나의 경쟁력을 높이고 전기차 부품 사업에서 빠른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자동차의 전동화 트렌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마그나는 물론 마그나의 고객사로부터 신규 수주를 기대할 수 있어, 조기에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지도↓ 정원석, 첫 임무는 애플카 수주?…“가능성 높다”는 이유, 넷


"LG가 완성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수 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었다. 전장부터 디스플레이, 배터리까지 못 만드는 게 없으니 완성차 업계로 진출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 

그런데, LG는 절대 자동차 회사가 되겠다고 나서지 않을 거다.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LG가 완성차 업계에 뛰어들기엔 부담이 크다. 전장이며 디스플레이, 배터리. 고객사가 얼마나 될 거 같냐. 완성차 업체로 나서는 순간 고객이 적이 된다. 그런 리스크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 차를 만들어 파는 것 보다 부품을 만들어 파는 게 LG입장에선 훨씬 이익이다.

애플카는 이야기가 다르다. LG브랜드를 내세우지 않고, LG가 할 수 있는 역량을 100% 발휘할 수 있다.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에너지솔루션, 새로 출범한 마그나까지…각 계열사에게도 호재다. 완성차를 직접할 필요가 없고, 애플카를 안 할 이유는 더 없다." -업계 관계자

업계에선 정 신임 대표의 첫 시험대가 '애플카 수주'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대표는 이번 CEO 물망에 오르기 전까진 매스컴과 거리가 멀었다. LG시너지팀 이동 당시 이름 석자 언급된 것이 전부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처럼 사업 관련 행사를 주재한 적도 없다. LG계열사 리더 중에선 실질적인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 외부에선 그의 능력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재계에 사실상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애플카 프로젝트'가 적격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 부문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는 완성차 업체로부터 프로젝트 수주를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정 대표에게는 호재가 있다. 애플이 LG마그나를 파트너로 선택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게 점쳐진다는 것. 그룹 내부 분위기도 긍정적이고 자신감이 넘친다. 역량은 있지만 굳이 하지 않았던 'LG차'의 꿈을 애플을 경유해 이루겠다는 포부다.

LG마그나와 애플의 협력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아래와 같은 네 가지로 축약된다. 

1. LG마그나는 완성차 기업이 아니라서 고객사로 협력하는 데 부담이 적다.
2. 아이폰을 두고 LG와 애플의 협력 관계가 점점 돈독해지고 있다. 
3. 자동차 위탁생산업체 마그나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4. 미중 갈등으로 인해 애플에게 중국 기업은 현재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첫째, 앞서 애플은 현대차와 기아, 독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애플카 제조 협력을 모색했으나 무산됐다. 업계에선 애플의 강력한 비밀유지 요구와 ‘하청업체화’ 조건이 발목을 잡았다고 주장한다. 디자인부터 시스템까지 전부 애플이 설계하고, 최종생산만 협력업체에 맡기는 ‘하청’ 방식을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에 요구해 거부감을 샀다는 것. 이는 아이폰 제조와 관련해 애플이 중국업체 ‘폭스콘’과 맺은 계약 방식이다. 

반면 LG전자가 공들이는 전장 사업은 완성차 제조에서 벗어난 일부 부품 생산이다. 전세계 완성차 제조사의 부품 공급망에 편입돼, 안정적인 글로벌 수요처를 확보하겠다는 게 LG전자의 전략이다. 오는 2024년 출시될 애플카의 부품 업체를 구하는 애플사(社)의 수요와 맞아떨어진다. 

“현대차 같은 완성차 업계는 부품사(하청)로 전락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을 거다. 현대차 입장에선 메리트가 없다. 그러나 LG마그나는 시작부터 완성차가 아닌 부품 회사이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 LG디스플레이와 애플의 ‘아이폰 협업’처럼 윈윈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

애플이 마그나의 고객사가 되면, 일부 부품은 LG마그나에게 맡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 구동모터
애플이 마그나의 고객사가 되면, 일부 부품은 LG마그나에게 맡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

둘째, 애플과 LG전자의 밀월 관계도 심상치 않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급물살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 후 LG베스트샵 내 아이폰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LG 계열사가 외부 제조사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엔 LG유플러스도 측면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이달부터 아이폰을 쓰는 임직원을 위해 애플 iOS용 업무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고, 아이폰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애플 찐팬 요금제 설문 이벤트'도 진행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애플워치를 차고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련의 행보에 대해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사전 준비"라고 선을 그었지만, LG그룹 계열사 전체가 애플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존에도 LG그룹은 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배터리(LG화학), 카메라 모듈(LG이노텍) 등 다양한 부품을 애플에 납품하면서 제휴 관계를 이어왔다.

 

애플카 조립은 마그나, 부품은 LG마그나…LG가 그리는 청사진


셋째, 마그나의 애플을 향한 끝없는 ‘러브콜’도 정 대표와 LG마그나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애플이 마그나의 고객사가 되면, 일부 부품은 LG마그나에게 맡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전장 사업 관계자가 구상한 'LG마그나 청사진'이다. 

“마그나는 애플카의 부품 생산부터 조립까지 일련의 과정을 충분히 OEM(위탁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회사다. 마그나가 애플카 조립을 맡았다고 치자. 차 안에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을 각각 다른 회사에 주문하기보다, 신뢰가 쌓인 거래처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애플 입장에선 더 안전한 선택지가 아니겠는가.”

실제 마그나는 현재 BMW, 재규어, 벤츠 등 여러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자동차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애플카 제조에도 참여하는 것이 마그나의 올해 목표다.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행사에서 “마그나는 애플을 위한 차량을 제작할 준비가 돼 있고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마지막으로 시류도 LG전자를 돕고 있다. 격화된 미중 갈등 때문에 미국 기업인 애플이 중국 하청업체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것. 

대만 현지 언론 '디지타임스' 등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 비야디(BYD)등과 애플카 배터리 협업을 논의하다 최근 결렬되자 대만 기업을 찾고 있다. 트럼프 정부에 이어 바이든 정부까지 지속되는 미중 무역 갈등의 변수를 피하기 위해, 애플이 중국 기업들에게 미국 내 배터리 제조시설 건립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반면 LG마그나는 한국 기업과 캐나다 기업의 합작회사로, 무역 갈등과는 거리가 멀다. 주 타깃 시장도 북미와 유럽 시장이다.   

 

"2025년까지 2兆 찍는다"는 LG마그나…정원석, 전기차 시류타고 매출 올릴까


사내에선 ㈜LG 시너지팀 근무 이력 때문에 구 회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사진은 구광모 회장 신년인사 영상. ⓒ뉴시스
사내에선 ㈜LG 시너지팀 근무 이력 때문에 구 회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사진은 구광모 회장 신년인사 영상. ⓒ뉴시스

때마침 애플·샤오미·화웨이 등 굵직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전장사업의 전망도 밝다. 정 대표가 매출 성장세로 취임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두 번 째 호재다.

샤오미는 올해 3월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전기차 자회사 출범을 공식화했고, 향후 10년 동안 총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화웨이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지난 5월 첫 전기차 '화웨이 즈쉬안 SF5'를 출시했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생산 규모는 지난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35%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LG마그나는 시류에 편승해 애플 등 다양한 전기차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매출을 견인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 측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LG마그나 매출 성장률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50% 수준으로, 시장 대비 높은 성장률을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추정 매출 5000억 원부터 연평균 50%씩 성장해 2023년 1조 원, 2025년엔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LG전자 관계자는 “정 신임 CEO가 이끄는 LG마그나가 LG전자가 내세운 매출 목표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LG마그나 설립을 위한 사업 분할을 실시했다. 마그나가 LG마그나 지분을 사들이는 절차가 마무리 되면 LG마그나가 공식 출범하게 된다. LG마그나의 이사회 의장으로는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장이 물망에 오른 상태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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