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 왜 활성화되지 못할까 [주간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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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정치, 왜 활성화되지 못할까 [주간필담]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2.08.20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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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때만 찾는 청년정치, 이제는 청년 정치가 일상으로 돌아와야
공천·재산·문화·정치력 등 청년 정치인들 앞을 막는 장애물 많이 있어
청년 정치인들, 훌륭한 정치인 되려면 YS·DJ 귀감 삼아서 정치해야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청년당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청년당 주최 청년공감 청년소통 열린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청년당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청년당 주최 청년공감 청년소통 열린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청년 정치.”

매 선거마다, 쇄신 차원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정당에선 청년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합니다. 혹은 이들에게 공천의 기회를 준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청년 정치인들의 비중은 눈에 띄게 늘었죠. 

20대 vs 21대 국회를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2030 정치인이 3명이었던 것에 반해 21대 국회에선 13명이나 됩니다. 

지방의회에서도 청년 정치인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금번 8대 지방선거에선 전체 당선자 중 10% 넘는 비율에 해당하는 416명의 청년이 광역·기초의원에 당선됐습니다. 7대 지선에서 당선된 청년 의원들이 238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부쩍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청년 정치인들이 제도권에 진입하기란 진입 장벽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청년 정치 활성화를 방해하는 요소는 다양합니다. 이들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한 정당의 소속으로 지방선거에 나가 당선되기 위해선 공천을 받아야 합니다. 공천권은 해당 지역위원장이 관장하고 있습니다. 결정권을 가지다 보니 줄서기 풍토도 생겨납니다. 여기서부터 청년 정치인들이 딜레마에 놓이게 됩니다. 줄 서는 데 익숙한 기성 정치인들과 다른 길을 걷고 싶지만 제아무리 비전이 크고 신념이 강해도 지역위원장의 마음에 들지 못하면 사실상 공천을 받지 못하는 까닭에서입니다.

다음은 선거비용에 관한 문제입니다. 최근 <시사오늘>과 만난 한 청년 정치인은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해 약 5000만 원 이상이 소요됐다고 말했습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최소 5000만 원 이상은 사용된다는 것이 청년 정치인들의 평가입니다. 

100% 보전받지 못하는 것도 부담입니다. 선거기간 내 사용한 비용만 보전되고 예비후보 기간에 쓰인 금액은 되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선거비용 보전은 후불 성격을 띄고 있어, 당장 현금이 없으면 선거판에 뛰어들지도 못합니다. 올해 법이 개정돼 지방선거에 나가는 후보들도 후원회를 둘 수 있게 됐지만, 청년 정치인들은 인지도나 사회적 재산(인적 자원)이 부족해 안정으로 후원자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기존 정치문화도 발목을 잡습니다. 한국은 연공서열을 중히 따집니다. 청년이 정치하겠다고 나선다면 가장 먼저 듣는 말은 “나이도 어린 게…”입니다. 경험이 부족한 청년 정치인들에게 회의적인 시선을 보냅니다.

하지만 과거 故김영삼(YS) 전 대통령이 25살에 국회의원 당선되고 30대에 당내 분열을 규합해 훌륭한 정치력을 보여준 사례를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색안경을 벗고 본다면 제2의 YS와 같은 훌륭한 청년 정치인이 탄생할 기회가 늘어날 것입니다.

청년 정치인이 정치력을 쌓을 기회가 적은 것도 생각해볼 지점입니다. 8·28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7명의 청년이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2030중에서는 현역 국회의원인 장경태 의원만이 경선에서 살아남았습니다. ‘현역 프리미엄’ 아니었으면 그마저도 어려웠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거대 양당을 이끄는 청년리더까지 출현했지만, ‘반짝’하고 만 것도 기성 정치권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실감케 하고 있습니다. 일부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여 물러난 것을 차치하더라도 청년 정치인들이 안정적으로 정치력을 쌓기에는 애로점이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각 정당에서 청년-대학생위원회를 조직하고 있지만, ‘찐 정치’란 무엇인지 가르치는 체계적인 정치학교가 마련되지 않은 점도 아쉬운 요소입니다. 

일각에선 이런 말도 나옵니다.  “청년 할당제까지 해줬는데, 이 이상으로 무엇을 더 해줘야 하나?” 충분히 동의할 수 있는 얘기입니다. 청년들 스스로 쟁취해야 하는 것도 맞는 말입니다.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보면, 현시대의 청년 정치인들은 시간이 지나면 대한민국의 정치를 이끄는 중역으로 성장하게 될 겁니다. 후대를 위해 청년들에게 배려를 좀 더 해주면 어떨까요. 실질적으로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힘들게 하는 장벽을 약간만 걷어준다면 우리의 정치가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지는 밝은 곳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청년 당사자의 노력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관련해 최근 대화에서 “청년들 스스로 ‘액세서리 정치인’의 한계에서 벗어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습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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