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2022년 한국, 브라질 호세프 아닌 메르켈 같은 리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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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텔링] 2022년 한국, 브라질 호세프 아닌 메르켈 같은 리더 필요하다
  • 곽수연 기자
  • 승인 2021.12.03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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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증시 최저 수익률, 치솟는 물가와 높은 실업률
보우소나르 막무가내식 포퓰리즘으로 경제상황 악화돼
내년10월 브라질대선까지 포퓰리즘 광풍 이어갈 조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곽수연 기자)

(좌)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전 대통령과 (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
(좌)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전 대통령과 (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연합뉴스

혹시 브라질펀드 투자에 관심 있으세요?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1월 22일 기준 브라질 펀드의 최근 3개월간 평균 손실률은 15%, 6개월 평균 손실률은 20%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브라질 펀드가 부진한 성적을 내는 이유는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급락했기 때문입니다. 유안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보페스타 지수의 4분기 수익률은 -7.4%로 전 세계 50개국 중 최저 수익률을 기록했다네요.

최근 브라질 경제는 원자재 가격의 하락과 중국의 원자재 수입 수요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2021년 4분기 브라질의 3대 수출 품목 수익률은 대두 0.5%, 철광석 -9.5%, 원유(WTI) -9.3%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당연히 무역수지도 악화됐죠. 지난 10월 무역수지는 전년대비 -55% 낮아진 2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외수뿐만 아니라 높은 물가로 인해 브라질 내수도 부진에 빠졌죠.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은 10.7%로 2016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물가를 잡으려고 공격적인 금리 인상(575bp)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물가 상승세는 17개월 연속 가팔라지고 있고 물가를 반영한 브라질 국민들의 실질소득 역시 17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3분기 실업률은 13.5%로 고용시장도 얼었습니다. 치솟는 물가와 한파가 부는 고용시장에 사람들이 지갑을 풀지 않는 있는 것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입니다. 때문에 소비자의 지출 정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도 지난 9월 전년대비 -5.5% 감소하는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내우외환 브라질의 2022년 경제성장률은 전 세계 50개국 중 가장 낮은 1.5%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브라질 경제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5.5%→5.1%로, 내년 전망치는 2.5%→2.1%로 낮췄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올해 4.88%, 내년 0.93%로 더 낮은 전망을 내놨습니다. 일각에서는 내년 브라질 상황이 199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나쁠 것이라며 차기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브라질은 어떻게 이런 경제 위기를 직면하게 됐을까요?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2019년 1월 취임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재정지출 확대가 경제를 악화시킨 주범으로 지목했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취임 당시 재정지출의 약 44.5% 비중을 차지했던 연금제도를 개혁하며 재정적자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연금의 재정지출은 오히려 45.5%로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더 나아가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각종 지원금(생계비, 유류비 등) 명목의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브라질 연방 정부는 빈곤층 생계비 지원액을 월 190헤알에서 400헤알(약 8만 4500원)로 올리고 화물운임 인상과 경유 가격 안정을 요구하는 트럭 운전사에게 75만 명에게도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내년 브라질 재정적자 규모가 현재 예상치(-7.4%) 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입니다. 브라질 매체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포퓰리즘 정책에 반발한 고위 관료 4명은 이미 사직서를 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포퓰리즘 광풍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될 조짐입니다. 내년 10월 브라질에서는 대통령, 부통령, 주지사, 상·하원, 주 의원을 뽑는 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유력한 야당 후보로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재선을 노리고 있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룰라 전 대통령에 밀리면서 포퓰리즘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요.

룰라가 누구냐고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브라질 전 대통령으로 '보우사 파밀리아(저소득층 현금 지급)' '포미 제루(기아 제로)' '미냐 카자, 미냐 비자(나의 집, 나의 삶)' 등 무상복지 정책을 확대 시행한 인물입니다. 그는 또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줬습니다. 취임하기 전인 2002년 월 80달러였던 최저임금은 그의 임기 말인 2010년 320달러로 4배 상승했죠. 포퓰리즘 정책의 대명사가 다시 정치판에 복귀한다는 뜻이죠. 보우소나루에 이어 룰라의 재등장까지 언제 끝날지 모르는 포퓰리즘 불확실성 때문에 전문가들은 브라질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그런데 브라질 상황이 남일 같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재정건전성도 심각히 우려수러운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자료에 따르면 내년에 우리나라는 빚 1000조 원, 국가채무비율 50%에 진입합니다. 국회예산처는 정부가 현재와 같이 확장 재정 정책을 이어간다면 2030년 국가채무는 2200조에 이른다고 전망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속도가 35개 선진국 중 1위로 2026년 한국의 일반정부 국가채무는 GDP 대비 66.7%를 기록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급증하는 국가채무에 한경연은 향후 10년 내 잠재성장률은 현재 수준보다도 더 낮은 0%대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선진국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들은 내년 예산규모를 올해 결산 추정액 대비 약 14.8% 축소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2022년 한국 예산규모는 604.4조 원으로 올해 결산 추정액 604.9조 원 대비 0.1% 감소하는데 그쳤다고 합니다.

암울한 경제 전망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선 한국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느 정권이 들어오든 차기 대통령은 큰 부담을 안고 시작해야 합니다. 빨간불의 한국 재정건전성을 파란불까지는 아니더라도 노란불까지 상황을 개선시킬 '경제대통령'이 어느 때보다 더욱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시점에 브라질의 룰라와 보우소나루 같은 대선후보가 당선된다면, 한경연 전망처럼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0%대에 더 빠르게 진입하겠죠. 경제 빙하기일수록 청년들과 신생아들만 더욱 불쌍해지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죠. 참고로 올해 태어난 아이가 고등학교 졸업할 즘 1억 원이 넘는 나랏빚을 짊어진다고 합니다.

2003년~2016년까지 13년 실행된 무상복지 포퓰리즘 정책 관련해, 브라질 대형 건설사 테몬의 알바로 회장은 "퍼주기식 복지정책으로 국민은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하는 인식에 빠져 버렸다"며 "노동의 가치를 상실한 게 과거 13년간 국민정서를 갉아먹은 원흉"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경제 빙하기에 포퓰리즘 덫까지 빠져들면 갈 길 잃은 우리나라 청년들도 브라질 국민들처럼 '국가는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라고 되풀이하는 '좀비'가 되겠죠.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룰라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 국가 재정을 악화시킨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같은 사람이 내년 한국 대선에서 당선되면 안 됩니다. 지금 우리에겐 국가부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헌법까지 개정하고 균형재정을 철칙처럼 지킨 메르켈 같은 대통령이 필요합니다. 포퓰리즘과 선을 그은 메르켈의 소신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에서 유럽을 구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022년 대선을 앞둔 한국은 "초과세수로 나라 곳간이 가득 찼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은 고통을 감내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힘을 보태달라"고 말할 줄 아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정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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