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 “청년 정치, 586처럼 왜 못 뭉치나…성공하려면 연대체 만들어야” [청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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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청년 정치, 586처럼 왜 못 뭉치나…성공하려면 연대체 만들어야” [청년 인터뷰]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2.09.08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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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인천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청년 정치, 스스로 깨고 나와 ‘청년 정치’ 종료하라…약자 정치 벗어날 때”
“청년 문제, 민생 문제와 결부돼 있어…청년 세대 위한 세심한 행정 필요해”
“전당대회 패인은 힘이 없었기 때문…조직 규합해 ‘선택과 집중’을 했어야”
“내 롤모델은 박남춘과 전용기…원칙을 지키고 소탈하지만 매력적인 정치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인터뷰는 지난 31일 인천시에 소재한 의원실에서 진행됐다.ⓒ시사오늘 권희정

더불어민주당 김대영(31세) 인천시의원은 학창시절부터 시사에 관심을 가졌다. 직접 행동을 취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그가 직접 참여에 나서게 된 건, 지난 2016년 청년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서였다. 민주당에서 청년 최고위원 부문을 따로 만들어 선출했는데, 그 당시 속으로 생각했던 후보가 떨어졌다. 당선된 사람은 청년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었다. 적극 나서야겠다는 생각으로 전환되는 계기였다. 

김대영 시의원은 “누군가는 대의나 신념,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정치를 하지만 저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했다”며 “청년 정치인이 성장하기 위해선 공동체를 만들고 세력을 규합해야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31일 인천시에 소재한 의원실에서 진행됐다.

 

1. 시그니처 질문 
“청년, 사회적 약자 맞아…청년 문제 해결 위해선 민생 전체 돌아보는 관점으로 접근해야해”
“청년 정치의 목적은 청년 정치를 깨는 것…‘청년 정치인’이 아닌 ‘정치인’으로 인정 받아야”


- 청년이 사회적 약자인가요.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그렇게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지금 시대에서 청년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 ‘단군이래 부모보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약자’라는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런 세태를 바라본다면 맞다고 봅니다.”

- 발돋음할 수 있는 해법이 있을까요.

“청년 문제는 하나만 짚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대신 청년 문제는 청년 자체만의 문제가 아닌, 민생 전체와 결부된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들 중 특히나 청년 문제가 더 부각되는 건 그들이 미래를 이끌어갈 주력 세대가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어떤 해법이 청년 세대의 문제로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민생 전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청년 문제의 해답이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청년 세대를 위한 행정의 세심함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청년 문제는 ‘이렇게 하면 해결된다’고 보는 것은 현장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네요.”

- ‘청년 정치’도 일종의 프레임일까요.

“프레임이라는 말이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부정적인 것일까?’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세상이 점차 변해가는 과정 속에서 정치도 마찬가지로 더 많은 이야기들과 수요들이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청년 정치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고 봅니다. 정치라는 게 이름 짓기를 좋아하지 않습니까(웃음)?”

- 프레임의 득실 면에서는 어떻게 보나요.

“타이틀에는 유통기한이 있거든요. 세대를 대표하는 정치는 시간이 지나면 타이틀이 무의미해져요. 정체성이 모호하죠. 그래서 저는 ‘청년 정치 역시 곧 약자의 정치’라고 봐요.”

- ‘청년=사회적 약자’와 마찬가지로요? 왜 그렇게 보나요.  

“‘우리가 사회적 약자니까, 청년을 배려해 달라, 공천을 줘야 한다’ 등을 이야기하잖아요. 기성세대와의 경쟁에서 밀리니까요. 다 맞는 말이에요. 문제는 이런 논리만 들고 나온다면 청년 정치인 스스로도 약자라고 인정하는 셈이거든요. 계속 그 프레임에 스스로를 가둬버리는 꼴이 된다고 봐요.”

- 이를 깰 필요성이 있다고 보나요.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청년 정치인’이 아닌 ‘정치인’으로 인정 받아야하는 거죠. 저는 그래서 ‘청년 정치의 목표는 청년 정치를 종료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청년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청년 정치’를 깨고 나오는 것이네요. 아이러니하군요.

“그렇죠.”

 

2.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전당대회 청년 전멸, 원인은 힘이 약했다…청년 조직 규합해 ‘선택과 집중’ 했어야”
“청년정치는 토사구팽? 동의못해…청년이 세대교체 주역이 되기 위해선 숙성 필요”


-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등록을 거부당했잖아요. 당시 어떻게 봤나요. 

“당연한 결과라고 봅니다. 정당에는 내부의 규정과 규칙이란 게 있잖아요. 당헌-당규는 구성원들이 지켜야 하는 규칙이죠. 박지현 전 위원장은 입당한지 얼마 안 됐지만 이미 민주당의 구성원입니다. 구성원들과 합의해놓은 여러 내규들을 준수해야죠. 단순한 청년이 아니에요. 비대위원장을 지냈잖아요? 그런 사람이 이제 와서 자신이 당대표에 출마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리석고 억지 주장이라고 봐요. 물론 당헌과 당규에 분명히 불합리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개선할 부분은 개선해야겠죠. 하지만 박지현이라는 사람 한 명을 위해 당규를 바꾼다면 우리 민주당이 항상 공격받아왔던 내로남불이 되는 거죠.”

- 예외사항을 둘 수 없다는 말이군요.

“그렇죠. 지난 정권에서 우리가 그런 내로남불식의 행동을 보여줬기 때문에 민심을 잃고 정권도 잃지 않았습니까? 분명히 우리 당에서 박지현을 더 눈여겨보고 있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다르게 대우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당대표 출마를 할 수 없었던  것은 자격이 안 돼 반려당했던 거죠. 하지만 일부 강성당원들의 박지현을 향한 비난은 분명히 자제해야 합니다.”

- 지난 예비경선에서 장경태 의원을 제외한 민주당 소속 청년들이 모두 낙마했는데, 원인으로 보는 것은요.

“힘이 약해서 떨어졌다고 생각해요. 민주당 내 청년들이 모이지 못한 거죠. 이번 전대에 많은 청년들이 도전했지만 세력을 규합하지 못했어요. 일반적인 선거와 달리 당내 선거는 한 치 앞도 모르는 거거든요. 여론을 무시할 수 없지만 당내에선 더 분별력 있게 바라보는 측면도 있어요. 당원들은 출마한 후보들에 대해 잘 알잖아요. 신중하게 선택을 하게 되죠. 기준 또한 개인적이고 이해타산적일 수 있고요.”

- 청년 후보들이 당선되려면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선택과 집중을 했어야 하는 거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은 대개 원내 의원들이 많이 하잖아요. 기성 정치인들과 붙으려면 우리는 최소한 청년 세력을, 청년 조직을 규합해 합의를 도출했어야죠. 어떤 후보에게 힘을 몰아줄지를요. 그런 부분들이 시간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부족했다는 것은 아쉽게 생각해요. 결과론적인 것만 보면 아쉽지만, 청년들이 도전했다는 것 자체는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전에는 그마저도 없었다고 보나요.

“우리 민주당이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한지 올해로 7년인데, 청년들이 끊임없이 도전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많이 도전한 적이 없어요. 새정치민주연합 시기부터 장경태와 이동학밖에 없었거든요. 언급한 둘을 이어서 김지수, 권지웅, 박영훈, 이경 등 선배들이 많이 나왔어요. 그런 부분을 보면 우리 당에서도 청년 정치가 무르익은 것 같습니다. 이제 다음 전당대회에서부터는 더 많은 청년 최고위원들을 배출할 수 있도록 이번에 선출된 장경태 의원이 신경을 많이 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대선 지선이 끝난 후 청년정치에 대한 논의가 사라졌는데 선거 때만 청년정치를 이용하고 토사구팽 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요.

“토사구팽을 당했다. 여태까지는 그래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중요한 선거가 끝났다고 현 상황에서 논의가 사라졌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선거가 연달아 있었잖아요. 대선과 지선이 끝나고 전당대회도 있었죠. 그만큼 굵직굵직한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청년 정치라는 이슈가 부각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봐요. 다만 여러 논제 중 이슈가 선정되는 과정에서 청년 정치가 뒤로 밀려났을 뿐이죠. 지금 시기상 청년 정치가 선거가 끝나자마자 부각할 그런 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시급한 민생 경제 문제가 눈 앞에 닥쳐있으니 청년 정치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거죠. 여러 가지 사회현안들을 문제로 보는 상황에서 청년 정치는 카테고리 중 하나인 거지 거대한 이슈로 다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토사구팽 당했다고 보기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해요.”

- 아직 시기상조라는 말이군요.

“그렇죠. 아직 올 한해도 지나지 않았잖아요. 최소한 1년은 지나야 성과를 논할 수 있잖아요.  토사구팽이라는 인식이나 평가는 있을 수 있어요. 매 선거가 끝나고 이런 비슷한 질문들은 끊임없이 나올거라고 봐요.”

- 해결 방안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토사구팽에 대한 해결 방안뿐만 아니라 청년 정치 자체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인재양성’이 절실합니다. 여태까지는 항상 외부에서 수혈했잖아요. 젊은 변호사나 의사, CEO 등 젊은 XX 타이틀을 붙이죠. 하지만 이제는 당에서 청년 인재를 키워야 되거든요. 어느 의원께서 이런 말을 했어요. ‘시대가 지나면서 그 정치의 주력이 되는 젊은 세대가 있다’ 586 시절에는 운동권 선배들이 있었죠. 우리 당은 그렇게 그렇게 변해왔어요. 트렌드를 따라왔던 거죠. 이제는 외부 영입이 아닌, 당이 키워야 하는 정당 인재가 되고 마는 것이죠. 우리는 확실한 인재 양성을 하기 위해 커리큘럼을 만들고 실천할 때가 온 거죠.”

- 민주당은 청년 인재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잘 짜여있지 않나요?

“아직은 부족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인재를 육성한 적이 없거든요. 되려 육성을 받아야할 청년들이 애당심으로 엉덩이 무겁게 당에서 남아서 버티고 있는거죠. 그런 끈기로 버텨왔기 때문에 세월을 거쳐 다듬어진 거겠죠. 누군가가 양성하거나 육성시킨 것은 아니고 현장에서 살아남은 거죠. 강한 자들이 살아남은 거죠.”

-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세대교체론이 힘을 받지 못한 이유는 뭐라고 보는지요.

“힘이 약해서죠.”

- 아하.

“전대에서 박용진-강훈식 의원이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온 것은 좋은 시도라고 봐요. 하지만 공감대를 얻지 못한 거죠. 세대교체를 이끌만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죠. 97그룹은 물론 X세대들 선배들이 ‘낀 세대’라고 하지만, 세대교체라는 워딩을 얼마나 써왔고 그 네이밍을 향유했는가, 공감대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가에 대해선 반짝이었다고 봐요. 잠깐이었죠. 우리가 보이지 않는 부분들에서 세대교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온 건 인정하지만, 타이틀을 쓸 수 있을 만큼이었는지는 미지수라고 보고요. 더 내려가서 2030 청년세대가 세대교체를 얘기하기에도 부족해요. 왜냐, 모두가 능력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어렵거든요. 당선된 청년 정치인들이 갖추긴 했지만, 세대교체를 말하기엔 아직 부족하죠. 앞으로 세대교체가 힘을 받으려면 청년들이 숙성될 시간이 필요하죠.”

- 청년 정치인이 볼 때 지지율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요.

“먼저 우리가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원인을 짚어봐야죠. 탄핵 정국 이후 대선, 지선, 총선을 모두 이긴 건 우리가 잘한 부분도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반사이익을 본 거죠. 문제는 연속된 승리에 취해 있었어요. 노무현이나 문재인 같은 영웅적인 정치인들에게 매달려 있지 않았나 싶어요. 정치인 개인에 의존하는 정당이 아닌, 정치인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민생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해요. 해결 능력이 있다는 것을 국민들로 하여금 체감하게 해야 합니다.”

- 정치인의 언어요?

“네. 정치인들이 쓰는 말이 어렵거든요. 솔직히 민생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하지만 시민들에겐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겠습니다가 더 편한 말들이거든요. 극적인 말이긴 하지만, 정치인 언어로 이야기해서 유식해 보이려는 성향도 약간은 있는 것 같아요. 거리를 두는 거죠. 근데 이제 거리를 두는 인식은 한계에 다다랐어요. 우리만의 언어가 아니라 그들의 언어를 써줘야 되거든요. 정치적 무관심에서 탈피해서 정치가 무엇인지 알겠구나 이런 걸 느끼죠. 솔직히 결부시킨다, 부결한다, 기각한다 등 사람들이 잘 몰라요. 그냥 안 됐다 됐다만 알잖아요. 우리가 정치인의 언어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언어로 다가서야 시민들이 우리를 다시 한 번 봐주지 않을까? 합니다.”

 

3. 정치인으로서
“청년 선거 조직 활성화, 자율적 유세 활동으로 성과 낼 수 있었다”
“민선 8기, 인천 e음 정책 후퇴시켜…수도권 매립지 문제 역시 난항”


ⓒ시사오늘 권희정
김대영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인천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시사오늘 권희정

- 20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선대위 공동위원장으로서 어떤 활동을 했나요.

“이례적으로 청년의 신분으로 당선이 됐어요. 보통 인천에서 선대위원장은 국회의원이 맡거나 지역에서 시민사회 활동을 했던 나이가 좀 있는 분들이 하거든요. 그런데 이번 지선을 앞두고 인천시당 지도부에서 생각을 바꿨는지, 이번 대선에서 청년을 앞세우고, 그들에게 권한을 주기로 한 거죠. 청년을 1선에 세우고, 기성 정치인들과 세대는 2선에서 도와주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 같아요. 인천시당에선 6년 동안 정당 활동을 했거든요. 대학생위원회에서도 활동했는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이 저거든요. 지역에서도 저를 봐왔으니, ‘청년본부를 만들어 봐라’며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한 거죠.”

- 상징성에 국한된 조직은 아니었나 보군요.

“맞아요. 본래 선거 시즌만 다가오면 임명장을 남발하기 위해 서류상의 조직본부들을 만들어요. 처음에 제의를 받았을 때는 늘 그렇듯 똑같은 줄 알았어요. 시당에서 실질적으로 청년들의 선거 활동을 지원해 줄테니 계획표를 짜오라 하더군요. 본격적으로 2030을 규합해 청년 본부를 조직했어요. 대부분이 20대였죠. 청년들이 실제로 실무를 봤고, 적합한 사무공간도 꾸렸죠. 청년 본부가 조직된 후, 시당 측에서는 정말 지원만 해줬어요.”

- 어떤 업무를 주로 했나요.

“저희는 SNS에서 주로 활동했어요. 본 선거와 유세 전에는 SNS를 활용해 앞서 말한 ‘정치인의 언어’가 아닌, ‘대중의 언어’로 다가갔죠. 청년 본부를 하면서 딱딱하게 정책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언어로 선거를 풀어내는 것이었죠. 청년들에게 선거에 관심 가지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SNS 유세를 진행할 때, 욕심을 부리지 않았어요. 너무 질 높은 기획이 아닌 B급 감성을 담은 거죠. 청년들이 가볍게 보고 피식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본 선거가 시작되면서 청년 본부 구성원들이 전부 유세팀으로 들어갔어요. 제가 공동선대위원장이니까 청년 유세단의 행선지와 일정을 전부 기획했죠.”

- 실제로 성과가 있었나요.

“당내에서 인천지역 청년본부만큼 잘한 곳이 없다는 평이 많이 나왔어요. 대선 때도 인천은 우리가 이겼죠. SNS 유세의 경우 보통 조회수로 성과를 보는데, 다른 전국 시·도에 있는 청년 조직 중 저희가 가장 잘 나왔어요. 이렇게 성과가 나오니까 당에서도 대학생위원회를 다시 보기 시작했어요. 그전에는 대학생들 모아다 놓은 조직 정도로 여겼다면, 선거에서 우리를 투입해보고는 ‘얘들이 능력이 있구나’ 좋은 평가를 받게 됐어요.”

- 대학생위원회에서 활동을 오래했는데, 어떤 일을 하나요.

“대학생위원회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학내 문제나 지역의 2030 문제를 정책적으로 해결하려는 20대 청년 조직이에요. 만 29세 이하로 구성된 청년 조직이죠. 국회의원이나 저명한 정치인들을 초대해 강연회를 하거나, 정치 이슈를 골라서 세미나를 열기도 해요. 선거 활동도 합니다. 대학생들이니 활동에 제약은 있지만, 선거 활동을 경험해 보자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선거 시즌마다 유세에 직접 참여해 보기도 합니다.”

- 선거 때마다 지역 정치인을 도와 선거 관련 실무를 보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청년들을 최대한 뭉쳐서 실무를 보게 해요. 아까 말했듯이 청년은 뭉쳐야 살거든요. 대학생위원장직을 수행할 때는 지역 후보님들께 안 보냈어요. 왜냐하면 7대 지선에서 구청장 예비후보와 시의원에게 갔었어요. 여러 캠프를 돌아보면서 내린 결론은 ‘큰 선거에서 먼저 뛰어봐야 한다’였어요. 지방의원도 중요하지만 대선이나 총선, 지선에서는 시장 선거 같이 큰 빅텐트에서 선거를 뛰어보는게 좋겠더라고요. 작은 캠프에선 청년들은 그저 허드렛일 밖에 하는 것이 없거든요. 하지만 큰 선거에서 주체성만 확보해 준다면 자발적으로 선거 기획부터 행사, 조직 기획 등을 하려고 들거든요. 물론 캠프에 있는 당 관계자들이 배려해 줘야 가능한 일이긴 합니다. 이렇게라도 청년들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 시의원 선거에 임하면서 대학위 당시의 경험이 도움이 됐는지요.

“이번 선거에서 활동하면서 도움이 됐어요. 정확히는 정치 인생에서 대학생위원회가 전부였죠. 여러 친구들을 만나게 됐고, 이 친구들도 많이 도와줬어요. 그만큼 책무감을 많이 느꼈고요. 만약 대학위에서 이 동료들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평범한 당원으로 남았을겁니다.”

- 시의원 도전 과정은 어땠나요. 

“일단 선거판은 정말 변수가 많아요. 특히나 지방선거는 후보군이 많기 때문에 더 많은 변수가 일어나요. 그 중 비례대표는 정말 종잡을 수가 없죠. 비례대표 선거는 여태까지는 제도화되지 않고 관례상으로 흘러왔어요. 광역비례는 보통 지역 유지들에게 주지, 청년들에겐 거의 주지 않았거든요. 인천은 지난 2018년 지선부터 당에서 도입한 청년 공개 오디션 제도가 있어요. 그 제도를 통해 도전했어요. 공개 오디션에서는 정책 비전을 보더군요. 청년 후보로는 저와 다른 후보 이렇게 총 2명이 나왔어요. 제 상대였던 분은 정당 활동을 거의 안 하고 시작한 후보였어요. 누군가는 이를 보고 ‘쉽게 이기겠다’ 말하더군요. 저는 그러지 않았어요. 비록 정당 활동을 더 오래하고 민주당 내에서 기반을 다져 왔지만, 만약에라도 지게 된다면 6년 동안 했던 모든 정당-정치 활동이 무너지게 되는 거거든요. 선택해주는 것은 청년 당원들인데, 진다는 것은 청년들에게 선택받지 못한다는 것이니까요. 함께 했던 동지들에게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이니까요.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압도적으로 이겼죠.”

- 비례대표 후보가 된 후에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나요.

“본 선거에서는 비례대표니까 유세의 부담이 적었죠. 하지만 다른 난관이 있었어요.”

- 무엇입니까.

“정의당이었죠. 비례대표는 한 정당이 5% 이상의 지지율을 받으면 한 석을 가져가 거든요. 인천에서는 정의당의 지지율이 꽤 나오는 편이에요. 정의당의 지지율이 5% 이상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잘못하면 우리 당이 1석밖에 못 가져가겠다는 위기감이 있었어요. 비례대표가 총 4석인데요. 국민의힘이 2석을 가져 가고 남은 2석 중 하나를 정의당에 뺏길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거죠. 그 당시 5%니까 정의당이 6만2000표 정도만 받아도 당선되거든요. 개표 당일 잠을 거의 못 잤어요. 새벽 4시가 넘어서 결과가 나왔거든요. 당선인이 뜨는지 새로고침을 클릭했어요. 결국에 당선 이 두 글자를 보고 잠에 들었어요.”

- 당선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당선되니 분위기가 다르더군요. 평범한 청년이 시의원이라는 배지를 달고 들어가니 공무원들이 고개 숙여서 인사를 해요. 처음에는 정말 어색했어요. 승강기를 타더라도 의전을 받으니까 너무 어색하더라고요. 지금은 익숙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색하다고 거부해도 바뀌지 않거든요. 이런 의전에 대해 과도한 건 삼가하되 기본적인 부분에서는 적응 중입니다. 또 이제 우리 당이 소수 야당이 됐어요. 우리 당 후보들이 많이 낙선했다는 뜻이죠. 능력 있는 선배들이 참 많았는데, 같이 의정을 못한다는 게 아쉽게 느껴져요. 곁에서 일을 배워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기도 하고요. 당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긴 하지만, 워낙 쪽수로 밀려서 역부족이에요. 악바리처럼 굴 수 밖에 없더군요. 야당 의원이면서 동시에 청년 의원이니 적극적인 활동을 해주길 바라는 사람들도 있어서 싸움닭이 돼 여당과 시정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해요.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니까요. 그런 긴장감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고, 또 공부를 정말 많이 해야하다 보니 한 번 의회에 나오면 매일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하다가 갑니다.”

- 지역의 가장 큰 현안으로 보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타개할 계획입니까.

“크게 3가지로 인천 e음, 수도권 매립지 그리고 재개발입니다. 그런데 민선 8기에서는 재개발에만 너무 치중된 느낌이에요. 우선 인천 e음은 인천의 지역화폐에요. 인천e음으로 결제를 하면 10%를 캐시백으로 돌려줬었는데 이게 절반으로 삭감됐죠. 왜냐하면 시에서 예산이 없다고 하거든요. 현 시정에선 전임 시장이 예산을 적게 잡아서 어쩔 수 없다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고요. 지난 7월부터 5%의 캐시백 한도가 5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줄어든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했죠. 본래 지역화폐 예산은 항상 경정을 통해서 확보했던 사업이라서 전임 시정에서 예산을 적게 잡은 것을요. 그리곤 캐시백을 다시 10%로 복구하기 위해 추가 경정을 할 것인지에 대해 논했는데, 결국 현행 유지를 하겠다는 거예요. 인천e음 제도는 인천 시민 7~80%가 지지했던 좋은 정책인데 이를 후퇴시켜 버린 거죠.”

- 수도권 매립지 문제도 들려주세요.

“매립지 문제는 몇십 년 전부터 이슈가 됐던 문제죠. 서울과 경기도의 쓰레기가 인천에다 버려진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걸 언제까지 그래야 하나요? 청라와 서구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늘 고통스럽거든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특별 회기까지 만들고 기금도 하고 있지만, 돈으로만은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에요. 환경 자체를 개선해야 하는 문제죠. 민선 7기가 지난 민주당 정부 때는 2025년에 무조건 매립지를 닫기로 했어요. 다른 도시가 어떻게 되든 더 이상 인천이 희생하지 않겠다는 거죠. 인천은 나름대로 준비를 했어요. 영흥도에 에코랜드라는 친환경 소각장을 조성해 놓고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민선 8기가 들어서면서 에코랜드 소각장에 대한 부지의 사업 자체를 전면으로 재검토하고 백지화를 시키려고 해요. 민주당에선 자체 매립지를 추진했지만 국민의힘에선 대체 매립지를 추진한 거죠. 이 말은 즉 현재 있는 수도권 매립지를 닫고, 다른 곳에 수도권 매립지를 다시 만들자는 거에요. 이건 고통을 다른 지역에 전가하는 것이잖아요. 또한 이미 영흥도에 친환경 소각장을 만드려고 부지를 매입했는데, 그러면 이 부지는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대책도 없는 상황입니다.”

- 재개발 문제는 무엇인지요.

“유정복 시장이 말했던 ‘뉴 홍콩 시티’ 혹은 ‘제물포 르네상스’라는 정책들이죠. 알맹이가 아직 없어요. 구호는 내세우지만 과연 그 내용은 뭐가 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옛날처럼 인천의 모든걸 깨부쉈던 빚만 늘어나는 그런 식의 개발 정책이냐 혹은 시민과 함께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느냐는 앞으로도 더 살펴봐야겠죠.”

 

4. 정치 소신과 마무리
“정치,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하기 힘들다…작은 것이라도 확실하게 실천하는 게 좋은 정치”
“청년 정치, 더이상 파편화 안돼…동료 만드는 방법 배우고, 공동체 형성해야 성장할 수 있어”


- 정치하면서 생긴 좌우명이 있나요.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잘 할 수 없다’와 ‘즐겁지 않으면 하지 말라’ 입니다. 전자는 자신에게, 후자는 후배들에게 해주는 말이에요.”

- 전자부터 설명 부탁합니다.

“정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민주주의 사회니까요. 하지만 전문적인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면 아무나 할 수는 없어요. 일반 시민분에게 다짜고짜 조례안을 만들어 보라고 하면 못하잖아요. 그런 특징들 때문에 제도적인 영역으로 들어서면 정치인들이 필요한 거죠. 청년도 정치를 할 수는 있지만, 잘하게끔 만든 환경이 조성돼야죠. 가끔 보면 패기와 열정만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들어와요.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말이죠. 그런데 현실에서 실천하는 과정에서 과연 얼마나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느냐 물어보면 명확히 답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거창한 수사였던 거죠. 작은 것이더라도 확실하게 바꿀 수 있는 실천 계획 하나가 있는 게  잘하는 정치거든요. 저도 잘하는 정치인, 요즘 말로 좀 치는 정치인이 돼야겠다 생각을 하고 있어요.”

- 후자는요.

“이것도 경험에서 나온 건데요. 즐겁지 않으면 정치에서 즐거움을 못느끼죠. 여태까지 어떤 일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은 딱 내가 하고 싶다고 느낄 때에요. 제게는 정치가 그랬어요. 그 영역에서 활동 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죠.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정치라는 것이 즐겁다고 생각해요. 후배들과 만나면 늘 말해요. ‘세상에 얼마나 즐거운 게 많은데 정치에서만 즐거움을 찾냐’고요. 정치가 즐거우면 나처럼 즐겁게 하라고 해요. 어느새 즐겁지 않고 억지로 하는 느낌이 든다면 주저말고 그만하라고 해요. 세상에 참 즐거운게 많잖아요? 연애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게임이나 취미생활도 할 수 있고요. 억지로 하는 정치 때문에 그런 즐거움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죠. 모든 사람들이 노력을 하다보면 고난과 시련을 겪지만 그럼에도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마음이 일절 들지 않으면 하지 말라고 했어요.”

- 롤모델 정치인이 있다면 누구인지. 또 그 이유는요.

“박남춘 전 인천시장과 전용기 의원입니다. 먼저 박남춘 전 시장은 제 정치 스승입니다. 박남춘이라는 정치인이 걸어온 길을 보면 딱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어요. 원칙과 사람 사는 길. 박남춘 전 시장도 노무현 전 대통령께 정치를 배웠기 때문에 그런 원칙과 신념이 나왔겠죠. 그 원칙과 신념이 거창한건 아니지만 그걸 실천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거거든요. 근데 그걸 이루려고 노력을 정말 많이 했어요. 정치인으로서 그런 삶을 살아왔고 참 멋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매력적이진 않아요. 거창한 비전이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남춘을 위해서 함꼐 뛰었던 선배들이 아직도 박남춘을 그리워하고 사랑해요. 그 선배들이 제게 정치를 가르쳐줬지만, 그 뿌리를 타고 올라가면 결국 박남춘 시장이 나와요. 그분이 걸어왔던 길을 저도 걸어가고 싶어요. 제가 걸어왔던 정치 인생에서 박남춘이 보인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 전용기 의원을 왜 롤모델로 꼽았는지요.

“전용기 의원과는 2018년에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에 있을 때 당시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만났어요. 같이 일했던 참모였죠. 개인적으로는 친한 형동생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형이죠. 평생 같이 정치하고 싶어요. 왜 롤모델로 삼았냐면 여태 봐왔던 정치인들과는 달라보이거든요. 물론 전 의원이 정치한지 얼마 안 돼서 그렇게 보일수도 있지만, 제가 매력을 느꼈던 부분은 진정성과 소탈함이었어요. 정말 권위의식이 전혀 없거든요. 기사에 실어도 될지 모르겠지만 ‘동네 바보같은 형’이에요. 청년들도 정치하면서 직위가 생기면 거만해지기 마련인데, 전 의원은 국회의원임에도 그런 모습이 전혀 없어요. 정말 매력적고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돼요. 어떤 일을 해도 시키는 ‘보스’가 아닌, 앞서서 함께 하는 ‘리더’에요. 전 의원처럼 될 수는 없더라도, 저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따라가다 보면 괜찮은 정치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롤모델로 삼았죠.”

- 청년 정치인으로서 애로점과 제언 한마디 부탁합니다.

“청년 정치판을 보면 심하게 말하면 실패, 좋게 말하면 절반의 성공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능력이 모자라서 그런 것은 아니에요. 개별화, 파편화돼서 그래요. 모이지 못한 거죠. 왜 586선배들이 카르텔을 형성했고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 수 있었는가? 본인들끼리 뭉쳤기 때문에 가능한 거거든요. 연대와 유대감이 생성됐었던 거죠. 작금의 청년 정치는 파편화돼있어요.”

- 왜 그런다고 보나요.

“청년 정치인들에게 오만함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신념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 정치지만, 내 신념과 동질감을 가지고 공감대를 형성해 동료를 만들어야 되는 거예요. 그런 것에 대한 연습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청년 정치인들은 지금껏 연대체를 만든 적이 없었어요. 최근에 나온 그린벨트가 그런 사례죠.”

-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청년 정치가 공동체를 형성해야 합니다. 세상을 바꿀 힘이 생기거든요. 힘을 가진 세력이 돼야 한다는 말이죠. 연대체에 속해 있어야 자연스럽게 여러 담론을 접하고 새로운 신념과 융합시켜 무언가를 창조해낼 수 있거든요. 정당에서 청년들이 자립해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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