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취업자 수 20대 추월…50대 이하 절반 맞벌이 [일상스케치(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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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취업자 수 20대 추월…50대 이하 절반 맞벌이 [일상스케치(84)]
  • 정명화 자유기고가
  • 승인 2023.06.25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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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10명 중 6명 일해... 생활비 보탬 위해
맞벌이 가구 역대 최고, 4~50대 비중 제일 높아
1인 근로자 임금 200만 원~ 300만 원 35.3%로 비중 최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명화 자유기고가)

고령화, 노년층 취업 전선으로

전 성인 세대가 취업 전선에 몰리고 있을 정도로 현실이 녹녹치 않다. 특히 노후 준비가 안된 60대는 갈 길이 멀다. 고물가, 고령화와 맞물리며 60대 취업자 수가 20대 취업자 수를 넘어섰다.  고령화 추세가 가속하는데다 은퇴 이후에도 일하길 원하는 노년층이 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고령화 추세로 은퇴 이후 일하길 원하는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고령화 추세로 은퇴 이후 일하길 원하는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다 . ⓒ연합뉴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60대(60∼69세) 취업자 수는 446만 7천 명으로 20대(20∼29세) 취업자 수(383만 3천 명)보다 많았다. 60대 취업자 수는 5월 기준으로 2021년부터 3년째 20대 취업자 수를 웃돌고 있다.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60대 취업자 수는 359만 8천 명으로 20대 취업자 수(360만 2천 명)에 미치지 못했으나 2021년 391만 1천 명으로 20대(371만 2천 명)를 앞서기 시작했다. 이제 일하는 20대보다 일하는 60대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이는 고령화 등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른 결과다. 60대 인구는 2018년 570만 9천 명으로 20대(638만 2천 명)보다 적었지만, 2021년에는 688만 7천 명으로 20대(648만 1천 명)보다 많아지기 시작했다.

2018년부터 5년간 60대 인구가 177만 2천 명(31.0%) 늘어나는 동안, 20대 인구는 22만 7천 명(3.6%) 줄었다. 최근 베이비부머의 고령층 편입 등으로 60대 이상 인구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그러니 60대 취업자가 증가하고 20대 취업자는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60대, 생활비 보태려 일해

그렇다면 60대가 꼽은 근로 희망 사유는 뭘까. 가장 많은 이유는 2018년과 2022년 모두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였다. 저소득으로 생활에 찌든 노후를 보내기보다 궁여지책으로 악착같이 일을 하려는 것이다.

실제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가 맞물리며 지난달 60대의 고용률은 1년 전보다 1.0% 포인트 높아진 59.7%였다. 즉 60대에서 10명 중 6명꼴로 일한다는 뜻이다.

60대 취업자가 많아진 데는 인구구조 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지만, 일하려는 고령자가 많아진 점도 한몫한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고령층 부가 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근로를 희망한 60대는 2018년 5월 66.3%에서 2022년 5월 71.8%로 늘었다.

한 시민이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 시민이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쉬었음' 인구 증가

그러면 20대는 어떤가. 물론 지난달 20대 고용률도 62.3%로 1년 전보다 0.9% 포인트 높아졌다. 인구 구조의 변화 등으로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만 3천 명(1.6%) 줄었지만, 고용률은 상승한 것이다. 이런 점에 근거해 청년 고용 시장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이엔 반해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지난달 청년층 가운데 특별한 이유 없이 일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분류된 비경제활동 인구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만 명 늘었다. 지난 4월에도 3만 4천 명이 늘어났는데, 증가 폭이 커진 것이다.

20대가 구직을 하지 않았던 이유로는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17만 3천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절박한 60대와는 차별화된 20대의 인식과 가치관을 통해 요즘 일부 젊은이들의 의식구조를 가늠할 수 있다.

직장과 육아 사이 부부 맞벌이의 고충이 크다. ⓒ연합뉴스
직장과 육아 사이 부부 맞벌이의 고충이 크다. ⓒ연합뉴스

맞벌이 가구 역대 최고

그런가 하면, 50대 이하 부부의 절반 이상이 맞벌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로나19가 잦아들고 취업 시장이 회복하면서 맞벌이 가구와 1인 취업 가구 비중이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를 이뤘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의 2022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취업 현황을 20일 발표했다.

작년 하반기(10월) 기준 맞벌이 가구는 584만 6천 가구로 1년 전보다 2만 가구 증가했다. 전체 유배우자 가구(1천269만 1천 가구)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46.1%로 0.2% 포인트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현 기준으로 개편된 2015년 이후 역대 가장 높았다.

맞벌이 비중은 50대(55.2%)와 40대(55.2%)에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30대(54.2%)와 15∼29세(50.1%) 등이 뒤를 이었다.

결론적으로 15세∼59세 부부 절반 이상이 맞벌이를 하는 셈이다. 60세 이상 부부 중에는 31.1%가 맞벌이를 해 비중이 1년 전보다 0.5% 늘었다.

다만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구는 216만 8천 가구로 1년 전보다 7만 9천 가구 감소했다. 자녀 수별로 보면 1명(53.9%), 2명(53.3%), 3명 이상(49.5%) 순으로, 자녀가 많을수록 맞벌이 가구 비중이 낮았다.

1인 가구 취업 63% 사상 최대

한편, 작년 하반기 1인 가구는 722만 4천 가구로 1년 전보다 18만 4천 가구 늘었다. 이중 취업 가구는 455만 5천 가구로 20만 4천 가구 증가했다. 즉 1인 가구 중 취업 가구 비중은 1.3% p 상승한 63.1%였다.

이는 작년 하반기 고용 시장 호조에 1인 취업 가구 비중도 관련 통계가 현 기준으로 개편된 2015년 이후 역대 가장 컸다.

1인 가구 중 취업 가구 비중은 30대(88.0%), 40대(82.4%), 50대(73.3%), 15∼29세(66.6%), 60세 이상(37.8%) 순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해 30대(2.4% p), 15∼29세(2.1% p) 등 전 연령대에서 비중이 커졌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당시 코로나19가 막 지나고 회복 단계에 있었던 시기여서 취업이 활발했었고, 그런 이유로 1인 가구 취업과 맞벌이 가구도 크게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근로 인구가 증가한 대신에 급여는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1인 임금 근로자 가구의 임금 수준은 월평균 임금이 20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인 가구 비율이 35.3%로 가장 많았다. 300만∼400만 원(23.7%), 400만 원 이상(17.5%), 100만∼200만 원(12.9%) 등이 뒤를 이었다.

200만 원을 밑도는 경우가 전체 취업 가구의 23.6%를 차지했다. 300만~400만 원 미만(3.1% p), 400만 원 이상(3.3% p) 구간에서 전년대비 상승했지만 나머지 구간에서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월급이 100만 원 미만인 가구도 10.7%였다. 혼자 살아가는 임금근로자 10명 중 1명은 월급이 100만 원에 못 미치는 것이다. 이렇게 저소득 근로자가 많은 만큼 서민들의 팍팍한 생활 형편이 언제쯤 나아질지.

고용 시장의 호조세 등으로 맞벌이 부부 비중 등 취업자 수가 늘었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지만, 긍정적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고물가, 고금리 추이 속에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아 너도나도 생활전선에 뛰어든 경우가 적잖기 때문이다.

정명화는…

1958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해 경남 진주여자중학교,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 문과대 문헌정보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심리학 임상심리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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