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장, 구시대 유물인가 [일상스케치(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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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 구시대 유물인가 [일상스케치(88)]
  • 정명화 자유기고가
  • 승인 2023.07.3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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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직장인들…평생직장 보다 업무환경, 개인 중시
코로나로 인한 원격, 재택근무로 오피스 빅뱅 추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명화 자유기고가)

평생직장 시대가 저물어 가는지. 시대가 급속도로 변모하면서 고용 시장 형태의 흐름도 빠르다. 예전에는 평생직장이라고 해서 한 직장에 오래도록 근무하고 정년퇴직하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였다. 그런데 요즘에는 젊은 세대의 경우 이직률이 높다. 이런 추세가 세대가 아닌, 시대의 흐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젊은 세대의 이직률이 높다. 이런 추세가 세대가 아닌, 시대의 흐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연합뉴스
젊은 세대의 이직률이 높다. 이런 추세가 세대가 아닌, 시대의 흐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연합뉴스

오피스 빅뱅

2022년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20~40대들에게 이직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응답한 1,077명 중 811명(75%)은 이직을 준비 중이었고, 1년 이내 구체적인 이직 계획이 있는 직원도 689명(64%)에 이르렀다.

이에는 여러 요인이 있는데 우선 기성세대와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젊은 세대들이 기존의 업무 관행과 조직 문화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청년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갈등 때문인지 세대 차이 때문에 직장 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사회 초년생 청년들이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가 요즘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요즘 젊은 세대들은 단체로 생활하는 것보다 혼자 일하는 상황들이 많이 발생하다 보니 혼자 생활하고 일하는 것에 익숙한 것 같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단체 생활이 어려워지기도 하고 그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는 상황도 생긴 것이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장소에 상관없이 여기저기 이동하며 업무를 수행하므로 이런 오피스 빅뱅 현상은 해가 지날수록 많아지고 있다.

오피스 빅뱅은 직장 문화가 빅뱅 수준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승진보다는 업무환경을, 조직보다 개인을, 평생직장보다는 이직으로 경력과 연봉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게 된 청년들의 직장에 대한 생각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평생직장은 옛말···청년 5명 중 1명 1년 만에 이직

연령별로는 만 15~29세에서 20.9%가 이동해 이직률이 가장 높았다. ⓒ통계청
연령별로는 만 15~29세에서 20.9%가 이동해 이직률이 가장 높았다. ⓒ통계청

평생직장은 옛말로 연령별로는 만 15~29세에서 20.9%가 이동해 이직률이 가장 높았다. 재작년 청년 근로자 5명 중 1명은 일자리를 옮긴 것이다. 30대에서 15.9%, 60대 이상에서 14.7%로 뒤를 이었다. 2020년에 비해 전 연령대에서 이동률이 증가한 반면 같은 기업에서 그대로 일하는 근로자 비율은 50 대와 60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했다.

재작년 이동한 근로자 36.4%는 임금이 깎이더라도 다른 일자리로 이동했다. 60대 이상 이직자 중 임금을 깎고 이동한 경우가 44.6%로 전 연령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50대 40.7%, 40 대 36.9% 등 연령이 낮아질수록 임금을 깎으면서 일을 하는 근로자가 줄어들었다.

정년까지 일할 수 있을까…서울 40대 직장인 34%만 “그렇다”

한편, 40대 서울시민 10명 중 3명은 정년까지 현재 일자리(직장)를 오래 다닐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재직자가 체감하는 현재 일자리 전망. ⓒ서울시50플러스재단
40대 재직자가 체감하는 현재 일자리 전망.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경제활동 중에 있는 서울 거주 만 40∼49세 임금근로자와 비임금근로자 1189명을 대상으로 ‘현재 일자리 전망’을 조사한 결과, 403명(33.9%)은 정년까지 일하고 싶지만 오래 다닐 수 있다는 자신이 없다고 했다. 40대 직장인 10명 중 3명이 고용 불안을 겪고 있는 셈이다.

‘정년까지 일할 자신이 있다’는 응답은 402명(33.8%)으로 나타났다. ‘정년과 관계없이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다’는 응답은 69명(5.8%) 이었다. 둘이 합쳐도 채 40%가 되지 않는다.

현 직장에서 10년 이상 일할 것으로 기대하는 비율은 34.0%였다. 이어 5년 이상 10년 미만(28.1%), 2년 이상 5년 미만(22.7%), 1년 이상 2년 미만(10.3%), 1년 미만(4.9%) 순이었다.

고액 연봉이나 승진보다 ‘가늘고 길게…정년까지’

이처럼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나 '100세 시대'가 되면서 정년퇴직을 하나의 목표로 꿈꾸는 직장인들도 많다. 고액 연봉이나, 승진 등이 아닌 소위 '가늘고 길게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이다. 20~30대에 회사에 입사해 60세 정년에 퇴직하는 일종의 평생직장을 바라는 것이다.

40대 후반 직장인은 "평생직장 시대는 이제 없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사회가 너무 빠르게 바뀌지 않나. 준비를 잘하는 회사원은 오래 다니겠지만, 그렇지 못한 직장인은 자리 지키기가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의 생각 역시 비슷하다. "개인의 커리어 미래를 보고 이직을 결정했다"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멀리 봤을 때 좋은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적당한 정년퇴직 시기는 언제쯤일까, 지난해 7월 벼룩시장이 30대 이상 직장인 879명을 대상으로 정년퇴직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22.5%가 희망 은퇴 시기로 '60~64세'를 꼽았다. '나이와 관계없이 할 수 있는 한 계속 일하고 싶다'라는 응답이 17.3%로 가장 많았으며 ▲55~59세(15.0%) ▲65~69세(11.9%) ▲50~54세(11.0%)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 없이 완전히 은퇴할 수 있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예상하기 어렵다'라는 답변이 24.3%로 가장 많았다. 퇴직 후 근로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3.3%가 '계속 일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는 직장인들이 정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석환 HR전략 컨설팅 대표는 "(정년 보장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직무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다. 전문성이라는 것은 일단 첫 번째, 자기 직무에 대한 업적이나 지식, 경험 등 이런 부분들이 타인에 비해서 출중할 때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럴 때 기업은 그 사람을 필요로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명화는…

1958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해 경남 진주여자중학교,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 문과대 문헌정보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심리학 임상심리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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